신규원전 입찰 유찰로 개선 목소리 높아져/최저가낙찰제 국내 유일…종합 평가 필요

신고리, 신월성 원전의 입찰이 일부업체의 불참으로 모두 유찰되면서 원전의 저가입찰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 및 신월성 원전 1,2호기의 주설비공사에 대한 입찰을 18일 실시했으나 신고리 공사 입찰에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신월성 입찰에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불참해 유찰됐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이번 입찰은 올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 중 최대 규모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두산중공업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열띤 수주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2개 컨소시엄이 각각 불참해 ‘3개 사 이상’으로 규정한 입찰조건을 갖추지 못해 유찰됐다.

이에 따라 신고리 및 신월성 1, 2호기 재입찰은 빠르면 3주후 이뤄지게 됐으며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원전 입찰방식의 문제점은 반드시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01년부터 시행된 최저가낙찰제에 따라 발주자가 설계안을 제시하는 1,000억원 이상 공사는 무조건 최저가낙찰제를 실시해야 하며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이번에 원전이 최저가낙찰제로 발주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도의 기술력과 무결점의 안정성이 요구되는
원전공사를 가격만을 따지는 최저가낙찰제로 발주할 경우 비합리적인 가격경쟁이 일어나게 되며 이번 사태도 이러한 문제가 노출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원자력 산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세계에서 원전을 최저가낙찰제로 발주하는 것은 우리나라뿐이며 도로 등의 단순공사에 적용돼야 할 최저가낙찰제가 원전까지 적용된 것은 제도의 기계적인 적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경제성보다는 안정성이 우선시되는 원전 발주는 외국의 사례를 따라 가격과 기술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종합능력심사(Best Value)제를 적용해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유찰 사태와 관련해 한수원은 입찰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입찰의향서를 제출하고도 입찰에 불참한 업체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는 것에 대해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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