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혜택 마음껏 누리면서 폐기물 관리시설 외면은 안돼

한국수력원자력(주) 영광원자력본부 강권준 총무과장
"방폐장 적기건설 시급"


최근 미국의 대 이라크전쟁 임박설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부족, 전력수요 증가 등 총체적인 에너지난이 우려되고 있어 정부에서는 근본적인 에너지 수급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여기다 계속되는 경제성장과 국민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에너지 소비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이고 특히 필수에너지 이자 가장 편리한 에너지인 전기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생활이다.
에너지 위기시대 그나마 우리가 이 정도의 편리한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은 원자력에 종사하는 한사람으로서 원자력발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처럼 에너지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화력발전에 비해 발전원가가 저렴한 원자력발전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원자력발전은 현재 우리나라 전력생산량 중 40%를 담당하는 최대 전력 공급원이며 가동중인 원자력발전소가 18기로 시설용량 세계 6위, 원전 이용율 세계 1위 등 원전 강국이 됐다. 이렇듯 국가 주 에너지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해오면서도 현안사업인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은 여전히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후보부지로 영광, 고창, 울진, 영덕 등 4개 지역을 선정함으로써 1986년부터 17년째 공전을 거듭해온 이 문제가 다시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제 원자력의 혜택은 마음껏 누리면서 폐기물은 나몰라라 할 수는 없다.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은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시설이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 설비를 운영중인 세계 31개 국가중 부지조차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자력발전소가 없으면서도 관리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가 10여개 국임을 감안할 때 세계 6위의 원전 운영국인 우리나라가 관리시설이 없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자력시설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은 그동안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 시설에 보관해오고 있으나 2008년에는 저장능력이 포화상태가 된다. 원전의 정상적인 가동을 통한 장기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관리시설의 적기건설이 긴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의 운영경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다. 선진국의 성공사례 등을 모델로 삼아 국가적 현안 과제로서 심각성을 인식하여 우리 모두 중지를 모아 조속히 부지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2003.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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