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 정비수행 ‘발전설비 종합병원’

▲ 한국남부발전 신인천복합화력 GE 7FA+G/T Unit Roter가 한전KPS G/T정비기술센터에서 한창 정비 중이다.

재생정비·부품 수명평갇국산화 이끌어
숙련된 정비인력·최첨단 장비  등 보유

멀리 영종대교가 바라다 보이는 서인천 지역에 대한민국 발전설비의 종합병원 한전KPS(주)(사장 함윤상) G/T정비기술센터가 있다. 단순히 아픈 곳을 치료하고 완치하는 병원이 아닌 새 생명을 잉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는 곳이 바로 G/T정비기술센터(이하 G/T센터)다.

GT(가스터빈)센터라 명명돼 가스터빈만 정비하는 곳은 물론 절대 아니다. 저압용 원전을 제외한 모든 발전설비가 이곳에서 전력을 생산하면서 입은 각종 부상을 회복하고 새 생명을 얻어간다.

가스터빈의 경우 발전설비 중에서 가장 최첨단의 기술력을 요하는 최 상위 개념으로 이 설비를 정비할 수 있다면 모든 설비에 대한 정비 능력을 확인받을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제작사가 아닌 수요자가 직접 G/T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바로 이 한전KPS GT센터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현재 발전설비 제작사로서는 미쓰비스가 2곳, GE가 싱가포르에 1곳의 G/T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993년 9월 세계 최대 발전설비 제작사인 GE와 기술협력계약을 맺고 태동을 준비한 GT센터는 1995년 가스터빈 고온부품 재생 정비공장을 준공한데 이어 1998년 가스터빈 로터 공장을 준공함으로써 가스터빈 로터, 스팀터빈 로터는 물론 모든 회전체에 대한 재생정비서비스 체제를 완벽하게 갖췄다.

1968년 100만㎾였던 국내 전력설비 용량이 지난해 현재 약 65배 이상 성장했다. 정비의 개념뿐만 아니라 정비 기술력도 그만큼 고도화됐다.  그렇다면 국내 아니 세계 기술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한전KPS G/T센터의 속을 한번 들어다보자.

▶우선 G/T센터의 인력구성부터 한번 보자. 정비가 상당한 정밀도와 함께 숙련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첨단장비가 필요한 곳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전문가의 손이 중요하게 인식되는 분야다. 현재 G/T센터에는 석박사 5명, 기술사 3명, 기사 30명 등 약 70여명의 자체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G/T센터는 기술제휴사인 GE로부터 스트리핑, 용접, 코팅 각 분야별로 주요 작업공정절차(MPP)에 대한 자격인증과 용접사 개인별 자격인증을 취득해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비파괴검사, 품질검사 등도 사내 자격제도 규정에 따라 반드시 자격을 취득한 사람만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자격 체계를 갖추고 있다,

G/T센터에는 유능한 인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유한 장비의 면면을 살펴보면 입이 딱 벌어진다.

진공 및 전기 열처리로, 텅스텐 불활성 가스(TIG) 용접기 등 정밀용접장비, 대형 및 중형 밸런싱 기계, 발전설비 정비보증을 위한 비파괴검사 등 가스터빈 부품 재생정비를 위한 전문장비도 갖추고 있다. 또한 가스터빈 부품의 수명평가를 위한 주사전자현미경(SEM) 및 X-선 회절분석기 등의 재료실험 설비에 역설계를 위한 3차원 측정기를 갖춘 캐드실(CAD)도 운영하고 있다.

G/T센터는 각 부문별 공정에 대한 품질ㆍ환경 경영시스템을 운영하는 컴포넌트 숍과 가스터빈 부품을 정비하는 로터 숍이 있다.

컴포넌트 숍에는 버킷ㆍ연소기ㆍ트랜지션피스ㆍ노즐 등 발전용 가스터빈 부품들을 정비하는 곳으로 각 부품들은 모두 1300℃ 이상의 고온에서 운전되는 발전용 가스터빈 부품들이다. 첨두부하인 LNG발전소로 부품으로 잦은 기동과 정지로 인한 부품의 열피로·균열·부식·소손 등 다양한 형태의 손상이 발생하는 가스터빈 부품의 수명을 연장하고 운전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인 정비 및 수리재생을 하고 있다.

G/T센터가 보유한 장비는 적게는 몇 억에서 가장 비싼 장비는 LVPS(Low Vacuum Plasma Spray)코팅시스템으로 약 45억원이나 나간다.

▶어떤 업무들을 하나 = 우선 가스터빈 및 스팀터빈 부품 재생수리 및 제작이 가능하다. 발전회사들의 설비뿐만 아니라 대형 산업설비 부품도 재생수리나 정비가 가능하다. 대형 회전체(Roter)밸렌싱 및 기계가공과 역(Reverse)엔지니어링과 가스·스팀터빈 부품의 수명평가, 코팅 및 스트리핑, 용접·열처리, 재질분석·측정시험, 비파괴검사 등을 수행하고 있다.

가스터빈의 부품의 경우 초합금(Superally) 소재의 고가품으로 대부분 수입에 이존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G/T센터는 용접, 기계가공, 재질분석, Shot Peening, Coating, Balancing 등 광범위한 정비기술과 앞선 치공구개발로 한전 발전자화사, 포스코, 지역난방공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GE, WH, ABB모델의 가스터빈에 대한 전문적인 수리재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설비의 수명연장은 물론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하고 있다.

G/T센터는 1995년 준공이래 GE MS5001B, MS6001B 등의 기종은 물론 WH W501D5, W501F ABB GT24 부품의 재생수리기술 개발 및 부품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자체 기술개발로 상품화한 W501D5 Combustor Transition(트랜지션 피스), Combustor Basket(연소실), Swirl Plate 등 3품목에 대해 정부로부터 품질과 경쟁력을 인정받아 EM(Excellent machinary, Machanism & Materials) 및 NT(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특히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된 가스터빈 컴버스터 바스켓(W501D5)는 응력해석 및 진공특수 열철에 의해 초내열 합금의 소성가공기술로 피로파괴를 해결했다. Ni-base 초내열 합금의 냉간단조 가공시 발생하는 파손을 방지하는 금형으로 냉각공기 유입구 개선으로 성능향상 및 등가 운전시간을 개선시켰다.

W501D5는 가스터빈의 연료노즐로부터 분무된 연료를 압축공기와 혼합, 연소시킴으로써 생성도는 고온가스를 운동에너지로 변환시켜 터빈을 구동시키는 에너지발생장치다.
한전기공 G/T정비기술센터는 향후 GE, TSN 등의 해외협력사와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강화해 기술력과 정비능력 향상은 물론이며 지속적인 시설투자 및 품질혁신을 통해 초일류 정비기술의 메카로 상장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인터뷰-  G/T정비기술센터 최의신 소장

“정비기술 업그레이드 밑거름 될 터”
기술력 '타의 추종 불허'…예측정비로 수명연장

“이곳 정비기술센터는 발전설비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체에서 사용되는 설비의 재생 수리창입니다.”

한전기공 G/T정비기술센터 최의신 소장이 정비센터에 대해 단적으로 내린 정의다.

“발전설비 주요 부품들을 새로 교체하다보면 고가의 비용이 소요되며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이곳은 그러한 부품들을 재생하게 되면 시간도 절약하고 외국제품의 기술종속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가스터빈은 발전설비 중에서 최첨단 설비입니다. 항공기를 떠올리시면 될 것입니다. 항공기의 경우 안전성 확보 차원에서 라이프사이클이 다된 부품들은 전원 교체합니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가스터빈의 대부분이 GE 등 외산 제품이다보니 이곳 G/T센터에서는 각종 설비들의 재생뿐만 아니라 신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의신 소장의 명쾌한 해설이다. 국내에서 발전을 하고 있는 가스터빈 총 115기 중에 GE의 제품이 전체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G/T센터가 운영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시간과 외화를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정비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 기초개념에서부터 환경영향·설비보전까지를 정비라고 합니다. 정비의 개념도 70년대 고장정비시대에서 80년대 예방정비체제, 90년대부터 현재까지 계획정비로 그 개념도 진화했습니다. 2000년부터 시작된 정비의 개념은 이제 예측정비로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이곳 G/T센터 소장으로 부임한 최소장은 부임이후 각 발전소와 산업체를 돌며 G/T센터가 보유한 장비며 센터의 정비 기술 등을 홍보하고 다녔다고 한다. 이후 최첨단 장비를 보유한 G/T센터에 기계연구원 등에서 각종 분석을 요청하는 사례도 많다며 설명했다.
“예측정비를 한다고 해서 또 완전정비를 한다고 해서 설비가 고장이 안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사람이 언젠가는 죽는 것과 같습니다. 수명은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이를 연장하는 것입니다. 완전정비시대에도 고장 정비가 20%, 예방정비가 약 80% 가량의 개념이 포함됐다고 보면 됩니다.”

최소장은 “다른 곳과는 달리 2~3달가량 라인 대기할 시간이 필요없다”며 “G/T센터는 항상 준비가 돼 있다”고 입이 마르게 G/T센터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최소장이 이처럼 자신있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그 뒤에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이 뒤따라오기 때문이다.

“발전설비 정비를 하다보면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지만 부품 제작사가 없어진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G/T센터에서는 일부 부품에 대해서는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목동열병합발전소의 경우 스팀터빈 컨트롤 밸브가 고장났으나 제작사가 없어져 G/T센터에서 국산화를 추진, 이 부품을 대체하기도 했습니다.”

1971년 한전에 입사해 81년 한전기공으로 전직한 최의신 소장은 주로 공사부장과 복합화력사업소장을 역임하면서 누구보다도 현장에서 설비를 접할 시간이 많았다. 현장에서의 풍부한 경험 등이 인정받아 지난 1993년에는 전력산업발전 유공으로 상공부장관상을 2003년에는 석탑산업훈장 수훈의 영예를 얻기도 했다.

“G/T센터에서 수리할 수 있는 부품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몰라 해외로 수리를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향후 G/T센터는 한전의 발전설비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설비도 정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최소장은 퇴직하는 그날까지 정비센터를 알리고 국내 정비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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