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떼목장·월정사 전나무길이 유혹하네
도시서 맛보기 힘든 감상이 다른 빛깔로

2014년 동계 올림픽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강원도 평창. 해발 1000m 고지 위 초원. 180마리의 양떼들이 뛰노는 천국, 대관령 양떼목장은 아담한 크기에 양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여느 목장보다 유명하다.

도시에서 맛보기 힘든 감상이 시시각각 다른 빛깔로 몰려드는 대관령 양떼목장의 이국적인 풍경과 오대산 월정사의 늘 푸른 전나무숲길과 맑은 계류, 그리고 동화 속 풍경같은 봉평 허브나라농원에서 허브를 테마로 꾸며진 향긋한 정원과 흥정계곡을 감상할 수 있는 평창을 지난 주말 다녀왔다.

▲허브 향기의 취해볼까 = 봉평 허브나라 공원
메밀꽃으로 유명한 봉평에는 두 가지 유명한 곳이 있다. 매년 9월에 열리는 메밀축제에 가보면 봉평일대에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메밀꽃이 새 하얗게 뒤덮여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휘닉스파크 리조트와 허브나라 농원. 허브나라 농원은 골 깊고 물 맑기로 소문난 흥정천 깊이 자리잡고 있다. 오가는 길 내내 시원한 물소리가 따라다니고, 작은 오솔길 주변으로는 분위기 좋은 민박집들이 하나둘 들어서 있다. 허브나라에 들어서면 우선 향긋한 허브향이 코끝을 자극하고 차를 세우고 농원속의 산책길을 걸으면 눈과 코로 향기를 느끼게 된다.

지금은 한 겨울이라 온실 안에서 허브 향을 느낄 수 있다. 농원 안에 마련된 전시장에는 허브관련 상품들이 300여 가지. 구경도 하고 직접 살 수도 있다.

또 전시장 바로 옆에는 작은 카페가 마련돼 있고, 허브차와 간단한 한식까지 맛 볼 수 있다. 그리고 허브나라 농원 안에 통나무 민박집이 있는데 이곳에서 숙박을 하면 아침에 허브의 싱그러운 향기와 함께 눈을 뜰 수 있다. 허브 농원 입구에서 위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홍정천 상류, 조용한 강변에서 잠깐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둘만의 데이트 시간으로는 최상의 코스. 무척이나 맑은 물속에는 천연기념물인 산천어가 살고, 속삭이듯 흘러가는 물소리는 더 없이 듣기 좋다.

▲양들과 함께 즐기다 = 대관령 양떼목장
해발 1000m고지 위 초원. 양떼들이 뛰노는 천국. 이슬에 젖은 아침의 싱그러움, 산들바람이 일으키는 한낮의 푸른 물결, 저녁의 황금빛 나른함, 한밤 고지의 싸늘한 대기와 창백한 달빛 등등. 도시에서 맛보기 힘든 감상이 시시각각 다른 빛깔로 몰려든다. 6만여평의 이곳 대관령 양떼목장에는 180여마리의 양들이 있고, 새롭게 지어놓은 숙박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목장 입구 한쪽으로는 나무그늘 아래 조명시설을 갖춘 바비큐장도 있어 담백한 양고기를 즐길 수 있다.

‘목장길따라 함께 거닐면 고운님 함께 집에 오는데’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목장 한바퀴 산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40여분. 백두대간의 준령과 도암면 일대의 고원분지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목장 길을 따라 1시간 정도 돌다보면 높은 구름과 전나무, 푸른 목초지 등이 엮어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여실히 느낄 수 있으며, 목장 저상에 서면 멀리 능경봉과 발왕산 아래 횡계시내의 전경이 평화롭다.

지금같은 겨울철에는 눈덮인 양떼목장과 양 먹이 주기 체험 행사 등을 즐겨볼 수 있어 다른 계절과는 사뭇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전나무 산책 ‘상쾌함에 기분 업(Up)’= 오대산 국립공원 월정사와 전나무길.
한강의 발원지, 오대천의 맑고 물소리가 들려온다. 일주문에서 천왕문, 금강문을 따라 들어가면 나오는 1400년 고찰 월정사.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월정사는 뒤편 동대산 만월대에 떠오르는 달빛이 유난히 밝고 청명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산사의 고즈넉함을 엿보기전에 월정사는 60m의 아름다운 전나무숲길을 자랑한다. 아이의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연인들의 속삭임에 그 아름다움은 배가된다. 금강교를 좌측에 두고 천왕문으로 들어선다. 내 몸에 붙은 액귀를 제거해 준다기에 합장해 고마움을 대신한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은 평면이 팔각이고 구층으로 이뤄진 고려시대 석탑으로 팔작지붕의 화려함과 그 끝에 매달린 풍경이 은은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 팔각구층석탑을 행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공양을 드리는 모습을 한 석조보살좌상은 현재 그 자리에서 유물이 발굴돼 잠시 철거된 상태다. 적광전 뒤편으로 무량수전, 삼성각, 조사당, 진영당 등의 당우와 요사채를 둘러보고 나면 월정사를 찾는 손님들에게 시원한 감로수를 드리고자 만들어놓은 수각이 있으니, 오대산의 깨끗한 샘물로 목을 축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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