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 2003서 열띤 토론 이어져

세계의 석유·가스 생산국과 아시아 소비국의 협력을 주제로 하는 ‘태평양 에너지 협력회의(SPEC) 2003’가 지난달 12∼13일 토쿄에서 열렸다. 이라크 및 북한의 핵개발 위기가 염려되는 가운데 동북아시아의 에너지 안보를 향상시키기 위해 어떠한 지역 협력을 진행시켜야할 것인가에 대한 각국의 발표와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주목을 끌었던 것은 러시아가 북동 아시아의 에너지 수출 계획의 최신 동향이다. 올해 1월 고이즈미 총리의 러시아 방문으로 합의된 ‘일·러 행동 계획’에서도 양국의 기업이 진행하는 사할린이나 동시베리아의 석유·천연가스 개발이나 수송 인프라의 정비를 지원하는 것이 포함됐다. 기조 강연을 실시한 러시아 연방 에너지성의 코진 파이프라인 국장은 검토중인 동 시베리아의 안가르스크로부터 중국의 대경(大慶)(수송 능력 60만 배럴/일)과 태평양 연안의 나홋카(100만 배럴/일)의 각 석유 파이프라인 계획을 통합화하는 안을 제안했다. 그 실현에는 새로운 유전 개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지만 참가자의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재 개발중의 사할린 1, 2의 원유생산량이 가까운 장래에 일일 생산량이 30∼4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동 시베리아로부터의 공급이 더해지면 일본, 한국, 중국의 중동 의존을 억제해 유럽전용 보다 비교적 비싼 중동원유의 아시아 프리미엄의 시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한편, 구매자 시장화가 진행되는 아시아의 LNG 사업에 관해서는 공급 비용의 저감에 의해 타연료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거래면에서 유연성을 확대하는 것이 불가결하다는 점에 의견이 일치됐다. 이러한 구매자의 요구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우선 사할린의 천연가스를 LNG로서 개발·수입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일본측의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중장기적으로는 사할린이나 동시베리아로부터의 파이프라인·가스의 공급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국제 파이프라인에 대한 골조의 정비가 필요라는 지적이 이뤄졌다.

각 패널리스트가 강조한 것은 향후 20∼30년을 전망하면 동아시아에서는 에너지 수요의 대폭적인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환경 문제 등을 포함한 광의의 에너지 안보의 확보에는 지역 협력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일려졌다. 냉전 체제의 붕괴 후, 아시아에서도 정치, 경제, 안보분야에서 여러가지 형태의 지역 협력이 시작됐지만, 그 중에서도 ASEAN+3(한·일·중)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미 동시 테러 사건 직후의 2001년 11월에 개최된 제5회 정상회의에서는 석유 비축 등 에너지 안보 대책의 중요성이 확인돼 그 구체화를 향해 본격적인 대처가 시작됐다.

에너지 안보 대책의 수단으로서는 시장 기능을 기능한 한 활용해야 하지만 여전히 동북아시아에서는 국가의 역할이 매우 큰 상황이다.

현재의 이라크 위기 및 북한 위기의 행방에 따라 동아시아나 동북아시아 경제권의 장래, 또는 에너지·환경 분야에서의 지역 협력을 한층 진전시키는데 있어서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3. 3. 14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