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몰래 혼숙을 하던 10대 청소년 중 한 여학생이 배가 아파 병원을 찾아 왔는데, 놀랍게도 임신 6개월이었다고 한다. 본인은 그 때까지 그 사실도 모른 채 지냈다고 하니 얼마나 황당하고 가슴 아픈 일인가.

실제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매년 수도 없이 일어나고 있어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청소년들이 대담하고 겁도 없이 마구 행동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청소년들을 다스리고 바르게 인도해 나가야 할 가정과 학교가 제 구실을 못하고 서서히 붕괴돼 가고 있는 느낌을 준다는 점이다.

그러니 못된 성인들을 흉내 내는 각종 사건들이 기하급수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가정에서부터 ‘대화’가 단절됐기 때문이다. 엄마도 아빠도 즐겁게 뛰어 놀고 한창 먹어야 할 어린 자식들에게 눈만 뜨면 ‘공부해라 공부해라’만 하고 있으니 그 아이들이 어떻게 되겠는가. 너무나 지겨워 엉뚱한 길로 빠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니 초등학생들도 대부분 컴퓨터와 이야기를 하고 핸드폰과 대화를 나눈다. 이러고도 탈선 안 하기를 바란다면 오히려 그것이 문제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유독 우리나라가 더 심한 것 같다.

사실 부모들도 할 말은 많다. 그러나 자식들이 공부를 잘해 유명 대학에 들어가면 뭣하겠는가. 그들의 머리 속엔 이기심만 꽉 차 있고 부모는 뒷전인데 말이다.
결국 개인주의가 농후해지면서 사회도 몰락하게 되는 위험에 처할 것이다. 젊은이들의 이혼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원인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하겠다.

‘성생활’ 또한 마찬가지이다. 너나없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남자이건 여자이건 소박 맞는 것이다. 그러니 결혼 1년 만에도 헤어지고 한 달 만에도 헤어지며 심지어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직후 이혼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이런 잘못된 행태를 고칠 수 있는 묘약은 없을까?

사실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바로 ‘대화’라고 할 수 있는데… 부모가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자식과 함께 갖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오직 이것만이 자식들의 ‘인성’을 바르게 하고 ‘이기심’을 줄이는 특효약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대화’가 어색하다면 밥 먹는 시간, TV보는 시간만이라도 조금씩 오래 끌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식이 중·고생이라면 함께 목욕탕에 자주 가서 서로의 등을 밀어 주면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식과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나 적어 이들의 세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흠이고 불행인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진정 용기를 내 노력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자식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 생각된다. 건전한 사회를 위해서라도 또한 그렇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