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렛 하나 들고는 어필 못해
현장 돌며 요구사항 파악할 것

“참 쉽지 않네요. 보통 협·단체의 경우 회비나 받아주고 결제 몇 건 해주면 다 되는데, 전기산업진흥회에서의 업무는 한 마디로 ‘타이트’하게 돌아갑니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 고학근 상근부회장이 취임한지 한 달여가 흘렀다. 그동안 고 부회장은 진흥회 업무를 파악하고 처리하느라, 그리고 회원사들의 애로사항 및 정부 측의 입장을 들어보느라 하루하루 바쁘게 보냈다고 한다.

20여년 넘게 공직생활을 했고 관련 협회에서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그이지만, 진흥회 업무가 그리 녹녹치만은 않다는 것이 한 달간 근무한 후 나온 고 부회장의 소감이다.

“하루 종일 직원들이 들고 오는 사안들을 결제하고, 각종 회의·행사에 참석하고, 시간 되면 업체를 직접 방문하고, 한 마디로 쉴 틈이 없습니다.”

그만큼 진흥회가 많은 업무를 처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고 부회장은 진흥회 직원들 모두 ‘일당백’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며, 더 이상 자신이 요구할 것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직원들에게 다른 일을 지시하는 것이 염치가 없을 정도입니다. 이에 부회장으로서 직원들이 각자 스스로 하는 분위기만 조성해 주려 합니다. 축구, 등산 등 각종 동호회에도 나가서 격려도 해주고, 응원도 해주고….”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내부적인 일이고, 진흥회 및 중전기기산업의 발전을 위해 하나라도 더 보탬이 되고자 자기가 맡은 일만큼은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행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회원사가 요구하는 것이 뭔지 들어보고, 정부에 쫓아가 요구도 하고, 정부의 입장도 수렴하는 등 궂은일도 마다않고 하겠습니다. 그러라고 이 자리에 제가 앉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무엇보다 고 부회장은 회원사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현재 193개 회원사를 모두 직접 방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고 부회장은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허범도 의원의 예를 들었다.

“허 의원의 경우 중소기업청에 입사하면서 1000개의 중소기업을 다니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거의 다 돌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때 다니면서 파악한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근무할 때 많은 부분을 반영했다고 합니다. 현장의 애로사항은 현장에 가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파악한 것을 정부나 한전 등 관련 기관에 적극적으로 타진해 관련 기업들의 권익이 좀더 향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 관련 업무를 많이 수행하고 있는데, 정부 측이 요구하는 사항도 적극적으로 파악해 전기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하나라도 더 수주하기 우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글로벌시대에 맞게 회원사들이 해외로 나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 합니다. 해외전진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이 대표적인데, 중전기기 등 부피가 큰 제품들의 경우 모두 들고 나가 마케팅을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팜플렛 하나 갖고 가면 상담시 어필도 되지 않습니다.”

이에 고 부회장은 중전기기를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전진기지가 필수적이라며, 구축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OTRA, 현지 대사관 등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는지를 파악, 업체들이 해외에 나갈 때 어려움을 덜 느끼게 하고, 해외 바이어와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들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관련, 고 부회장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두가 경쟁 관계입니다. 관건은 대기업이 얼마나 중소기업에게 양보를 해 주느냐 인데, 말처럼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무한경쟁 시대에 자신의 밥그릇을 그냥 내놓으라는 것도 무리고요.”

그러나 고 부회장은 분명 현장을 다니다보면 가능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서로 요구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진흥회에서 중재하는 역할은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