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곳곳에 만화방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젊은이들이나 대학생들의 휴식처가 된 적이 있었다.

아마 만화의 시리즈물도 이 때부터 활기를 찾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런 것들은 모두가 일본에서부터 건너온 유행물들이다. 그러나 지금 일본은 우리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이들 일본의 ‘만가(만화)방’은 이제 양지에 있지 않고 지하나 4-5층의 ‘음지(?)’로 이동 장사를 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대부분 1층이나 2층의 양지에서 그래도 건전하게 장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의 만가방은 주로 ‘성인 만화’나 ‘성인 잡지’ 또는 포르노 잡지 등을 빌려주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청소년(18세 미만)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고 또 하나 하나 칸막이 방에서 남의 구애를 받지 않고 편안하게 만화를 보면서 자신을 즐길 수가 있다.
 
또 빌리는 방법도 차이가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대부분 권당 가격으로 빌려주고 있지만, 일본은 시간제이다.

즉, 한 시간에 290엔(한화 약 2400원)~350엔(한화 2800원)을 받고 만화는 무엇이던지 마음대로 골라 볼 수 있게 하였다.

물론 여기에 비치된 잡지나 만화는 거의 대부분이 야한 성인용이고 최신 포르노 잡지 등도 다 비치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젊은 층보다도 여성이나 중년층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어찌 보면, 여성들이 출입하기는 좀 쑥스럽고 부끄러운 곳일 수도 있는데, 한국과는 진정 판이하게 다른 것 같다.

실제 일부 만화는 남녀의 거대한 ‘성기’뿐만이 아니라 불륜의 ‘성교장면’ 또는 금단의 ‘성희’까지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펼쳐만 봐도 얼굴이 뜨거울 정도이다.

종업원의 말을 빌리면, 여기를 찾는 손님 중 50%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오고 50%는 ‘성인 만화’에 중독이 돼 온다고 한다.

사실 우리 같은 한국 사람들은 30여 년 전 일본을 방문할 당시, ‘성인 용품점이나 포르노 영화관을 찾아다니면서 야릇한 감정에 사로잡혔었는데, 이제는 이런 포르노나 성인용품점들은 거의 찾기가 힘들 정도이고 오히려 ‘만가방’들이 성업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만큼 이들은 성인잡지나 성인 만화가 불법이 아니고 또 다량으로 제작되고 이어 만화방이 가능한 것이다.

아마 우리나라는 10여년 후나 가능하게 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런 만화들이 야하다고 다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너무 야해도 정도를 걷는 ‘성교’나 부부, 애인끼리의 신나는 사랑놀이라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하나 같이 미성년자나 노인들, 또는 유부녀나 유부남과의 그릇된 ‘성희’나 ‘불륜’이고 또 포르노보다도 더 지나칠 정도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과연 이를 보는 일본의 청소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도 전염되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다. 유행은 한 순간에 무섭게 번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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