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 한전 황종영 송변전계획처장

계통계획 분야 일인자…‘2008년 청훈상’ 수상 영예
송변전설비 마스터플랜 수립·해외사업 이끈 주인공

한전에는 ‘청훈상’이라는 상이 있다. 한전 경영관리자(1직급) 중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청렴결백한 이에게 수여되는 그야말로 한전人이라면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최고의 영예로운 상이다. 지난 2008년도 청훈상은 국내 전력계통계획의 일인자라고 평가 받는 황종영 송변전계획처장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황 처장이 단순히 계통계획 업무만 잘 해서 받는 것은 절대 아니다. 청훈상은 변화·혁신 부문, 고객서비스 부문, 창의·기술부문, 청렴·사회공헌부문, World Best 부문 등의 평가요소와 경영실적, 청렴도, 인품, 리더십 등을 종합평가해 수여된다. 즉 모든 면에서 타의 모범이 돼야 비로소 자격 요건을 갖추기에 청훈상의 주인공은 더욱 빛이 나는 것이다.

“저보다 더 훌륭한 한전人들이 많은데, 이번에 이렇게 청훈상을 받게 돼서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전 황종영 송변전계획처장은 그동안 맡은 업무에 충실히 해 왔을 뿐인데 이번에 운이 좋아 수상하게 된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그러나 황 처장이 그동안 쌓아온 경력과 업적을 보면 수상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1971년 한전에 입사한 황 처장은 1978년 직원일 때 계통계획업무를 담당한 이래, 계통계획실 계통계획팀장, 남북협력처장, 계통계획처장, 송변전계획처장 등 30여 년간 한 분야만 섭렵해 온 소위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특히 황 처장은 345kV 환상망 구축 및 대도시 전력공급계획, 765kV 격상 사업의 계획으로 현재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나라 송전망 구축의 근간을 만든 인물이다.

“765kV 격상 사업과 345kV 송변전설비 초고압 계획 수립 등에 이어 1992년 송변전설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던 것이 가장 큰 기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남북협력처장 재직시 개성공단 전력공급 사업을 총괄 지휘해 성공적으로 개성지사 개소 및 154kV 평화변전소를 건설,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었다는 점도 저에게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황 처장은 송변전 분야의 해외사업을 활성화하는데도 큰 역할을 담당했다. 송변전 분야의 경우 발전 분야에 비해 해외사업이 활발하지 못했는데, 황 처장이 서아프리카, 리비아, 파키스탄, 캄보디아, 미얀마 등 해외사업지역을 다변화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해 지금은 한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시켰다.

“아직 송변전 분야 해외사업의 경우 엔지니어링·컨설팅 부분이 주를 이루는데, 사실 큰 돈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향후 EPC로 발전돼 국내 중전기기 및 건설업체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되면 그 효과는 엄청날 것입니다. 즉 지금은 EPC로 넘어갈 수 있도록 교두보를 쌓고 있는 것입니다.”

황 처장은 해외사업을 추진 중인 국가와 친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그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황 처장은 아직은 어렵지만 향후 765kV의 미국 진출까지 이뤄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육지~제주간 연계를 위한 제1차 HVDC 사업을 계획 추진해 공급신뢰도와 경제성의 조화를 통해 한전의 경영에도 크게 이바지했다. 물론 이번 제2차 HVDC 사업 추진도 그가 주도했다. 이 뿐만 아니라 황 처장은 전문기술인력 양성 추진계획 수립, 송변전분야 IT 시스템 고도화, 송변전 시설부지 권원 확보 등을 추진해 국내 전력사업의 기반을 구축한 인물이다.

이러한 황 처장의 노력이 맞물려 국내 전력계통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다. 감히 미국이나 유럽 지역은 비교 대상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 황 처장의 지적이다.

“우리나라 전력계통은 매우 튼튼한 편입니다. 국토가 작아 조밀하면서도 콤팩트 합니다. 그런데 이 경우 고장전류가 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고장전류를 억제하기 위한 신기술·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하는 등 단점을 보강할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는 황 처장이 지금 후배들에게 제시하는 숙제인 셈이다. 여기에 전력수요 증가세가 멈칫하면서 향후 계통계획·운영 분야에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기술개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역시 자기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 황 처장의 지적이다.

특히 황 처장은 여기서 ‘구획장연(究劃將然)’이라는 단어를 제시했다. 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문구이기도 한데, ‘연구하고 계획하는 것이 장차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계통계획은 먼 훗날 10년, 20년이 지나서 보더라도 그 계획이 잘 됐다라고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계통계획은 사업의 가장 처음단계로 처음이 잘 못되면 향후 투자손실, 에너지손실, 시간손실 등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만큼 미래를 예측하는 장기적인 감각과 치밀한 검증 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 황 처장의 지론이다. 

또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는 해외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 부분 역시 후배들이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분야라고 황 처장은 덧붙였다.

“지금은 모두 어려운 입장에 있습니다. 변화와 혁신으로 가야 하는 것이 한전뿐만 아니라 국가적 소명이며, 시대의 흐름입니다. 변화와 혁신은 뒤에서 쫓아가면 쫓아갈 수 없습니다. 항상 그 위에 서 있어야 합니다. 저도 그렇지만, 한전인 모두 그 위에 서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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