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委, 모든 공공요금 대상 제도개선 추진

“경기가 좋지 않아 운영하고 있는 숙박업소의 전기요금이 3개월 연체돼 한전에서 전기가 끊길 수 있다는 독촉장을 받았으니, 현금 융통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측면에서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

최근 이러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산업용 전기요금과 각종 공공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추진되고 있는 것.

국민권익위원회는 경제불황에 따른 서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공공요금과 각종 정부 수수료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게 해 국민의 불편을 줄이고 선택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3월부터 4개월간 실시한 제안공모 결과에 의하면, 현금 융통이 어려운 영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산업용 전기요금이나 도시가스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을 신용카드로 내는 것이 허용되지 않아 상당한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가정용 전기요금과 지역의료보험료는 신용카드 납부가 가능하지만, 이외에 도시가스, 국민연금, 상·하수도료, 전화료, 직장의료보험료 등 대부분의 공공요금은 신용카드 납부가 불가능하다.

공공기관이 이러한 민원성 요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신용카드 납부를 꺼린 것은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제19조제3항)에서 신용카드가맹점이 카드수수료를 신용카드 회원에게 부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기인한다.

그동안 한전, 도시가스, 국민연금관리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들은 신용카드 납부 허용시 발생하는 수수료가 결국에는 공공요금 인상요인이 된다며 신용카드 납부를 제한해 왔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 측은 “이는 현재 많은 지자체가 국민 요구에 따라 지방세를 신용카드로 받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설득력이 떨어지는 주장”이라며 “또한 수수료 부담에도 불구하고 납부 편의와 상대적 이익을 위해 신용카드로 납부하기를 원하는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전의 경우 2000년부터 개별 카드사와 협약을 통해 주택용 전기요금을, 2005년부터는 심야전력(갑)요금(3kW 이하)을 신용카드로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산업용 전기요금에는 아직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현행 국세와 지방세의 신용카드 납부 허용방식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고, 여신전문금융업법과의 상충문제를 검토한 후 폭넓은 의견수렴을 토대로 공공기관과 국민 모두에게 최대한 부담이 적은 방향으로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상반기에 금융위원회 등에 권고하기로 했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신용카드로도 공공요금을 낼 수 있게 되면 납부상 편의는 물론 경제위기 상황에서 일시적 현금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영세 사업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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