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아레바 농축 공장 지분 확보
하반기 완공…비상시 국내 우선 공급
원전 수출시 경쟁서 유리한 입지 확보

한수원이 최근 전세계 농축 우라늄 소요량의 15%를 생산하게 될 GB-Ⅱ 공장 지분의 일부를 인수키로 함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는 비상시에도 안정적으로 농축 우라늄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종신)은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적 원자력회사인 아레바(AREVA)사와 우라늄 농축공장 지분참여 계약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한수원은 아레바사가 트리카스탱 지역에 건설 중인 GB-Ⅱ 농축공장의 지분 2.5%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는 이번 계약을 통해 원전연료 제조상 가장 핵심적인 분야에 진출함으로써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농축우라늄을 확보는 물론, 원전 수출시 원전연료 공급까지도 희망하는 원전 도입국들의 요구사항도 맞출 수 있는 유리한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이에 한수원 김종신 사장으로부터 이번 계약의 의미, 기대효과 및 향후 추진일정을 들어봤다.


▲ 한수원 김종신 사장.

“원전 20기를 운영하는 국가 중 농축시설 미보유국은 우리나라 뿐일 것입니다. 원전기술 국산화에 20년 이상 걸린 것을 감안하면 향후 원전 용량 증가에 대비해 연료주기사업(농축)의 기술자립이 필요했던 시기에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한수원 김종신 사장은 연료주기사업의 기술자립이 필요한 시점에서 아레바와의 협력은 적절한 시기에 이뤄낸 쾌거라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해외 의존적인 국내 원전연료 시장에 활기를 불어 일으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원전연료 시장은 농축된 우라늄을 도입해 한전원자력연료에서 성형가공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자체적인 농축공장 보유가 불가능한 우리나라는 우라늄 정광에서 변환, 농축 등 대부분의 과정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으며 러시아, 영국, 미국 등으로부터 연간 400톤의 농축 우라늄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번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한수원은 비록 농축설비를 전적으로 소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해외 농축설비를 부분적으로나마 소유할 수 있게 됐다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이번 계약으로 전세계 농축 우라늄 소요량의 15%를 생산하게 될 GB-Ⅱ 공장으로부터 농축 우라늄을 우선 공급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원전 수출시 원전연료 공급까지도 희망하는 원전 도입국들의 요구사항도 맞출 수 있는 유리한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입니다.”

아울러 김 사장은 아레바와의 이번 협력으로 원자력분야의 기술·인력교류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는 물론 브랜드인지도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레바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이 검토한 결과 오는 2014년부터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현재 농축시장 전망으로 볼 때 그 시기는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 사장은 현재 우라늄 농축 현물가격이 2007년 말 SWU(농축서비스 단위)당 143달러에서 현재는 165달러 선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장가격 예측 전문기관인 UxC사는 2012년까지 16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후 2014년까지는 15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향후 농축 우라늄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또 기존 기체확산 농축시설의 단계적 폐쇄 및 신규 농축시설의 순차적 건설 등으로 단기적인 수급 불안 요인은 상존하나 오는 2015년을 기점으로 공급확대에 따른 수급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수원 김종신 사장(오른쪽)과 아레바 앤 로베르종 회장이 우라늄 농축공장 지분참여 계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이번 계약으로 한수원은 올 하반기부터 GB-Ⅱ 우라늄 농축 공장으로부터 안정적으로 농축 우라늄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물론 막대한 규모의 원전 건설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라늄 농축 공장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다소 무리가 아니냐는 업계의 우려 섞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김 사장은 비록 현재 어려움이 있다 할지라도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연료 확보를 위해 자원개발과 투자는 반드시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외환위기 겪으며 우리나라는 보유하고 있던 광산 및 유전 등을 헐값으로 매각해 막대한 손실을 봤던 적이 있습니다. 즉 원전 사업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시각보다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김 사장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신규 원전건설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원전연료 수요 증가는 필수불가결한 결과이며, 이에 따라 농축공장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또한 이사회 참여를 통해 원가정보 등 고급정보를 확보하면 경제적인 연료구매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아레바와 제3국 공동 진출 등 해외사업 협력범위를 확대할 경우 원자력 시장에서의 국제 위상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사장은 지금 조금 힘들지라도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향후에도 연료 확보를 위해 자원개발 및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에 신규 농축 우라늄 공장들이 건설되고 있는데, 공식적인 제의는 아니지만 참여 의사를 비공식적으로 문의해 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한수원은 리스크 분산 및 공급 다원화 등을 고려해 투자 다당성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김 사장은 물론 원전연료 사업 확대에 있어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위해 국내외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국제관례상 상세한 투자금액 등 세부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지분 투자 금액이 적은 돈은 아닙니다. 이에 국내외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며, 차기 이사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김 사장은 농축 우라늄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원자력발전 비중을 현재 37%에서 59%로 확대하는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 프랑스 아레바가 트리카스탱 지역에 짓고 있는 원심분리방식의 GB-Ⅱ 우라늄 농축공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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