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책은 자긍심·안정된 경제생활 보장부터
전기공학 IT·정보과학기술 산업화시대 핵심

 “직업선택은 시대정신과 사회적 환경 등이 맞물린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이 전공·직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취직 잘되는 곳, 정년이 보장되는 곳, 임금이 높은 곳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술이 우대되는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이공계열에 대한 기피현상이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의외로 명료합니다. 과학기술자들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높이고 안정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17대에 이어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있는 강기정 의원(민주당)이 주장하는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해결책이다. 하지만 간단·명료한 해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공계 기피현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기정 의원은 전남 고흥출신으로 전남대 전기공학과를 나왔다. 강 의원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인 제도 등의 미비로 인해 관련 전공 분야를 포기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이 있을지 앞으로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며 국회 차원에서도 논의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는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등 전력산업 관련 분야가 중심축인 만큼 이 분야에 대한 미래 또한 밝다고 전망했다.
꿈이 있고 머리가 좋은 인재들이 이공계를 전공해 전력산업과 같이 국가 기간산업에 뛰어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정부가 적극적인 유인책을 펼쳐야 한다는 게 강기정 의원의 주장이다.

전기공학과를 포함한 이공계 기피 현상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전국 국공립학생 자퇴생 증가, 고급두뇌 해외 유출, 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 의대 진학 등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한 뉴스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실제 전국 국공립대 이공계 이탈현황 자료에 의하면 2007년부터 2009년 9월 현재까지 전국 27곳의 국공립대 이공계 학생 1만9695명이 자퇴하거나 非이공계로 전학했습니다. 특히, 같은 기간 국공립대의 전체 자퇴생 2만7492명 중 61.5%인 1만 6899명이 이공계로 드러났는데 이공계 기피현상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간, 우리 경제발전은 과학기술의 발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공계 기피현상은 과학기술의 위기, 우리 경제의 잠재적 위기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원인은 공부할 것은 많은 데에 비해 이공계에 대한 대우 부족과 사회적으로도 별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자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즉 사회적으로 대접도 받지 못하고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편견이 기피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과학기술부는 교육과학기술부로,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로 흡수 또는 폐지되는 등 과학기술인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되어 이러한 위기를 심화시키기고 있습니다.

사실 청소년들의 직업관을 보면, 화려하고, 편한 직업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합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우려도 많은데요,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 우려보다는 그들의 생각을 헤아리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공무원이나 공사 등이 최고 선호직업이지만 향후 전망없는 직업도 1위로 나타나 몸 따로 마음 따로 직장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청소년들에게 꿈이 뭐냐고 종종 묻곤 합니다. 또 어느 직업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도 덧붙이곤 합니다. 한결같은 대답은 선생님, 의사, 법조인, 공무원, 금융권 등 이 5가지 직업군으로 압축되더군요. 기초물리학, 기초 과학 등을 전공해 노벨물리학상을 받겠다는 답변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한 청년들의 마음을 우리는 헤아릴 필요가 있는데, 고용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공사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직업선택은 시대정신과 사회적 환경에 맞물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청소년들은 취업이 잘되는 곳, 정년이 보장되는 곳, 급여가 높은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전기공학을 비롯해 이공계를 멀리하게 되는 것이지요.

꿈이 있고 머리가 좋은 인재들이 이공계를 전공해 전력산업과 같이 국가 기간산업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정부가 적극적인 유인책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인 인식도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바꿔야 하며 사회적 보장도 일회성이 아닌 대접받고 존중받는 기술자로 남을 수 있도록 배경을 바꿔야 합니다.

기피 현상 해소 대책은 무엇입니까?

- 이공계 기피현상을 치유하기 위한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명료합니다. 과학기술자들이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높이고 안정된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정부는 과학인들이 기술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예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폐지된 과학기술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고용유연화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간다는 인식으로 고용을 좀 더 안정화하여 전념할 수 있는 일자리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청년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기술과 창의력이 절대적 파워가 되고 있는 세상임을 인지하고 자신의 장래를 걸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하도록 국회에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정부는 이공계 학과 대학생들에 대한 장학금지원은 지난해 989억원에서 올해 1031억원으로 조금 늘었으며, 올해 신진연구자에 대한 기초연구 지원비는 400억원 가량입니다.

하지만, 이공계 학생들은 피부에 와 닿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박사학위 취득자 중 귀국자의 경우 2003년 904명에서 2005년 743명, 2007년 727명, 2008년 624명으로 5년 새 31%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귀국하지 않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정부에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까지 만들어가며 노력을 했지만, 이 정부 들어서는 시대를 역행하여 이공계 기피를 더 촉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에 대한 조직 재설치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기공학과 출신으로서 전기공학이 갖는 매력, 또는 장래성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전기공학은 미래에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주요 산업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습니다.
첨단산업이 발달하지 않았을 당시에는 전기공학이 기초산업으로써 의미가 있었지만, 현재는 우리 사회의 신성장산업으로 급격히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태양열 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휴대폰 및 노트북의 전력(배터리) 모두가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기공학이 갖는 매력은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과 우리산업의 미래학문이라는데 있으며, 그 장래 또한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등 전기공학과 관련된 분야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축입니다. 이 분야들도 전기공학을 기반으로 해서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녹색성장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것입니다. 이는 이공계 출신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반증인 셈입니다.

이처럼 전기공학은 어렵고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학문이 아니라 희망적인 분야며 청소년들이 뛰어들어서 충분히 밝고 장래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학문인 것입니다. 이에 청소년들은 전기공학이 희망적인 분야라는 포부를 갖고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내 전력산업에 대한 장래성을 점쳐주신다면.
- 전력산업은 한 나라의 기간산업 중의 기간산업이며, 국가 경쟁력의 기초가 되고 국민생활의 기본이 되는 핵심산업입니다.

최근 국회에서는 발전사 분할의 근거법인 ‘전력산업구조개편 촉진에 관한 법률’이 올해 말로 효력이 종료됨에 따라 민주당은 한전 및 6개 발전자회사의 통합에 관한 필요성을 주장하고 현재 여야 의원들이 대부분 공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전력산업이 한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최근 스마트그리드로 대표되는 전력망 현대화 사업이 한창 진행중에 있으며, 기존 에너지의 고갈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방안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먼저 전력망 첨단화 사업을 진행해 와 세계에서 가장 지능화된 전력망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전력산업의 장래성은 여느 산업 못지않게 밝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중에도 전기공학과를 포함한 이공계 출신은 손에 꼽을 만한 정도입니다. 이는 다양한 견해를 반영해야 할 국회에 있어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할 부분이라고 보는데.

 - 현재 중국과 일본의 최고지도자 모두 이공계로 출신입니다. 후진타오 주석은 칭화대 수리공학과,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도쿄대 공대·대학원 수리공학 전공자입니다. 중국의 경우 북경대와 칭화대에서 이공계열 출신간의 경쟁구도가 뚜렷합니다. 하토야마 일본 총리는 ‘정치의 과학화’를 내세우면 이공계 경험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이공계 출신 지도자로 마땅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습니다.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공계 위기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우수학생 이공계 진학 기피, 이공계출신 인재 타분야 진출, 이공계 출신에 대한 낮은 대우 등의 사회적인 부조리를 근원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해결을 위한 관련법률 제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대학우수 교수에 대한 파격적 지원과 현대적 연구 인프라 구축, 이공계 우수 대학생 장학금 확대, 우수 석박사과정생을 위해 연구소 확대, 학비·생활비 지원, 고용보장, 두뇌유출방지를 위한 인재 지원 정책 개발과 아울러 고위공무원의 이공계 기술적 비율 높이는 정책이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17대 국회에서는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8대 국회가 출범하고 나서는 모임 자체가 그다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이공계 출신 국회의원들과의 모임을 최대한 자주 가지면서 이공계 현안들에 대해 논의토록 할 것입니다. 정부에서 일관성 있게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며 국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바로잡아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까지의 사회분위기가 안정성, 정년보장, 고임금을 추구하고는 있지만 이 모든 것은 과거 전력, 에너지 등의 기간산업이 충분히 뒷받침됐기 때문에 사회가 고도화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비단 정치 지도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과거 화석시대에서 농업시대로 현재의 IT 정보 과학기술 산업화시대로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시한 이공계의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녹색성장을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공계가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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