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에 홍보전략 전수…수출 지원
차세대 교육 사업 확대…이해 제고 앞장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국가 발전을 위해 원전 건설은 필요하지만 안전성은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실시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민들의 83.7%는 원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61.1%는 원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는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이처럼 혁신적인 변화가 가능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물론 안전한 설계와 건설, 운영,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원전의 존재를 느낄 수 없도록 발전한 기술이 한몫한 것은 사실이다. 아울러 원자력이 국민들의 신뢰와 애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꾸준히 홍보하고 이해시켜온 국내 유일의 원자력홍보 전담기관이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원자력문화재단이 올해에는 원자력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이해교육 확대는 물론, 원전수출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도 전개함으로써 원자력 홍보의 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본지에서는 원자력문화재단 이재환 이사장을 만나 원자력홍보사업의 필요성과 향후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재환 이사장
“원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닙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원자력은 고유가와 기후변화의 대안이자 저탄소 녹색성장을 뒷받침하는 친환경 핵심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재환 이사장은 원자력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 특히 차세대 교육 사업 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의 필요성이나 안전성에 대한 국민 의식은 날로 향상되고 있는데, 18세 이하 차세대의 경우 68% 이상이 원자력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원자력에 대한 차세대들의 이해가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에 원자력문화재단은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차세대 교육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방침입니다.”

특히 지난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끌어갈 미래인재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실시했던 ‘원자력탐구올림피아드’를 서울권에서 전국권으로 확대, 전국의 초등학생들이 생활속 원자력 이용에 대해 탐구하고 소양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이 이사장은 설명했다.
또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원자력관련시설을 둘러보고 학습·체험함으로써 스스로 습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지식의 보고여야할 대학에서조차 원자력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실정입니다. 전국에 원자력공학과가 6개뿐이라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2~3년 후 원전 전문 인력이 3000명 가까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지금부터라고 원자력에 대해 논의하고 연구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전문 인력을 양성해 나서야 합니다.”

이에 원자력문화재단은 대학교를 대상으로 원자력에 대해 탐구하고 학습·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에너지카라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에너지카라반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에너지를 연구하고 토론하는 동아리를 각 대학과 협의해 결성, 지원함으로써 대학생들 스스로가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이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7개 대학 내에 원자력 동아리가 조성돼 있으며, 찬반토론회 등을 실시함으로써 대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올해 안에 전국의 대학교를 대상으로 시행 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또한 지난해 3월 원자력 관련 기관 최초로 ‘원자력교육연수기관’으로 지정받은 원자력문화재단은 초·중·고 교원들을 대상으로 원자력교육직무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대상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이 이사장은 말했다. 이와 함께 여성 특히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원자력 이해나눔 사업을 중점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이사장은 차세대를 교육하는 교원과 주부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차세대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교육이라는 것이 학생들에게 직접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교육하는 교원이나 주부들의 인식도 중요합니다. 교원이나 주부들의 잠재의식속에 원자력에 대한 나쁜 편견이 있을 경우 이는 학생이나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차세대 교육과 함께 교원이나 주부들의 교육을 중시여기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원자력문화재단의 지속적인 노력은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원자력인식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6명 이상이 원자력의 안전을 믿는다고 한다. 수치상으로 그리 높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가까운 일본만 살펴봐도 원전이 필요하기 때문에 건설하는 것이지 원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작 38%에 지나지 않는다. 심지어 원전에 대한 인식이 호의적이라는 유럽조차도 원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 국민의 절반 정도에 머무른다고 한다.

이에 원자력문화재단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 시장에서 원전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홍보전략의 노하우를 제공함으로써 원전 수출 사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이사장의 말에 따르면 원자력문화재단은 원전 수출 지원을 위해 이미 지난해 2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원전기술수출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원자력기술 및 설비 수출시 대상국에 원자력홍보노하우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수출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목적으로 ‘원자력홍보매뉴얼’을 제작했다고 한다.

“원자력홍보매뉴얼은 1992년 재단이 설립한 이래 원자력에 대한 국민수용성 증진을 위한 노력과 갈등 극복 사례 및 경험 등을 담았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원전 수출시 수출국들의 정책·홍보 관계자들에게 원자력국민이해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입니다.”

물론 국내도 아닌 해외에서 원자력 홍보사업을 전개한다는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그 누구보다 해외 원전 홍보 사업의 중요성과 성공을 확신했다.

“원전 도입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기 보다 국민들의 수용성이 중요한 사업입니다. 이에 지난 30년간 원전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자력 홍보에 나선다면 원전 도입이 훨씬 쉬워질 것이며, 국내 원전 수출의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에 이 이사장을 올 한해 안으로는 차세대 교육에 힘쓰고 밖으로는 개발도상국의 원자력 이해 증진을 위해 전력투구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