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답 경영 벗어나 해외사업 강화 피력
자율책임경영 등 ‘능동경영’ 신호탄 마련

기술직ㆍ인적자원 바탕돼야 블루오션 新시장 개척 가능

2008년 10월 취임 후부터 각별한 행보를 보인 CEO가 있다. 바로 한국동서발전 이길구 사장이 그 주인공.
이길구 사장은 취임 이후 ‘30대 개혁과제’를 선정해 조직, 인사, 발전사업 등의 각 분야별로 실질적 개혁을 시행했다. 또한 직무성과연봉제 도입, 조직 슬림화를 통한 효율적 경영조직으로 재개편, 자율책임경영체제 도입 등 전력그룹사내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최첨단 IT 기술과 발전 운영기술을 접목한 신개념 설비관리 시스템인 POMMS를 통한 예측진단을 시행함으로써 전력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이길구 사장은 필리핀 풍력발전사업, Cebu 유동층발전소 운영사업, 아이티(Haiti) 디젤발전 사업, 베트남 남딘지역 석탄발전소 건설 및 운영 공동추진등 괄목할만한 해외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천수답 경영만 할 것이 아닌 좀 더 적극적으로 해외사업 등을 개발해야 한다”며 ‘CEO의 소임은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한 이길구 한국동서발전 사장을 만나봤다.

해외사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현재 동서발전은 6개국에서 7개 사업을 성사시켰습니다. 약 30여명의 전문가가 해외에 나가 있습니다. 한 건의 해외 사업 프로젝트가 성사되려면 최소 몇 년의 시간동안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이 정설입니다. 천수답 경영만 할 것이 아닌 좀 더 적극적으로 해외에 나가서 해외사업을 개발해야 한다는 게 지론입니다.”
이길구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한전에 입사한 후 한전 필리핀 법인 사장 등을 거치는 등 30여 년간 에너지 분야에 몸을 담아온 전문가로 ‘해외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필리핀법인장을 지냈던 경력을 살려 최대한의 인맥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건설회사들은 해외에서 3~5년이면 프로젝트가 완료됩니다. 하지만 BOT(Build-Operate-Transfer) BOO(Build-Own-Operate) 등으로 발전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건설뿐만아니라 최소 20여년간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국내 사업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발전사업의 해외진출이 그만큼 중요해지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이길구 사장은 해외 현장을 직접 방문해 해외진출 사업의 가능성을 직접 타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필리핀 풍력발전사업, Cebu 유동층발전소 운영사업, 남미의 아이티(Haiti) 디젤발전 사업 등에 이어 올해도 태광파워홀딩스와 베트남 남딘지역 석탄발전소 건설 및 운영 공동추진에 관한 MOU, 인도 타타파워社와 공동 O&M 및 화력·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협력에 관한 MOU 체결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
특히 베트남 프로젝트는 설비용량 2400㎿(600㎿×4)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는 사업으로 준공 후 25년간 발전소를 운영하게 돼 250억달러의 전력판매는 물론 국내 주도의 발전소 건설과 준공 후 발전소 운영을 위한 인력 송출, 지속적인 보수자재 수출, 전기판매 수익 등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길구 사장은 칠레 시운전사업을 비롯해 도미니카 석탄화력 건설 등 추가 해외사업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수익은 해외사업의 밀알
“국내사업도 중요합니다. 국내사업이 기반이 되지 않고서는 해외사업도 어려울 것입니다. 건실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수익이 많이 나야 그만큼 해외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죠. 동서발전은 부채비율이 68%로 전력그룹사 중에 재무구조가 가장 튼실한 회사입니다.”
이길구 사장은 국내에서 적자가 나면 그만큼 해외사업 추진 재원이 부족해져 위축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동서발전은 지난 2008년 1966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1705억원이라는 순익을 기록하면서 발전5사 중에 가장 큰 폭의 회복세를 보였다. 그만큼 국내사업의 호조속에서 해외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든든한 총알을 마련한 셈이다.
이러한 경영흑자를 지속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추가 발전사업도 추진중이다. 동서발전은 당진화력 1~8호기 후속으로 1000㎿급 대용량발전소인 9,10호기를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당진화력 9,10호기는 석탄화력으로 단일호기 용량이 1000㎿급은 국내 최초로 건설되는 것으로 이는 원자력발전설비 1기에 버금가는 규모로 2016년 준공 후에는 국내 전력산업에 신기원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동서발전은 지난해 총 9.9㎿였던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올해말에는 114㎿까지 달성한다는 목표로 잡고 있다. 동서발전은 향후 2015년까지 6000억원의 예산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해 2020년까지 1591㎿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능동경영’ 체제 전환
“사장으로 취임한지 1년이 지난 이후 경영 로드맵의 개혁추진 엔진으로 활용될 개혁과제의 발굴도 기존의 Top-Down방식에서 Bottom-Up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발굴된 개혁과제는 도전목표협약서에 반영함으로써 자율적·참여형으로 바꾼 것입니다. 즉, 과거처럼 본사에서 부여한 목표에 맞춰 사업소를 경영하던 ‘수동경영’에서 탈피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창출된 성과에 대해서는 정당한 보상을 받는 ‘능동경영’ 체제를 만든 것입니다.”
이길구 사장은 최근 ‘자율책임경영체제’를 도입, 스스로 대내외 경영환경분석을 통해 최대 달성가능한 목표를 자율적으로 설정해 성과를 창출하는 Self-Targeting(자율목표설정) 방식을 처음 적용했다. 이는 중앙에 집중됐던 경영권을 사업단위별로 분산시켜 조직에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길구 사장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업소장이 CEO의 입장에서 대내외 경영환경 분석을 통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여 창출된 성과에 대해서는 정당한 보상을 받는 ‘능동경영’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봅니다. 올해 시행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모든 사업소 성과지표에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자율책임경영평가제(EWP-Score Card : 동서발전 성과지표)’를 도입해 과감한 권한이양과 성과에 대한 책임평가제를 시행, 전력그룹사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특히 이길구 사장은 기존에 관행적이었던 공기업 인사제도를 ‘역량’과 ‘성과’ 중심으로 개편했다. 동서발전은 수행하는 직무와 성과, 그리고 역량에 따라 차등을 주는 무한경쟁의 보수체계인 ‘진짜 연봉제’인 ‘직무성과형 연봉제’를 공기업 최초로 도입했다.

미래경쟁력은 ‘기술’에서
“정비업무는 정비회사에서 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서발전은 POMMS를 통해 직접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최신 기술기법을 바탕으로 그동안 위탁운영 해오던 발전설비 정비를 인원 증원없이 자체적으로 예측진단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각 발전소의 주요 설비마다 첨단장비를 설치하고 이상징후의 추이분석을 진행함으로써 발전소 정비시기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발전소 정비 업무에 최신 IT 기술과 분석기법을 접목한 발전정비운영시스템인 POMMS(Plant Operation & Maintenance Management Sytem)를 개발했다. 실시간으로 발전설비의 상태를 분석하고 정비시점을 최적화함으로써 설비 및 정비업무 관리에 유비쿼터스(Anyone, Anytime, Anywhere) 시대를 열었다.
이를 통해 동서발전은 POMMS 정비시스템 운영으로 매년 280억원의 정비 비용절감과 예측진단 자체수행을 통한 연평균 83억원의 전력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실 POMMS는 단순히 예측진단이라는 의미를 벗어나 향후 해외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핵심 기술의 축적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실제로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문 기술 인력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해외인력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글로벌 파이오니어(Global Pioneer)’라는 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서발전은 이들은 외국어를 비롯한 해외사업 전문인으로서 세계 각국에서 진행될 해외사업에 투입될 방침이며, 지난해 1차적으로 78명을 선발한데 이어 올해 2차로 80명을 추가 선발, 운영하고 있다.
기술력와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집약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블루오션의 새로운 시장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이길구 사장의 생각이다.

中企 지원·노사관계도 선진화
“우리나라의 청년실업은 현재 40만 여명에 이르며, 또한 중소기업도 부족인원이 20만 여명으로 중소기업의 인력난도 대단한 상황입니다. 중소기업지원 선도기업으로 중소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대학의 우수인력을 매칭해 청년실업과 중소기업 인력난이라는 양면을 동시 해결하기 위해 신뢰받는 공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전문대생의 우수성을 보증하고 홍보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좋은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동서발전은 기업은행 등과 지난해 4월부터 중소기업 인력채용을 지원하는 ‘Job World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길구 사장은 ‘전문대와 동서발전 및 중소기업간 인력채용 확대의 산학협약’을 체결, 1년이라는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전문대생 55명이 슈어테크 등 20개사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귀뜸했다.
“올해에는 그동안 일궈온 ‘노사관계 선진화’의 기반을 토대로 새롭게 출범한 노조 집행부와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상호신뢰의 선진 노사문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 선진 노사문화가 깊이 뿌리내리도록 해 노사간 서로 신뢰하고 협력해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직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일터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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