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생산라인 합리화 위해 공장 리모델링 완료
R&D투자 지속…핵심기술만이 기업 존재의 이유

(주)비츠로테크 안산 본사 및 공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그런데 단순히 외형만 바뀐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확 변신했다. 그동안 전력계 중소기업 중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해 온 비츠로테크가 더 큰 나래를 펼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이번 업그레이드는 의의가 있다. 그 변신을 주도하고 있는 비츠로테크 기획전략본부장 겸 공장관리본부장인 장택수 상무. 장 상무는 여름 휴가도 반납한 채 비츠로테크의 새로운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일에 파뭍여 살고 있다. 업무가 곧 생활이라고 말하는 그가 어떤 방식으로 비츠로테크의 새로운 미래상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궁금해 진다.

지난 11일 오전 10시 비츠로테크 안산 본사에 도착했을 때 장택수 상무는 공장 입구에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잠깐 인사를 나누고 본사 입구로 함께 들어선 순간 몇 년 전 취재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입구에 마련된 쇼룸, 크기별로 다양하게 구성된 회의실 등 과거에 비해 상당히 깔끔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지난 1월에 본사 및 공장 리모델링이 끝났습니다. 많이 달라졌죠? 그런데 사실 외관만을 바꾸려고 시작한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계속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투자를 축소하고 있는 마당에, 이처럼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한데 대해 궁금해 하던 차에 장 상무가 먼저 그 이유에 대해 운을 뗐다.

“비츠로테크의 경우 과거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역시 투자에 대해 인색하지 않습니다. 투자 없이는 성장도 없다는 것이 비츠로테크의 확고한 기업이념입니다. 이번 리모델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정착시키려 과감한 투자를 벌인 것이죠.”

장 상무는 그 새로운 시스템을 설명하기에 앞서 사업초기부터 지금까지의 사업 변천사를 먼저 언급했다. 장 상무에 따르면 비츠로테크의 경우 초기 고압 사업만을 영위하다, 2004년 저압 분야로, 2006년 배전반 분야로, 2007년 계전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고 한다.

즉 서로 다른 분야들이 새롭게 사업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복잡하게 운영되던 공장 시스템의 일체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생산 라인의 합리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이에 공장 각 층별로 필요한 사업에 대해 집중해 정리함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죠.”

비츠로테크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고압기기, 저압기기, 개폐장치, 계전기기, 보호기기 등 크게 15개 정도다. 하지만 부품별로 보면 수천 개에 이른다. 이러한 제품들을 보다 합리적이며 효율적으로 생산해내기 위한 작업이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장 상무는 공장뿐만 아니라 본사와의 일체화도 그 이유라고 했다.

“그동안은 영업은 영업, 생산은 생산, 관리는 관리, 연구는 연구라고 여겼습니다. 조직도 그렇게 운영됐고

▲ 올 초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새롭게 꾸며진 쇼룸 모습. 입구에는 비츠로테크 기술의 핵심인 VI 기술 및 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요. 그런데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기 위해서는 모두 융합돼야 합니다.”

장 상무는 그 융합의 정점에는 ‘고객 중심’이라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즉 생산-영업-관리-연구 분야 모두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파악하고, 정보를 교환해야만 시행착오 없이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고, 또 잘 팔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을 정착시키기는 것이 장 상무의 역할이라고 한다. 즉 그는 공장과 관리, 영업, 연구 분야의 중심에 서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의 조직 문화를 타파해야 합니다. 이에 조직도 바꾸고, 문화도 전환시키는 작업을 앞으로 3년 정도 후를 내다보고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한편 연구개발 분야와 관련해서도 장 상무는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본사 및 공 장 인원이 140명 수준인데 비해 연구분야 인력만 25~3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연구개발에 대한 비츠로테크의 노력을 엿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을 펼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특히 여기서도 고객 중심적 사고가 엿보인다.

“전기관련 제품의 경우 품질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결국 가격 경쟁력을 누가 갖추느냐,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은 무엇인가를 연구해 개발해 내는 것이 관건입니다. 아무리 고사양의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소비자가 외면하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츠로테크의 경우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지금 할 수 있는 개발 노력은 다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이러한 연구개발 투자는 그동안 비츠로테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였다고 장 상무는 강조한다.

“차단기의 핵심기술인 진공밸브(VI)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은 현대중공업, LS산전, 그리고 비츠로테크 밖에 없습니다. 우주항공 분야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핵심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즉 수많은 제품을 개발, 생산해 낼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이처럼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공장 내부도 각 사업별로 정비됐다. 사진은 신고리3.4호기에 납품될 저압배전반을 관계자들이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
아울러 비츠로테크의 경우 수출 비중이 50% 수준으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향후 수출 체계도 좀더 체계적으로 정비할 생각이라고 한다.

이상과 같이 비츠로테크의 변화된 모습을 정착시키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장 상무가 할 일은 무수히 많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바닷바람이 그립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영업·연구·관리·생산 분야가 모두 쪼개진 것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가는 회사’를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는 그의 목표 앞에선 뜨거운 뙤약볕도 그의 마음을 흔들지는 못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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