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맨홀시스템 개발…美 시장 공략
워싱턴 전력회사와 100세트 공급 계약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시아 지역을 거점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유사한 전력환경과 거리상의 이점도 작용하지만 그만큼 유럽이나 미국시장의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과감히 미국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어 괄목할만한 성과를 달성한 기업이 있다.

이피아테크는 한전의 자금지원으로 공동 개발한 맨홀감시시스템을 오는 2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전력회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아울러 워싱턴의 전력회사와는 시범사업을 통해 미국 국회의사장 공급선로에 국산 맨홀감시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물론 이러한 성과는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와 함께 한전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 이피아테크 조중삼 대표이사는 지난달 21일 열린 ‘공정거래 협약식 및 동반성장 페스티발’에서 우수 중소기업으로 선정돼 유공자 포상을 받기도 했다.



▲ 이피아테크 조중삼 대표이사
“결국은 기술력입니다. 한전과 같이 든든한 지원군이 있는 상태에서 독자적인 기술만 확보할 수 있다면 미국이 아니라 전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이피아테크 조중삼 대표이사는 맨홀감시시스템의 미국 시장 진출은 한전과의 공동 협력이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중 전력설비가 증가하면서 운영 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이피아테크는 한전과 공동으로 맨홀감시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피아테크의 맨홀감시스템의 경우 지상설비는 물론 지중설비의 이상 발생을 무선으로 감시할 수 있어 전력설비 고장으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이에 한전은 지난 2007년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 적용하고 있다. 특히 대테러설비나 주요관리 시설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지난해 10월에 열렸던 G20 정상회의 주변에 설치된 바 있다.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미국 전력시장을 당당히 뚫고 오는 2월 맨홀감시시스템 100세트 수출을 앞두고 있다. 또한 미국 의사당 주변 45개소에 이피아테크의 맨홀감시시스템을 설치, 오는 2월부터 시범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독자적인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확신했다.

“맨홀감시스템은 ISM 밴드의 주파수 대역을 지상설비에 적용한 사례입니다. 세계적으로 최초로 시도된 기술이며, 지난 5여년간 실제 현장에 적용하면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조 대표는 경영에 있어 기술개발과 경험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설립 10주년을 맞이하는 이피아테크는 전 직원 24명 중 20명이 기술인력일 뿐만 아니라 매출액의 대부분을 R&D에 재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이피아테크는 맨홀감시스템 이 외에도 직접부하시스템, 무선방범시스템·비상벨, 스마트 무선 비전 등을 개발해 소출력 무선통신 분야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지중케이블의 운연환경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스마트그리는 IHG, 바이너리 CDMA 기반 무선 AV 감시 시스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기술개발의 노력도 마케팅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무한 경쟁 시장에서 사장되기 일쑤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이피아테크의 마케팅 능력은 가히 놀랄만 하다. 하지만 조 대표는 미국 전력회사 마케팅이야 말로 한전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공을 돌렸다.

“사실 중소기업이 미국 전력회사 담당자와 접촉한다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한전이 나서 미국 전력회사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지 않았다면 엄두도 못낼 성과입니다. 또한 한전에서 직접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 결과 샌프란시스코의 PG&E와 실질적인 계약을 체결하고 워싱턴의 PEPCO와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조 대표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자세로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전력회사의 수는 약 5000여개이며, 전체 맨홀 시장의 규모는 약 1000억 달러로 원화로 환산할 경우 약 110조원에 달합니다. 궁극적으로 이 시장이 이피아테크가 개척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에 조 대표는 올 한해를 이피아테크가 미국 시장에서 수출을 개시하는 동시에 정착하는 시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는 2월에는 미국 내에 법인 및 공장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 PG&E에 공급될 이피아테크의 맨홀감시시스템.
“현재 30여개 전력회사와 접촉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는 뉴욕, 워싱턴을 기점으로 LA, 캘리포니아까지 시장을 확대해 맨홀감시스템 1만세트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후 내년 200~300% 규모의 성장을 달성해 나감으로써 미국 전력시장을 장악해 나갈 것입니다.”

끝으로 조 대표는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향후 유렵, 남미 등 전세계 시장을 개척해 나갈 장기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천년의 명맥을 잇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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