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1위의 퇴직연금 사업자로 거듭나겠다”

퇴직연금제도 근로자에 다양한 선택권 보장 등 장점 많아
차장급은 DC형 운용하다, 부장 진급시 DB형 전환 바람직
전문인력 확보·시스템 보강 통해 차별화된 상품 내놓을 것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12월 퇴직연금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기존 사내에 적립해 관리하던 퇴직금 제도를 대신해, 금융기관에 매년 퇴직금 해당금액을 적립해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지급받아 노후설계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이다.
전력그룹사의 경우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최초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최근 중부발전, 남동발전 등 발전회사들도 연이어 도입, 또는 추진 중에 있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도 올 해 안에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경쟁 또한 날로 치열해 질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국내 최대의 은행권인 KB국민은행이 ‘제1의 독보적 퇴직연금사업자’를 표방하며 퇴직연금 분야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KB국민은행은 한수원, 중부발전 등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한 상태다.
KB국민은행 대기업금융그룹 이찬근 부행장을 만나,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궁금한 사안에 대해 알아보고, 국민은행이 퇴직연금 분야에서 어떠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의 추진 계획은 어떠한지 자세히 들어봤다.

“국내 전체적인 퇴직연금 적립액은 지난해 말 29조원을 기록했고, 올 현재 33조원이 적립돼 있는 상태입니다. 올 연말 기준으로 약 5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와 관련해 KB국민은행 대기업금융그룹 이찬근 부행장(퇴직연금사업 담당 부행장)은 이미 LG그룹, 현대기아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KT그룹 등이 퇴직연금을 도입한 상태이고, 포스코그룹, SK그룹 등도 준비 중에 있어 50조원 돌파는 이미 예견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발전회사의 퇴직연금 도입을 필두로 연말까지 많은 공기관들의 도입이 예상되고 있어 그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행장은 “이처럼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는 데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그동안 퇴직금 제도에서 각 기업들이 퇴직보험이나 신탁에 가입시 법인세를 감면해 주던 제도가 지난해 말로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퇴직연금을 도입하게 되면 가입 유형에 따라 전부, 또는 일정 한도내에서 손비 인정을 해주기 때문에 법인세 절감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동안 퇴직보험·신탁에 가입해 있던 기업들이 퇴직연금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비용절감 측면 때문이다.

근로자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퇴직연금제도가 어떠한 장점이 있을까.

이에 대해 이 부행장은 크게 세 가지를 들었다. 이찬근 부행장은 “공기업의 경우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일반 기업 근로자들의 경우엔 퇴직금 수급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데 그 첫 번째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더 큰 장점은 바로 근로자들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이찬근 부행장은 퇴직연금의 경우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퇴직계좌(IRA)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는데, 근로자 입장에서 자신에게 뭐가 유리한지 선택해서 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이 부행장은 “DC형의 경우 적립이 가능한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음은 물론, 퇴직연금 수령시 일시금으로 받을 경우 퇴직소득세를, 연금으로 받을 경우 연금소득세를 적용하게 되는데 근로자의 경우 자신에게 적합한 부분을 선택해 수령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퇴직연금 중 DB형의 경우 중간정산이 불가능하고, DC형도 일정 사유가 없으면 중도 인출이 되지 않는데, 이는 어떻게 보면 근로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노후를 대비해 퇴직금을 묶어 놓을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전회사 직원들의 퇴직연금 운용과 관련해 이 부행장은 “발전회사 40대 차장의 경우 차장 직급일 때에는 DB형을 유지하고, 부장으로 진급할 시 전액 DC로 전환해 운용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장 직급일 경우 퇴직이 멀지 않기에 수익보다는 안정성에 초점을 맞춰 DC형을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데, 그때까지의 퇴직금을 전액 원리금 보장이 되는, 즉 정기예금과 같은 DC형 상품에 가입하고, 그 때부터 적립되는 퇴직금에 대해서는 적립식 펀드 개념의 채권혼합형 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국민은행은 이러한 퇴직연금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을까. 이찬근 부행장의 설명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 3월 기준으로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 중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3조3000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DC형 적립금은 8500억원으로 전체 연금사업자 중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IRA 역시 전체 사업자 중 가장 많은 5900억원의 적립액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즉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최고의 퇴직연금사업자라고 이 부행장은 자신했다.

이 부행장은 “발전회사에서 퇴직연금 도입전 중간정산시 많은 직원들이 국민은행의 IRA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이 부행장은 국민은행의 퇴직연금 운영에 있어 안전성을 가장 중시하면서도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퇴직금은 노후를 대비하는 재원이기에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근로자들에게 좀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수익성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다양한 자산운용사에 검증해서 제공, 경쟁력을 갖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이와 관련 이 부행장은 “국민은행은 퇴직연금 상품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기존에 라인업된 실적배당형 상품 중 실적인 저조한 상품을 퇴출시키고, 양적 질적 검증을 통해 우수한 상품을 신규로 제공함으로서 고객에게 검증된 상품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객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 지원팀을 사업부내에 신설, 퇴직연금수급권 담보대출 등 다양한 연계 상품을 개발하고 복지후생 전문 아웃소싱 업체와 협약을 통해 퇴직연금 고객에게 차별화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부행장은 “자신이 운용하고 있는 퇴직연금 상품에 대해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접근성도 매우 중요하다”며 “영업점을 통한 서비스, 앱을 통한 서비스는 물론 전화 한 통화로도 모두 파악할 수 있도록 퇴직연금 전용 콜센터에 76명의 전담인력을 배치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의 경우 원리금 보장형 8종과 실적배당형 25종 등 총 33개의 퇴직연금 상품이 있는데, 향후 다양한 상품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가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상품이 너무 많아 근로자들의 선택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이 부행장은 “주식형, 주식혼합형, 채권형, 채권혼합형, 해외형 등 근로자들의 성향에 맞게 다양성을 추구하면서도, 상담을 통해 근로자 개인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상품 약 5~6가지로 필터링해 제시하기 때문에 선택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 부행장은 “퇴직연금 분야에 있어 절대적 1인자로 우뚝서겠다”고 자신 있게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며 “이는 향후 퇴직연금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금융기관의 영향력이 결정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찬근 부행장은 국민은행이 독보적 1위를 고수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해 상품이나 서비스 부분에 있어 타사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거듭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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