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전도사…태양전지로 LED조명 밝혀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 공과대학 283호, 15평 남짓한 안형근 교수(전기공학과) 연구실은 LED 조명으로 환하다. 이 LED 실내조명등을 밝히는 전기는 바로 연구실 창문에 빼곡이 붙어있는 태양전지판(태양광 모듈)에서 나온다.

연구실 유리창에 햇빛을 모을 수 있는 첨단 박막 집광판을 설치하고 태양전지판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축전지로 모은 후 연구실 전기로 사용하고 있다. 맑은 날에는 이렇게 생산 된 전기로 연구실 전기기기를 하루종일 운영한다. 하루 4시간씩 약 1200W 정도 생산되는 태양 전력을 축전기에 저장해놓으면 흐린 날에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 곳이 미래 우리나라에 들어설 건물의 모습이 될 겁니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죠.” 이 태양전지판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안 교수는 라디오도 틀고, 선풍기도 돌리고, 스탠드 조명도 밝힌다. 태양광을 이용한 조명으로 화초도 키운다.

안 교수는 연구실이 있는 공과대학 건물 옥상에 에버랜드의 도움을 받아 소형 풍력발전시설도 설치했다. 대체에너지 발전 설비를 연구하는 전기공학과 전기전자재료 및 센서 연구실에서 풍력발전 연구용도로 활용하고, 여기서 생산된 전기로 사무실 냉난방 기기를 가동한다. 양 날개에 태양전지판을 붙여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모형비행기가 그의 책상위에서 날고 있다. 그야말로 녹색 사무실(Green Office)의 작은 표본실이다.

안 교수는 국내 대표적 태양광 모듈 및 발전 전문가로 에너지관리공단의 태양광 모듈 및 시스템 전문위원회위원이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R&D전략 2030’의 집필에도 참여했다. 안교수가 이끄는 전기전자재료 및 센서 연구실은 국내외 13개 태양전지 모듈 제조업체와 함께 태양광 발전시스템의 핵심부품인 태양전지 모듈의 성능을 높이고 내구성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할 수 있는 재료와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일반가정이나 기업에 설치된 태양전지 모듈은 노후화나 부식에 취약해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안형근 교수팀은 국고 지원을 받아 2006년 4월부터 건국대 생명환경과학대학 옥상과 이천 스포츠과학센터 등 두 곳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했다. 발전용량이 각 50㎾인 두 시설에서는 하루 형광등 1680개를 켤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된다.

안 교수는 태양광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올해 5월 전기공학과 졸업반 학생들과 함께 건국대 캠퍼스의 명소인 대형 호수 일감호에 태양광으로 움직이는 모형 백조 ‘솔라스완(Solar Swan)’을 띄워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호수변에 LED 가로등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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