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압송전 분야 토털 솔루션 기업 목표”

장조장 케이블 운송·포설공법 개발 등 산업발전 공헌
3년내 사업다각화…자체 제품·서비스 제공 회사 변모

국내에서 지중송전 분야를 거론하면서 빼놓아서는 안 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주)이피이 최종현 대표이사. 그는 지중송전 분야에서만 40여 년 가까이 종사하며 지중송전 자재, 공법 및 장비의 연구개발에 매진, 신기술 개발 및 전력산업발전에 기여해 온 인물이다. 이번 SIEF에서는 이러한 그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의 영예를 안는다.

지난 22일 양평동 본사에서 만난 최종현 사장은 우선 수상소감을 묻는 질문에 “임직원들 모두 한 뜻으로 힘써줘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된 것 같다”며 모든 영광을 임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더욱더 매진해 국내 전력산업 발전에 좀더 기여하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사장의 지중송전과의 인연은 1973년 한전 입사 때로 돌아간다. 당시 최 사장은 한전연수원에 지중교육 프로그램을 최초 도입, 지중인력 육성에 주력했으며, 1982년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도 국내 송전건설 부분에 선도적 리더로 역할을 수행하며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 사장이 이피이를 설립한 것은 2000년. 최 사장은 창업멤버들과 함께 지중송전 분야의 오랜 현장경험과 시공기술, 엔지니어링 능력을 기반으로 이피이를 설립, 초고압 지중송전 시스템 엔지니어링, 설계 및 시공회사로 발전시켰으며, 현재 전력구 감시제어시스템, 송전선로 운영시스템 등에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성장시켰다.

이러한 성장이 가능한데는 최 사장의 경영이념이 한 몫을 톡톡히 했다. 최 사장의 경영이념은 바로 ‘공유’.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서로 함께 공유하며 얻어낸 가치를 갖고 같이 회사를 꾸려온 것이다.

그는 “회사를 설립한 후 지금까지 변함없이 전 임직원들과 목표를 공유하고, 의식을 공유해 왔다”며 “이러한 문화로 인해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도 극복해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최 사장은 다양한 업적들을 남겼다. 우선 케이블 포설용 캐타필라를 국산화했다. 과거 154kV 지중케이블 설치는 순수인력으로 작업함으로써 품질 및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그러나 최 사장이 전력구 포설 전용 캐타필라를 개발, 적용함으로서 품질확보 및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 이러한 기계화 포설공법 적용으로 인건비 및 수입대체 효과가 연간 약 50억원에 달했다고 한다.

그 다음 눈에 띄는 것은 전력신기술 제40호로 지정받은 ‘장조장 케이블 운송 및 포설공법’ 개발이다. 이피이가 개발한 ‘지중송전 케이블의 차상(車上) 풀림 공법’은 포설 현장에서 장조장 케이블 드럼을 하차하지 않은 상태로 케이블 포설 작업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표준경간을 기존 400m에서 700m로 늘릴 수 있어 자재비 등 예산을 약 28% 절감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특히 지중송전 선로의 Weak Point인 접속점의 개소를 줄일 수 있어 사고개연성이 축소돼 전력공급의 안전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기술이다.

최 사장은 “국내 특허를 기반으로 전세계 지중송전 시스템의 30%를 차지하는 미국시장에도 차상풀림공법의 해외특허를 출원했는데, 공사비를 절감, 포설 용이성 등을 감안한다면 해외시장에서도 상당부분 경쟁력을 갖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 사장은 ‘345kV 상 이격 포설 금구류 개발’ 사업을 한전 연구과제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가공송전선로와 지중송전 선로를 혼합해 건설할 경우 345kV 가공선로와 지중선로의 연계시 부족한 지중선로의 송전용량을 상 이격 포설해 송전용량을 증대시켜 계획된 설비용량으로 송전하게 하는 기술이다.

해외시장 개척 노력도 한창이다. 최 사장은 “세계적 자원개발 그룹인 영국의 Worley Parsons 그룹과 일본의 Chiyoda 그룹으로부터 ‘Sakhalin Energy Investment Project’에 세계적 수준의 HV, MV 전력계통 연계 관련 슈퍼바이징을 수행했다”며 “지금도 일본, 독일, 스위스 등의 여러 기업들과 손잡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쓰나미 여파로 전선류 원자재 생산공장의 공급 차질을 빚고 있는 일본에 대해 특수원자재 사용 케이블류의 판매를 추진 중에 있으며, 효성 등 대기업 종합상사들과의 중동지역 송변전부문 턴키 프로젝트 사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과 국내외 사업 추진을 통해 최 사장이 얻으려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이피이를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초고압 송전분야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 사장은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 승부하기 위해서는 기자재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향후 3년내에 사업다각화로 OEM 성격의 회사 이미지를 자체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실질적으로 변모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전력사업을 기반으로 △초고압 지중 송전 시스템의 토털 솔루션 △초고압 지중 송전 운영관련 시스템 사업 △전력 기자재 설비제어시스템 제조 및 판매 △기술 용역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 이피이를 명실상부한 초고압 송전분야 전문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구축해 나간다는 것이 최 사장의 목표이다.

한편 업계 최고 전문가로서 최 사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대·중소기업 상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대기업은 대기업 역할을, 중소기업은 중소기업 역할을 해야 될 때가 온 것 아니냐”며 ‘역할론’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역할론’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업들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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