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사장 매수 기업 통합 우선 추진/수익악화·주주압력이 주요 요인 작용

올 2월 독일 최대 에너지 기업 RWE의 사장으로 취임한 헤리 로엘스(Harry Roels)<사진>는 “2003년의 목적은 매수한 기업을 통합하고 그룹을 강고하게 다져나가는 것이다”고 밝혔다.

로엘스 사장의 언급은 전임 사장의 급격한 매수·확장 전략에 우선 제동을 걸고 금후 3년간은 대규모 매수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명확하게 한 것이다.

RWE는 과거 3년간에 영국의 이노지社, 템 워터社, 미국의 아메리칸 워터社, 체코의 트랜스 가스社 등의 외국 기업을 매수하는데 300억(약 390조억원) 유로의 거액을 소모했으며 매수나 자본참가를 계속해 왔다.

로엘스 신임사장은 “전력, 수도, 가스, 환경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제공하는 전략은 독일, 영국, 미국, 중부 유럽의 4개 중심 시장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전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이러한 시장에 힘을 집중하고 매수 기업의 그룹에의 융합과 수익성의 향상, 채무부담의 삭감을 우선한다”고 밝힌 바 있다.

RWE가 발표한 작년 영업 보고에 의하면 이노지社와 트랜스 가스社에 대한 자본참가 등으로 이익은 전년 대비로 15% 증가한 45억 유로(약 585억원)에 달했지만 당기 순이익은 22% 감소했다. 당기 순이익이 대폭적으로 감소한 이유는 기업 매수를 위한 자금 차입에 수반한이자 부담과 보유 주식의 평가손해 등이다.

RWE가 올 1월에 아메리칸 워터社의 매수를 완료한 후 채무액은 약 250억 유로(약 3조2,500억원)에 달하고 있어 RWE는 2005년 말까지 채무액을 220억 유로 이하로 줄일 방침을 세우고 있다.

또한 RWE는 기계 제조회사 하이델베르거 드럭마쉬넨(Heidelberger Druckmaschinen AG),호흐티에프(HOCHTIEF)社등 채산이 없는 기업을 그룹으로부터 배제할 방침도 명확하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력 부문에서의 이익은 이노지社의 통합 효과를 제외해도 비용 삭감 노력에 의해 전년 대비 32% 증가하고 있다. 이는 로엘스 사장이 금후 에너지 사업과 관련이 없는 부문에서는 철회하고 리소스를 중심 사업에 집중하고 이익을 증대하는 경향에 치중한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네덜란드 사람인 로엘스 사장은 원래 화학계의 엔지니어로 로얄 더취 셸社의 이사회로부터RWE 사장으로 발탁됐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는 이 전통 기업에서 타 기업의 외국인이 사장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최초의 일이었다.

독일의 경제계에서는 이러한 혁명적인 일의 배경에 RWE의 수익성의 개선을 주장하는 대주주와 뮌헨의 알리안츠 보험회사 입김이 크게 작용됐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RWE가 거액을 차용해가면서 반복해 왔던 국제 매수에 관해서는 투자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상승 효과와 비교하면 비용이 너무 비싸다”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보유 주식의 평가손해에 감당했던 알리안츠는 RWE의 이익 감소에 의해 RWE의 기업평가를 내릴 수 있고주가가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견해도 제기돼 왔었다.

RWE라는 회사명은 라인 에스토파렌 전력회사의 머릿글자를 따온 것이며 독일에서는 ‘Ruhog(조용), Warm(따뜻하다), Erholsam(한가로울 수 있다)’는 세 단어 머릿글자를 땄다.
저작권자 © 한국전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