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검사환경 구축 최대 과제
기술인력 육성·목적사업 수행 필요

내년이면 만으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김남덕)은 외형적인 성장에 비해 다방면의 전문성을 가진 기술인재 육성과 선진화된 기술경영 부분은 손질할 게 많다. 특히 승강기 증가에 따른 검사인력 충원은 공공기관의 슬림화를 추구하는 정부 정책방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기관의 기술경영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남덕 승관원장은 엄용기 전임 선진화전략실장을 기술이사로 선임했다. 누구보다 승강기 산업과 조직의 내부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자체이사로 선임된 것은 기업과 기관에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 엄 이사는 1984년부터 9년간 LG산전(OTIS 전신)에서 잘나가는 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 1992년 승관원의 원년 맴버로 입사했다. 그동안 부산지원장, 기술부장, 기술안전본부장, 선진화전략실장, 한국승강기안전엑스포추진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엄용기 신임 기술이사를 만나 스마트 검사환경 구축과 이를 위한 검사전문 인력 양성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앞으로 승강기 분야 말고도 전기, 전자, 기계, 소방,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진 전문가 육성이 시급합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건축물이 고층화 및 대형화되는 추세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앞으로 급변하는 승강기 기술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인재 확보에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승관원 창립이후 최초 내부승진으로 4일 기술이사에 취임한 엄용기 기술이사는 제일 먼저 분야별 전문화된 기술인력 확충을 강조했다. 현재 승관원은 85%가 넘는 직원이 기술직이다. 검사업무가 기관의 주요사업이다 보니 일반 행정직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직이 많은 편이다.

“가파른 승강기 증가는 검사인력의 충원으로 이어졌고 이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검사인력에 대한 파이를 무한정 키워나갈 수는 없는 게 지금의 고민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IT 강국입니다. 이 같은 환경을 충분히 살려 ‘스마트(Smart)한 검사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생각이다. 반드시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과 견줘도 손색없는 미래지향적인 검사시스템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첨단화된 장비를 도입하고 ‘인력 의존형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급변하는 미래환경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엄 기술이사의 지론이다. 엄용기 기술이사는 스마트 검사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 30년간 이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모두 쏟아 붓겠다는 열정을 내비쳤다.

“저는 따로국밥보다는 비빔밥을 선호하는 스타일입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과의 이해관계는 때론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냥 뒤통수를 내줄 생각입니다. 우리기관이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관기관이나 협·단체와의 신뢰적 상생협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할 수 있는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다함께 대한민국 승강기 산업과 안전인프라를 위해 서로 고민하고, 울고 웃는 ‘롤모델’을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현재 국내엔 승강기공업협동조합 등 5개 협단체가 활동 중이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이해관계자와 크고 작은 마찰이 끊이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엄 기술이사는 이 모두가 소통의 부재에서 생긴 갈등 때문이라는 판단에서 상생협의회를 통해 ‘소통’의 문화를 정착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3년간 승관원은 세계최대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몽골, 베트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5개 국가와 기술과 정보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몽골과는 두차례에 걸쳐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과는 실무협의체도 구성했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우수한 승강기 안전관리 경험과 기술을 살려 나간다면 국제적으로 승강기 안전에 대한 기술표준이나 검사, 감리, 진단, 전산, 홍보, 교육, 사고조사 등에 대한 리드기관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엄용기 기술이사는 승관원의 해외사업은 이제 시작단계지만 몽골, 중국을 시작으로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승강기 안전관리를 위한 독립법을 갖고 있는 나라다. 승관원도 단일 승강기 검사기관으로서는 세계 최대의 규모다.

“검사수수료에서 일부를 떼어 편성된 지금의 목적사업 예산을 갖고서는 늘 한계에 부닥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창립당시 직원이 100여명이 조금 넘었는데 지금은 정원만 500여명이 넘어서면서 검사수수료에만 의존하기에는 덩치가 커졌습니다. 재임기간동안 우리기관이 가진 장점을 이용해 재무구조에 대한 안정적인 대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승관원의 태생법인 승강기시설 안전관리’ 제15조의3에는 “승강기로 인한 위해를 방지하고 승강기 안전관리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을 설립한다”고 조문에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예산 지원없이 검사수수료만으로 목적사업을 수행하다보니 대국민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이나 홍보, 정보전산, 연구조사 등의 사고예방을 위한 목적사업을 수행하기란 어려움이 많은 게 현실이다. 

엄 기술이사는 대국민 승강기 안전은 승강기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며 정부에서 강도 높게 요구하는 탁월한 경영성과를 내고, 상위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안정적인 목적사업 수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원이 되고나니 우리기관이 진정 가야할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앞서 말했지만 지금의 아날로그식 검사시스템을 바꾸지 않고서는 미래설계가 힘들다고 봅니다. 스마트 검사에 대한 절실함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검사에 대한 동선을 최소화하고 업무절차를 간소화하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엄 기술이사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재무구조와 인력운영, 인사, 행정, 경영기획, 정보시스템 등도 새로운 환경변화에 걸맞게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는 노력을 펼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엄용기 신임 승관원 기술이사는 “새로운 생각과 사람들로 새로운 기관의 미래를 만들어 보겠다”며 “갈 길이 멀지만 지켜봐 달라”며 승강기 검사기관이 아닌 안전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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