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현실화 시급…“합리적인 인상 필요하다”
해외사업 추진시 수익성보다 고용재창출 더 우선시
전력설비 민원해결 위해 기존방법 대체할 방안 모색

“김중겸 사장님이 부임하셔서 지금 한전의 해외사업 비중을 3%에서 2020년 40~50%로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잡았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안 되고 새로운 차원의 해외사업추진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김중겸 사장님이 이 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해외에 전력투구하는 관계로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전력수급은 물론이고 마케팅운영 및 개발을 관리하도록 국내부사장직을 신설한 것입니다. 저는 국내부사장으로서 맡은바 소임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수행하는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전 조인국 부사장은 인터뷰의 포문을 이렇게 열었다. 그는 부사장 취임 이후 너무 많은 현안으로 인해 국경일은 물론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일에 매진하고 있다. 그래서 그만의 달력에는 ‘月火水木金金金’만 있다.

“한전의 해외사업은 뚜렷한 원칙을 가지고 추진합니다. 수익성보다는 고용재창출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할 때 경영권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울러 조 부사장은 지난 4년 동안 줄곧 적자여서 한전에 투자한 주주들 보기에도 면목이 안서고 부끄럽다면서 올해는 반드시 흑자전환의 한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점을 피력했다. 특히 그는 이런 적자상황이 계속되다보면 이자부담이 커지고 신용도도 하락해 해외사업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기에 반드시 흑자전환을 이뤄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 부사장은 하루빨리 전기요금을 현실화 하는 게 시급하다며 합리적인 전기요금 인상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비록 2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이 있었지만 원가보상율이 90%에 불과하다면서 요즘 잇단 유가가 오르고 있어 걱정이 한 가지 더 늘었다고 말했다.

조 부사장은 국내 전력계에 대해서도 한전만 바라보지만 말고 자체적인 경쟁력을 키워 업체 스스로가 지금의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설령 한전이 흑자로 돌아선다 해도 종전처럼 한전 예산을 집행하지는 않을 방침이며 지금처럼 업계가 기술 개발이나 수출에 나서면 지원해주는 등 업계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데 최우선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49%의 주주들이 항상 저희 뒤에 있다는 점을 알고 공기업으로써의 책무와 함께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서도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조 부사장은 ‘9.15 정전사태’의 경우 한전의 직접적인 잘못은 없지만, 전력수급실 기능을 강화, 상시 수요관리기능강화와 함께 예측기능·비상시대비 등 한전이 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사전에 착실히 준비해 다시는 이 땅에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끔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겠다는 점도 아울러 밝혔다.

부사장이 된 이후에 본지의 간곡한 요청에 의해 최초로 인터뷰에 응한 조 부사장은 업무 추진력 면에서는 공(公)과 사(私)를 엄격히 구분, 다소 업무추진 때에는 차갑다는 말을 듣지만 사석에서는 부드러움을 겸비 한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 시간 인터뷰 내내 김중겸 사장의 탁월한 CEO역할과 능력에 감동받았다는 조 부사장은 뚜렷한 국가관·사명감·자신감 등이 엿보였다.

조 부사장은 그동안 현장 근무를 많이 한 관계로 누구보다도 한전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현안을 가장 잘 알고 있고, 날카로움(샤프함)과 빈틈없는 일처리로 상하로부터 신망이 두터워 진작부터 부사장으로써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점쳐져 왔다.

그는 논어에 나오는 忠(자기마음을 다함)과 恕(남을 이해함)를 인생의 중요한 두 원칙으로 삼고 있다. 조 부사장은 스포츠에는 만능이며 요즈음 테니스에 심취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요관리 이행력 최대한 높일 것
“최근 전력수요 증가 추세와 비교하면 공급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2014년까지 전력수급사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저렴한 전기요금 등으로 인해 최근 전력수요가 연 5%대로 증가하고 있지만 발전소·송전선 건설은 원할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9·15정전이후 한전의 최우선 과제는 전력수급 안정화다. 이에 한전은 제 2의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위해 부사장 직속으로 전력수급실을 신설했다.

“산업용 고객 중심으로 수요관리에 참여하고 있지만 오피스빌딩 등 일반용 고객을 수요관리자원으로 확대시키고 필요시 냉난방부하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대·보급하고 중요 참여고객에게는 한전 담당자가 현장에 상주해 모니터링하고 이행을 독려하는 수요관리 전담제도를 통해 이행력을 높일 것입니다.”

조인국 부사장은 수요관리 이행력 강화 방안으로 비상수급대책 강화와 함께 수요예측의 정확도를 지적했다.

“비상시에는 구역전기사업자의 발전기와 민간의 자가용발전기를 활용, 공급능력을 약 100만㎾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전압조정 140만㎾, 직접부하제어 100만㎾, 긴급자율절전 100만㎾ 등 기존 비상대책 340만㎾가 비상시에 100% 이행되도록 정기·수시 모의훈련을 통해 비상시 대응력을 높일 것입니다.”

이와 함께 현재 수요예측 오차율 2%대를 1%로 낮춰 전력거래소에 제공함으로써 최대 현안인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송변배전 개발·운영도 고객감동으로
“경제성을 기반으로 계통계획 수립과 중요부하에 대한 공급선로를 보강해 계통계획을 최적화 할 예정입니다. 또한 송전급 초전도 기술개발을 비롯해 스마트그리드 통합시스템 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량을 모아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송배전 건설은 적기에 추진하고 IGCC 기술을 적용한 삼척 SNG발전소 착공 등 가치창출을 위해 창조적인 개발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조 부사장은 송·변·배전분야 개발 분야에서는 계통의 최적화, 기술선도, 창조적 개발사업, 다이나믹 이노베이션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운영분야의 핵심은 원가이하 전기요금을 현실화 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효율적인 설비관리로 비용을 절감하는 것 입니다. 비용절감과 함께 Best Service를 통해 Best Value를 창출하고 안정적이고 완벽한 전력공급으로 한전에 대한 국민신뢰도를 높여갈 것입니다.”

운영분야에서는 ‘수익창출로 흑자전환! 공급안정으로 고객감동!’을 슬로건으로 수익제고, 고객감동, 공급안정, 역량강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765㎸ 송전선로 올해 준공에 만전
“신고리 원전에서 북경남변전소까지 연결하는 765㎸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현재 64.4%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빠른 시일내에 주민들과 좋은 결과를 도출해 민원을 해소함으로써 지연된 사업 추진 일정을 만회하고 적기에 송전선로를 건설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전은 지난 2월초 시공부서와 별도로 일 중심이 아닌 주민들의 관점에서 여러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원 전담팀인 ‘밀양 765㎸ 송전선로 건설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감성적 접근을 통해 지역주민과 협의해 나가고 있다.

현재 밀양지역은 철탑 9기에 대한 허가를 득한 상태로 한전은 765㎸ 송전선로 건설을 올해안에 준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불법하도급 원천적으로 봉쇄
한전은 4월 1일부터 지중배전 전문회사 인증접수에 이어 7월1일부터 지중전문회사 시공대상 사업을 발주할 예정이다. 향후 지중배전 전문회사 인증제도가 정착되는 2014년 이후에는 지중배전공사 시공실적과 필수인력 및 공구를 강화할 방침이다.

“전기공사업이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변경되면서 진입장벽이 완화되고 전기공사업체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수주경쟁의 심화로 저가낙찰은 물론 불법하도급이 발생됐다고 생각합니다. 한전은 중장기적으로 협력회사 추정도급액을 상향 조정하고 전국입찰공사 지역공동도급제도 신설 등을 통해 불법하도급을 원천적으로 예방할 계획입니다.”

한전은 불법하도급 업체에 대해 공사계약 해지조건을 강화함은 물론 해당공사 감리업체에 대해 부실벌점 부과기준을 신설했으며 불법하도급 신고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시공분야 종사자 보직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는 기준을 제정한 바 있다.

기자재 구매규격은 품질 확보 우선
“신기술 및 신소재개발 등 전력기술발전이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고 특히 전기품질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기 때문에 전력기자재의 성능과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전은 우수한 성능과 품질의 기자재가 현장에 설치돼 기자재에 의한 정전이 발생되지 않도록 발전된 기술과 개선사항 등을 반영하는 구매규격을 개정하고 있습니다.”

조인국 부사장은 협력사 업무지원 포털(SRM)의사전 공지를 통해 업계 의견을 최종 수렴하는 등 규격 개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한전의 구매규격 개정은 전기품질 확보, 기자재 제작사와의 동반성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구매규격 개정시 IEC(국제 전기표준회의)를 기준으로 기자재 제작사들의 개정방향 예측성을 높이고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이견을 최대한 줄이는 노력을 지속하겠습니다.”

한전이 지난해부터 변압기, 전력량계, 개폐기 등 주요 기자재에 대한 구매규격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전기품질 향상과 동반성장이 주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스마트그리드 비즈니스 모델 주력
“지난해에는 실증사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증기기를 설치, 통합운영센터(TOC)와 연계에 힘을 쏟았다면 올해에는 많은 실증사업을 진행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한전은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서 77개 기업과 함께 지능형 전력망·소비자·신재생·운송 및 서비스 5개 전 분야를 대상으로 핵심기술 실증과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향후에는 스마트그리드 미래 환경에 대비해 대규모 해상풍력 계통연계 기술, 효율적인 전력저장장치 운영기술, 스마트그리드 종합운영시스템 등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표준화 해 나갈 계획입니다.”

조 부사장은 특히 전력망 효율화를 위한 지능형 송전시스템의 운영, 불안정한 신재생발전원의 안정화 기술 등을 실증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마트그리드 통합운영센터와 지역운영센터(NOC)간 데이터 연계, 실시간 전기요금과 스마트가전을 이용한 효율적인 전기사용 및 전력피크 감축 실증사업도 주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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