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신월성 등 신규원자력발전소 건설은 입찰 단계에서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주설비 건설공사 입찰이 몇 차례의 유찰 사태를 맞아 건설일정에 차질을 빚었고, 간신히 계약을 체결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나 싶더니 이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허가가 나지 않아 다시 답보 상태에 빠졌다. 지자체에서 주민들의 민원을 생각해 이를 보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고리원전 1, 2호기(1,000MW×2기)과 신월성원전 1, 2호기(1,000MW×2기)는 4,000MW의 초대용량 발전설비이다. 이는 곧 준공일정이 늦춰진다면 곧 전력공급에 엄청난 차질을 빚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비단 신고리, 신월성 만의 문제는 아니다. 향후 안정적인 전력수급을 위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신고리 3,4호기, 신형원자로 3,4호기 등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이 때마다 똑같은 상황을 겪을 것이다.
지금보다 어려우면 어려웠지, 수월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나 반핵단체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원자력을 빼놓으면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어렵다. 국내 전력 수급 현황을 분석하면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환경단체들은 유럽의 원자력 정책을 들면서 더 이상 확대하지 말고 부족한 부분을 친환경적인 풍력발전 등으로 대체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대체에너지들이 경제성 및 효율성 면에서 원자력 발전을 보충하는 것은 획기적인 대체에너지 기술이 나오기 전에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원자력산업의 현황을 소개하고, 원자력발전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 현황

국내 원자력산업은 미국, 프랑스, 일본, 독일, 러시아에 이어 세계 6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원자력 강국이다.
현재 가동중인 원전은 총 18기로 설비용량만 1만5.716MW에 달하고 울진 5,6호기가 2005년 6월 준공하고, 신고리 1,2,3,4호기, 신월성 1,2호기, 신형원자로 3,4호기(장소미정)가 추가로 건설되면 2015년이면 총 28기가 되며 2만7,316MW의 설비용량을 갖추게 된다.
국내 원전 설비 이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2001년 기준으로 봤을 때 세계 평균 78.9%를 훨씬 상회하는 93.2%를 기록했다. 연간 고장 회수는 지난해 0.44건을 기록,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에너지원별 발전설비 구성비를 보더라도 수력 7.6%, 석탄 30.5%, 석유 9.6%, 가스 25.3%, 원자력 27.0%로 원자력발전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생산되는 총 발전량에서 한수원이 담당하는 비율이 39.2%(수력,원자력)이 점을 보면 원자력의 경제성 및 효율성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연료별 발전원가 비교

전력을 생산해 내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건설단가와 발전원가라고 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건설단가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 관련 설비를 집중 설치하다보니 화력발전소보다 건설비가 많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발전소 수명이 길고(표준원전 40년, 차세대 원전 60년) 유해가스 등의 배출이 적어 이에 대한 방지를 위한 추가비용이 요구되지 않아 큰 차이는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설단가는 그 규모에 따라 변경될 수 있는 부분으로 어떻게 보면 발전원가를 더 중요하게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발전원가가 비싸면 당연히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 역시 상승하기 때문이다.
현재 원자력 발전의 kWh 당 발전원가는 39.34원으로 유연탄(33.30원)에 이어 두 번째로 싸다. 그러나 발전원가에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원자력이 훨씬 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료비가 발전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석유 약 57%, 석탄 약 28%인 것에 비해 원전 연료비 비중은 1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무연탄은 86.63원, LNG 93.54원, 석유 67.44원, 양수 64.63원 등이다. 하지만 대체에너지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풍력발전의 경우에는 100.16원, 태양광의 경우에는 712.7원에 육박한다. 풍력, 태양광 각각 원자력발전에 비해 2.5배, 18배 비싸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현재로서는 획기적인 대체에너지 발전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원자력을 대체한다고 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

▲원전 연료는 친환경적

원전 연료는 연료 중심 에너지가 아닌 기술집약형 에너지다. 특히 산성비, 온실효과 등의 환경오염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발전원별 kWh당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보면 석탄 295g, 석유 204g, LNG 181g, 태양광 55g, 조력 35g, 지열 11g인 반면 원자력은 8g에 불과하다. 즉 원자력발전이 온실효과를 가져오는 유해가스의 방출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전 건설 지속돼야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건설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일정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국내 장기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전력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10기를 더 건설하게 돼 있는데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날이 갈수록 환경단체 및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들은 원자력 발전소가 아닌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요구한다.
하지만 만약 그 지역에 원자력발전소가 아닌 풍력발전이 건설될 경우 그 지역 일정부분의 전력은 공급할 수 있겠지만 기타 전력을 필요로 하는 다른 지역으로의 전력공급은 불가능하게 된다.
예를 들어 현재 상암동에 있는 풍력발전소의 경우 총 5기가 건설돼 있는데, 1기당 건설비만 3,000∼5,000만원이 들어갔지만 정작 생산된 전기는 3대의 냉장고만 돌릴 정도라고 한다. 즉 전체적인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서는 풍력 발전 등을 갖고는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 관계자는 대체에너지의 경우 일부 지역을 커버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늘어나는 전력소비를 충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에서도 대체에너지를 확충하자고 했던 환경단체들이 최근에는 오히려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그 예를 제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원전 연료가 비축이 용이해 비상시 에너지 안정공급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며,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경제성장에 따른 에너지의 해외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우리 실정에 가장 적합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현재 신재생에너지 기술력으로는 원자력을 대체할 수 없는 만큼 당초 계획돼 있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지속돼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대체에너지 개발노력은 지속돼야

원자력발전소 건설의 필요성은 강조되고 있지만 원자력관계자들도 일방적인 의견을 내놓지는 않는다. 원자력발전에 대한 필요성은 있지만 그래도 향후에는 결국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억제해야 한다는데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환경친화적인 대체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데도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체에너지 기술개발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4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아직 기술개발이나 보급측면에 있어서 미진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 중점 육성 중인 3개 부문인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등 대체에너지 3대 중점개발분야에서 정도의 기술력에 도달한 풍력을 예로 들면 기후변화협약에 의한 온실가스 감축문제, 대기오염 문제 등 각종 제반 문제로부터 그만큼 자유롭지만 그 실효성은 매우 미약하다.
원자력발전소 1기당 설비용량은 최대 80∼90% 운영할 경우 1시간당 80만∼90만kW를 생산한다. 풍력발전의 경우 최대 풍력단지인 대관령의 경우 총 설비용량이 9만8,000kW 수준으로 원자력 발전소 1기 정도의 설비용량을 대체하려면 설비이용률이 연 평균 24.5%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40 곳을 더 건설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풍력발전기를 대형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펼쳐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모든 관점에서 살펴봤을 때 원자력발전소는 당분간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욱이 계속해서 전기소비량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고, 통일시 북한까지 전력을 보내기 위해서는 원자력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건설 찬성, 반대라는 원칙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5중 안전장치를 해 놓고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마치 방사성을 내뿜는 유해한 것이라는 고정관념만 갖고 무작정 반대하는 행동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신들이 얻고 있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면서 자신에게 반대되는 부분만을 억측처럼 내세우는 자세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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