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 모 골프 대회에서 박세리 선수가 남자선수들과 국내 최초로 성(性)대결을 벌인 모습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연일 화제다. 골프장에 모인 갤러리만 수 천명에 달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골프는 대중 속에서 하나의 화재거리로 자리잡았다. 실제 골프를 쳐 본 적이 없는 일반인들도 경기 룰을 다 꾀고 있다. 그리고 하나둘씩 골프장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대중 스포츠로의 도약의 기틀이 마련됐다고나 할까.

한전을 비롯한 국내 전기계도 예외는 아니다. 10여년 전부터 주로 전기공사업계 사장들을 중심으로 골프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이후 전기공업계, 한전 등으로 전파됐다.

한 때 한전에서 골프가 없으면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성행한 적도 있었다. 어느덧 몇 달에 한 두 번 골프장을 찾던 한전인들도 이젠 하나의 취미생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주말골프 정도지 전기공사업체 사장들처럼 평일에 필드로 나간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주말에도 골프 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국무조정실에서 올 초 공직자 기강을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골프를 금지시킨 것이다. 한전도 예외는 아니다. 전 임직원에게 골프금지령이 내려졌다.

한전 임직원들은 단지 취미로 주말에 골프를 치려 해도 혹시 다른 의도로 비쳐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과거 골프가 접대용으로 자주 사용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규제로 인해 한전인들은 최소한의 취미생활도 침해받고 있다. 국내 사기업들의 경우 과장급만 되도 골프를 즐기고 있는데 반해, 한전인은 골프채를 놓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청와대 참모진 및 장관들과 골프를 친다. 참여정부 들어서 '골프금지령'이 내려졌다는 말이 나돌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미생활까지 금지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이다.

최근 강력한 윤리경영의 추진으로 한전인들의 문화가 점차 경직되가고 있는 상황에 최소한의 취미생활도 전면 억제해 사기를 떨어뜨리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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