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돌파구는 성실협의"

최근 한전의 송변전설비 건설을 둘러싼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전국곳곳에서 님비 현상으로 인해 주민들과 한전간에 심한 마찰을 겪는 사례가 부지기수로 발생, 한전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양측의 주장이 워낙 평행선을 긋고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한전 수원전력관리처(처장 양덕수)가 지역주민의 극심한 민원을 원만히 해결,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수원전력관리처가 건설하는 변전소 부지가 종중(宗中)토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의의는 더 크다.

수원전력관리처의 전기공급지역은 수도권으로서 대단위 산업시설과 신도시가 개발되고 있는 지역으로 전기공급시설의 신증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용인지역은 최근 들어 급격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안정된 전력공급이 더더욱 필요로 되는 지역이다.

무엇보다 용인지역의 2004년 시간당 최대 수요전력이 439MW로 예상되고 있는데, 신규변전소가 준공돼 전력공급을 하지 못한다면 공급능력 378MW를 초과하게 되는 상황이다.

이에 수원전력관리처에서는 신규변전소 건설을 추진, 2000년 3월 위치 및 입지검토를 시작해 총 6개 후보지를 검토, 각 후보지에 대한 입지검토 및 주민의견 수렴을 거쳐 관계기관, 군부대 등과 변전소 건설에 따른 지장유무를 협의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전원개발사업승인을 얻고 남사면 창리 산76번지 일원에 내년 4월 준공목표로 남사변전소 건설을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바로 문제가 발생했다. 변전소 인근지역 주민들이 건설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예전에는 전력시설 용지확보를 위해 단지 토지소유자와 합의하면 가능했지만 이제는 토지소유자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들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전력설비 건설 자체가 어려워졌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은 남사변전소 건설에도 예외가 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변전소 인근지역 주민 약 300여명이 건설 반대 진정을 냈고, 이어 급기야는 12월에 용인시청에서 150명이 반대집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시의회 및 주민대표와의 지속적인 면담에도 불구하고 변전소 위치 이전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수원전력관리처는 불가피하게 대체 후보지에 대해 다시 시의회 및 주민대표와 협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체부지의 주민들이 반발하기 시작했다. 수원전력관리처는 수차례 대체부지주민들과 접촉해 변전소 부지를 선정하고자 설득했으나 변전소 건설시 인근지역의 지가하락 등 재산상 손실과 전자파 우려를 내세우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결국 부지선정에 실패했다.

결국 수원전력관리처는 올 5월 다시 당초 부지로의 변전소건설 당위성을 국회의원, 시의회 및 지역주민들에게 설득하고 나섰다. 당시 수원전력관리처는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해 토지수용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었지만 토지소유주와 지역주민들과의 원만한 협의를 이끌어내 내지 못하고 사업 추진시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한편 토지소유주와의 협의는 더더욱 어려움이 따랐다. 남사변전소 부지는 대부분이 종중토지(종중원 200명)로서 협의의 상대방에 있어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종중의 경우 종중원들의 많은 이해관계가 있고 잘못하면 대표성에 있어서도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중에서는 조상묘지가 있는 것은 고향이나 같다며 변전소 선정시 인근 마을 주민들과는 수차례 협의를 하면서 사전에 종중과는 협의가 없었다는 것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인근토지는 제외하고 종중토지만 일부러 선정한 것은 한전 편의주의의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토지 보상금액도 감정평가 금액으로 하기 때문에 인근 토지의 거래가격에 비해 낮고 전체 면적 중에서 일부만 매수할 경우 나머지 토지전체의 가치가 하락한다며 지속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종중과의 협의를 하는 동안에도 종중에서는 지역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의할 수 없다며 협의를 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원전력관리처는 인내를 갖고 변전소부지 선정경위 및 공공사업의 중요성과 타당성에 대해 지속적인 설득으로 소유자의 이해를 구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의 시급성은 용지를 협의하는데 있어 심적인 부담으로 다가와 더 어려웠다는 것이 수원전력관리처 온대현 변전건설부장의 말이다.

결국 수원전력관리처는 수차례의 협의과정에 많은 애로사항과 수모와 난관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소유자와의 공감대를 형성, 솔직하고 정직하게 성실한 협의 자세를 보여줌으로서 종중대표와의 합의를 위한 협의를 도출해 냈다.

그리고 마지막 민원해결을 위해 양덕수 처장이 직접 종중대표를 만나 전력사업의 당위성과 애로사항을 설명해 최종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시급한 남사변전소 건설공사를 원만하게 추진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안정된 전력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펼쳐 얻어낸 수원전력관리처의 값진 성과는 향후 전력설비 건설과 관련한 민원해결의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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