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새만금·가평 등 현장서 업무 챙기며 성과도 내
갈등 조기 해소실현으로 실질적인 건설비용 줄일 터

지중화·HVDC 등 신기술·강관철탑 시공 등 적극 반영
건설·운영조직 인적교류로 인사불만 해소·전문성 살려

취임 100일동안 한전 장재원 전력계통본부장(전무)은 당진, 새만금, 가평, 밀양 등 전국 송변전 건설현장을 직접 챙기면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송변전건설 현장의 난마처럼 얽혀 있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기 위해 나주의 본사가 아닌 현장에서 민원 해결에 전념해 왔다. 현장이 민원을 종식시키는 최고의 보루라고 생각하는 그의 소신대로 그곳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전략을 짜고 직원들을 독려하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어느 때부터인가 한전 전력계통본부장은 위상은 간데없고 건설현장의 극심한 민원에 시달리고 늘 설비고장으로 인한 광역정전을 걱정해야 하는 등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자리로 전락했다.
장 전무의 100일은 당진과 가평, 새만금 등에서 민원해결과의 전쟁이었다. 장 전무는 취임하자마자 2003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345㎸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의 12년이나 되는 해묵은 민원을 해결에 전력을 다해 석달 남짓만인 짧은 기간에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민원현장인 가평, 새만금, 밀양을 일주일을 넘지 않을 만큼 자주 방문, 지금 그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문제들을 종식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고 현장이 전국에 있어 장거리여서 피곤하지만 그래도 다시는 밀양과 같은 사태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장재원 전력계통본부장은 오늘도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면서 꼬여 있는 실타래를 한 올 한 올 풀어나가고 있다.
본지는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장재원 전력계통본부장을 지면에 초대, 앞으로의 계획과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한전 본사가 있는 나주 신사옥 29층 전력계통본부장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지금의 민원은 대다수의 선량한 지역 주민보다는 소수의 강성자들에게 의해 주도되고 지배되다보니 그만큼 해결이 어렵고 장기적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해당사자인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자파 등 그들이 접했던 잘못된 정보를 올바로 잡아주는 등 직접 부딪혀서 해결해야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는 “송변전건설의 민원현장을 몸소 체험하면서 잘못된 행태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이를 시정하고 주민에게 건설로 인한 피해는 줄이고 보상 등을 강화하는 새로운 민원해결방법 도입과 함께 혁신적인 건설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이를 위해 장 본부장은 전향적인 지원과 제도개선에 앞장설 것임을 밝혔다. 또 “과거의 관행에 얽매이기보다는 현실에 맞게 지원을 하고 현장설명회도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내용과 틀을 갖고 할 뜻임”을 밝혔다. 그는 “진정성을 갖는다면 지금의 아무리 힘든 민원도 설득을 통해 해결이 잘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포부를 내비쳤다.
장 전무는 송변전건설에 있어 국민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지중화, HVDC 등 신기술 도입, 앵글철탑 대신에 친환경적인 강관철탑 도입 등을 들었다.
그는 밀양의 경우를 봐도 민원으로 인해 방호인력을 투입하고 현장 접근이 방해를 받아 육로 대신에 헬기로 시공하는 등 갈등비용이 어마어마했다고 말했다. 아무리 건설비가 여타지원으로 늘어나더라도 사회적인 갈등비용보다는 적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근 송전선로건설이 어렵고 메리트가 없다보니 이 분야에 지원하려는 인력도 없습니다. 건설과 운영부문의 적정한 인적교류활성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운영을 하다 건설에 종사하면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는 최근 건설에 종사하는 기피하는 해결책으로 건설 및 운영의 인적교류활성화를 통한 인사불만 해소를 제시했다. 다음은 장재원 전무와의 일문일답.

◆ 올해 전력계통본부의 구체적인 사업추진 업무 및 중장기 사업목표는.
= 지난 수 년 간의 765㎸ 밀양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통해 경험했듯이 이제는 한전 주도의 입지선정 방식으로는 지역주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올해에 ‘제3자 주도 입지선정 시범사업’을 도입하고 그 성과를 분석해 향후 위원회 구성 및 운영절차를 법제화하는 등 확대방안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계통계획분야에서는 기존 전력설비 중심의 정책을 보편적 가치와 사람을 우선하도록 전환하고, 신기술 도입을 통한 송전망 업그레이드 및 글로벌 경쟁력 확보, 기존 송전망 재설계를 통하여 철탑 건설을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올해 안에 세계 최고 154㎸ 교류 초전도 시스템을 제주 안덕~금악 간 실계통에 적용하는 한편, 미래의 전력설비 환경변화 대응을 위한 新기자재로 지중송전 케이블 직접냉각방식의 도입, 친환경개폐장치 도입확대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 전력계통본부장으로 취임하신지 100일이 되어 가는데 그 간의 주요 성과는.
= 우선 전력계통본부장으로 취임한 이후 당진지역의 현안을 빨리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는데, 다행이 많은 직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잘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새만금 지역의 송전선로 건설도 진척은 느리지만 공사를 재개했으며 여타 건설사업들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장님께서도 기술혁신이 거의 완성단계에 와 있는 것들을 빠른 시간안에 실용화하도록 말씀하셨는데, 일단 실증이 끝난 23㎸ 초전도 케이블부터 실계통에 상용 운전하는 계획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착실한 준비로 9월에는 제주에 154㎸ AC 초전도 케이블 설치에 들어가 세계 최고전압 실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 전력계통 계획 수립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 전력계통 안정성과 사회적 수용성을 고려한 설비계획을 할 예정입니다. 고압 송전망의 추가 건설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HVDC 등 대안기술을 적극적인 검토 및 반영할 예정이며, 송전선로 지중화 확대로 건설민원을 최소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기존 송전망 Redesign으로 철탑 최소화를 통해 사람중심의 전력정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신기술 적용확대로 기존설비의 이용률 향상을 통해 송전선로 추가건설을 최소화할 예정입니다. 유연송전시스템(FACTS), 직류송전(HVDC), 초전도 등 전력 신기술의 적극적인 도입과 용량증대 전선·케이블 등 新기자재를 활용해 기존 설비 효율 향상과 친환경 전력망을 구축해 나갈 예정입니다.

◆ 밀양 송전탑 갈등 이후 타 지역에서도 송전탑 갈등이 더욱 이슈화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당진지역에서는 송전탑 갈등이 상당부문 해소됐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 자세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 한전은 지난해 말 ‘당진건설팀’이라는 프로젝트 조직을 구성해 당진에 사무실을 개소하고 담당 직원들이 현장에서 상주를 했습니다. 주민과의 밀접한 소통만이 저희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지난달부터는 사장님 지시로 현지에 War Room을 만들고 본사 담당 실장은 물론 저 역시도 거의 당진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아직 당진 송전선로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낙관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이러한 결과를 얻은 데에는 현장에서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던 직원들의 노고가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 달 동안 세 번이나 당진을 방문하셔서 직원들을 격려해주신 사장님의 전폭적인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 사업은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고 아직도 다른 현안사업이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 우선 현행 입지선정위원회 제도를 객관적이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운영하고 관련 내용을 적극 공개함으로써 합리적인 공론화 과정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입지선정위원회 운영 주체도 한전이 아닌 제3자로 변경해 객관성을 더욱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전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특별지원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지역간 형평성 등을 고려하되 전향적으로 확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지중화 확대에 관한 부분입니다. 밀양 송전탑 갈등 이후 전국에서 송전탑은 대표적인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물론 지중화 방식은 송전탑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적인 한계도 있어 무분별하게 적용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올 하계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한 송변전설비 운영대책은.
먼저 전력계통 운영대책에 대해 말씀드리면 전력설비 고장시 과부하 방지 및 과도한 고장전류 발생 억제를 위해 총 116개소에 대해 계통분리운전을 시행하고, 광역정전 예방을 위해 발전기 제약운전, 고장파급방지시스템 운전(31개소) 등의 대책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하계 전력수급대책 기간 중 송변전설비 고장예방을 위해 모든 설비에 대한 특별점검을 시행하고 전력설비별로 관리책임자를 지정·운영해 설비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특히 발전기 연계선로, 산업단지 공급변전소 등 중요 특별관리 대상설비에 대해서는 조만간 사전점검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 7월 3일부터 시작되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대비해 안정적 전력공급 대책은.
= 내달 3일부터 12일간 광주에서 개최되는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는 전 세계 170개국 2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로 우리 한전도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통해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번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기간에 한전은 37개 경기장을 포함하여 약 80곳 시설에 대하여 23개 변전소, 30개 배전선로를 통해 전력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대회 전날인 7월 2일부터 대회종료일인 14일까지 전력확보 상황실을 운영해 차질없는 전력공급에 만전을 기할 예정입니다.


※장재원 전무는…
최근에 읽은 한 책에서 엘리트코스를 밟은 사람들을 보면 차분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눈빛이 있다는 표현을 본 적이 있다. 그 문장을 본 순간 바로 장 전무를 떠올리게 했다. 그는 전력분야의 이론 및 실무 등 모든 면에서 국내 몇 안되는 반열에 오른 전문가의 위치에 있다.
그는 외견상 보기보다 다부지다. 그래서 그런지 전국을 다녀도 지칠 줄 모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는 강하기보다는 유연하며 달변가이기보다는 지적인 면이 우선한다. 권위주의적이기보다는 평등하며 합리적인 면이 그의 큰 장점 이다.
장재원 전무의 이력서는 퍼펙트하다. 경북중·고, 서울대 전기공학과, 전력분야 미국의 최고명문대인 RPI에서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RPI(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de)는 미국의 동북부 뉴욕중부의 렌셀러지방에 위치하고 있으며 세계 다국적 기업인 GE인근이어서 GE종사자들은 이 대학 출신이 많다.
그는 한전에서 전력연구원장, 전력계통처장, 송변전운영처장, 송변전건설처장, 인천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후 올 3월 31일 정기총회에서 상임이사 및 전력계통본부장(전무)로 임명받았다. 이처럼 전무에 오르기까지 한전 요직을 두루 걸쳐 실무에 밝다.
그는 매일 전력설비를 건설하기 위해 민원과의 전쟁을 치르다 보니 최근에는 손자병법보다 훌륭한 민원을 잘 다스릴 수 있는 兵法이 아닌 建法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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