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의 민낯이 골 때리게 터져 나온다

사축(社畜)이란 ‘회사의 가축처럼 일하는 직장인’을 뜻한다. 일본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행하게 된 이 단어는 주인에게 길들여진 가축처럼, 직장인은 회사에 길들여졌다는 자조를 담은 말이다. 우리나라의 직장인들 역시 크게 공감했던 것일까. ‘사축’이라는 키워드는 소개된 즉시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사축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한마디로 ‘웃프게(웃기면서도 슬프게)’ 보여주는 글을 담은 책이다. 세상 모든 ‘을’들의 ‘지금’을 시처럼 혹은 노래가사처럼 길지 않은 분량으로 톡톡 튀면서도 어둡지 않게 이야기하면서, 독자들에게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공감과 위로, 연대감을 갖게 해준다.

이력서를 내는 날에는 미처 깨닫지 못한다, 언젠가 그 손으로 같은 회사에 사표를 내리라는 것을. 입사한 첫날은 모른다, 언젠가 도무지 출근하고 싶지 않아 미칠 것 같은 아침이 오리라는 것을. 즐거운 환영 회식이 끝난 저녁은 알지 못한다. 비밀을 털어놓던 동료와 의지하던 선배가 어느 날부터 숨소리조차 듣기 싫은 ‘화상’이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이처럼 회사생활에서 생기는 고충을 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러나 어차피 벗어날 수 없는 굴레이자 일상임을 알기에, 그 모든 무게를 극복하는 힘으로 ‘유머’를 사용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일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저절로 든다. 또한 ‘지금 행복할 것인가,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 참아낼 것인가’와 같은 직장인의 오래된 질문이 새삼스럽게 다시 떠오른다. 이 책은 그런 고민에 “잠시 옥상에서 커피나 한잔할까?”라고 제안하는 친한 친구가 되고 싶은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일한다는 것’에서 오는 희비와 함께 반복되는 회사생활 속 미처 발견하지 못한 찰나의 미학을 즐겁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시종 위트 있는 글과 최소한의 선으로 그려진 일러스트를 수록한 이 책은, 읽는 책을 넘어 보는 책으로, 받아들이는 텍스트를 넘어 참여하는 책으로 기능하게 해준다.

◆ 저자 소개 = 저자 ‘강백수(강민구)’는 1987년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백수’라는 이름은 한양대 학부 시절 정민 교수가 천방지축으로 날뛰던 그에게 “저 녀석 마치 <공무도하가>에 나오는 백수광부 같구나”라고 말한 데서 따왔다.
일상에서 건져낸 언어를 조탁하는 것이 가장 즐거운 놀이라고 말하는 그는 2008년 계간〈시와 세계>를 통하여 등단한 시인이며, 2010년 EP 앨범 <노래, 강을 건너다>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이다. 2013년 발매한 첫 정규앨범 <서툰 말>은 네이버 뮤직 ‘이 주의 발견’에 소개됐으며 〈스타뉴스〉 ‘대놓고 인디, 올해의 앨범 2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1년 ‘청춘 페스티벌’ 무대에 서고 2013년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 출연하는 등 강연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자료 : 반디앤루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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