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조사결과, 건설·정유업종은 상승탄력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한국 산업기상도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브렉시트發 EU 정세불안, 중국·미국을 중심으로 新보호주의 색채 강화, 글로벌 분업 약화 등이 이유다. OECD는 올해 세계경제둔화 원인으로 ‘불지 않는 무역풍(trade winds)’을 꼽은 바 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최근 10여개 업종별 협·단체와 공동으로 ‘하반기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건설, 정유·유화는 하반기를 좋게 보는 ‘구름조금’으로 집계됐으며 IT·가전, 자동차, 기계, 철강, 섬유·의류는 ‘흐림’으로 하반기를 어렵게 봤다. 국지적으로 조선업종는 ‘비’도 예보됐다.

실제로 건설은 저금리 및 공공건설 수주효과 등을 기대하고 정유·유화는 아시아 수출의 상승탄력을 기대하고 있어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다만 이들 업종도 대외불확실성을 염려하고 있었다.

IT·가전은 EU의 정세불안, 철강은 미국-중국간 통상전쟁 여파, 기계와 섬유는 중국의 수요둔화, 자동차는 중남미와 중동 수요부진 등으로 흐림을 전망했다. 특히 글로벌 분업고리의 약화로 조선은 ‘국지성 호우’를 예상했다.

글로벌 리스크에도 가장 맑은 지역은 ‘건설’로 조사됐다. ‘종심제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종합심사낙찰제는 300억원 이상 공공건설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방식으로 올해 본격화됐지만 세부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상반기 7조9000억원의 공사가 하반기 이후로 미뤄졌다. 저금리로 인한 신규분양, 수익형 부동산 수요증가도 햇살을 들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다만 구조조정 여파로 지방내수 위축과 함께 브렉시트發 해외수주불안은 하반기 부정적 요인이다.

정유·유화업종도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저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전체 수출의 상당부분(80%)을 차지하는 아시아지역 석유제품 수요가 꾸준하다는 이유다. 실제 2분기도 아시아지역 휘발유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59%, 항공유는 15.4% 증가하기도 했다. 유화업계의 전통 수출품목 에틸렌도 해외경쟁사의 신규투자 축소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정유·유화업종 역시 중국경기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구름을 동반하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리스크에 취약한 기계업종도 ‘구름’이다. 수출의 20%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저유가로 인한 중동수요도 부진한 상태다. 브렉시트로 5월의 對EU 수출증가율 13.7%를 크게 하회하리란 전망이다. 다만 베트남 경기활성화정책, 이란 경제제재 해제라는 호재에 업계는 기대를 걸고 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하반기는 브렉시트, 新중상주의 외에도 불확실성이 큰 기간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전략 수립과 구조개혁, 규제개선 등을 통해 우리경제의 혁신역량을 키우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때”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업종별 실적과 전망을 집계하고 국내외 긍정적‧부정적 요인을 분석해 이를 기상도로 표현한 것이다. 맑음은 매우 좋음, 구름조금은 좋음, 흐림은 어려움, 비는 매우 어려움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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