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벽산파워·포스코에너지·이든스토리·한화에너지·탑솔라 등
내달부터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시범사업…본격적 실증 착수
신재생 발전기 투자·신재생 기반 프로슈머 거래 확대 전망

신재생에너지, 전기저장장치, 전기차 등을 이용해 생산한 소규모 전력자원을 거래할 수 있는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이 열린다. 쉽게 말하면 아파트 등 집을 사고 팔 때 부동산중개인을 통해 거래하는 방식이 전력시장에도 도입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력거래소(이사장 유상희)는 최근 소규모전력중개시장 시범사업에 참여할 6개 기업을 선정·발표했다.
현재 소규모전력중개사업과 중개시장을 신설하는 내용의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으로 이번 시범사업은 법 시행 전에 관련 제도와 사업모델을 예비사업자 참여하에 실증하게 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사업자의 능력과 사업수행 계획을 종합해 KT, 벽산파워, 포스코에너지, 이든스토리, 한화에너지, 탑솔라 등 6개 통신, 신재생, 수요관리, 발전사업 부문의 6개 기업을 선정했다.
전력거래소와 선정기업은 조만간 시범사업 추진에 관한 세부협약을 체결하고 11월 중 소규모전력중개시장과 중개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실증에 착수할 계획이다.
시범사업기간 중 소규모전력자원 보유자, 중개사업자, 전력거래소 간에는 모의 전력거래가 이뤄지며, 이를 바탕으로 세부 제도개선안(시행령, 시행규칙, 표준약관, 중개시장운영규칙 등)을 보완하고 관련 정보통신시스템(ICT)의 개발 및 수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은 = 소규모 전력은 신재생, 전기저장장치, 전기차 등을 이용해 산한 소규모 전기를 말한다. 이러한 소규모전력자원을 모집해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시장에서 집합적으로 거래하는 전기신사업을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이라고 한다.
현재 소규모전력중개시장 관련된 전기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4월 입법예고 됐으며 6월 28일 정부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전기사업법 개정안에는 소규모전력중개사업 신설과 개설 및 운영 등을 담고 있다.
소규모전력자원을 모집·관리하고 여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전력시장을 통해 집합적으로 거래하는 전기신사업으로 중개사업은 등록제로 운영하되 사업자는 중개계약에 관한 약관을 산업부 장관에게 사전 신고하거나 표준약관에 따라야한다.
중개사업자가 소규모전력자원을 모집·관리하고 집합적으로 전력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전력거래소는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을 개설·운영하게 된다. 소규모전력중개시장 운영규칙에 따라 중개시장은 운영된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는 제도시행에 앞서 전력거래소와 예비중개사업자 간에 MOU를 체결하고 관련제도 시스템 및 사업모델의 사전 실증을 통해 사업자의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사업모델 개발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중개시장 운영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중개사업 모델의 구현을 위해서는 중개사업자의 소규모자원 모집, 전력거래,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거래에 이르는 제도 및 절차를 개선하고 관련 ICT시스템을 구축 및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전력거래소와 6개 시범사업 참여기관은 11월 중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12월말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국회계류 중인 전기사업법 시행시기를 감안해 시범사업 기간의 연장도 가능하다.
6개 시범사업 참여기관은 KT, 벽산파워, 포스코에너지, 이든스토리, 한화에너지, 탑솔라 등 이다.
KT는 KT 마이크로그리드 센터(KT-MEG)와 연계한 신사업을 개척할 방침이다. IT기반 태양광 브랜드 ‘해줌’으로 알려진 이든스토리는 Deep-Learning 기반 발전량 예측기술 및 태양광 B/M 특허를 보유한 스타업기업이다.
벽산파워는 수요관리분야 리더 노하우를 활용할 방침이다.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O&M 솔루션과 중개사업을 연계할 예정이다. 포스코에너지·포스코ICT 컨소시엄은 대규모 RPS공급의무자로 안정적인 REC 공급물량을 확보하고 에너지와 ICT 기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남 최대 태양광 시공·관리 전문기업인 탑솔라는 특화된 모니터링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 호주·독일서 전력 중개시장 시행 중 =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시범사업은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개설에 앞서 예비 중계사업자의 참여하에 중개거래 절차 및 운영시스템을 사전에 검증해 제도 및 시스템을 보완하고 사업활성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된다. 소규모 전력공급자는 중개사업자를 통해 전력거래소에 전력자원을 판매하며 전력거래소는 이를 구매자에게 공급하게 되는 구조다.
향후 전력중개시장은 이웃간 거래가 허용되며 분산저원 중개시장이 도입될 전망이다. 작은 자원(1㎿ 이하)와 큰 자원(1㎿ 이상)의 전력자원을 판매하는 중개사업자를 통해 이뤄지게 된다.
전력중개사업은 현재 호주와 독일에서 시행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새로운 유형의 시장 참여자로서 소규모 발전 중개사업자(SGA, Small Generation Aggregator)를 신설했다. 또한 소형발전기(30㎿ 미만)를 모집해 집합된 자원 판매를 전력시장에서 하고 있다. 모집된 전력자원은 발전기 등록의무 면제, 중개사업자에게는 배출규제 면제 등 특전이 부여된다. 소규모발전사업자는 기존에 있던 복잡한 발전기 등록절차 및 높은 등록비용의 발생없이 소규모발전중개사업자를 통해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독일도 마찬가지로 신재생에너지사업자에 대한 발전차액지원제도(FIT, Feed in Tariff)로 전기소비자의 부담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자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도매시장에 전력을 스스로 판매하도록 의무화해 소규모 자원의 전면적인 시장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중개사업의 전력거래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에서 소규모로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슈머에게 구입하는 전력이 소비자와 프로슈머 영자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향후 시행하기 될 전력중개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수익구조 개발이 있어야 프로슈머가 지속적으로 전력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 소규모전력중개시장 어떤 효과 있나 =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은 중개사업자 및 소규모신재생발전기 보유자(중개수요자)에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토록 하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은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전력 및 신재생공급인증서(REC)를 직접 거래하는 경우 절차가 번거롭고 설비관리 등의 전문성이 부족한 문제가 있었다. 특히 REC거래의 경우 소규모 물량은 거래비용 및 계약관리의 번거로움을 이유로 공급의무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중개사업자는 전력거래 및 REC거래에 있어 교섭력을 제고하고 설비의 유지, 관리는 물론 신규 투자 등에 있어서도 보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개사업이 정착되어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가 제공되는 단계에서 자원보유자(중개수요자)는 금융투자만으로도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도 전망된다.
또한 전력시장과 전력계통을 운영하는 전력거래소는 출력이 간헐적인(intermittency) 신재생발전자원이 확산되더라도 중개사업자를 통해 거래를 함으로써 신재생발전기의 예측가능성과 출력안정성을 상당부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발전량 중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연간 4~6% 수준으로 간헐성의 영향이 아직은 미미하나 독일, 미국 캘리포니아 등 신재생발전 비중이 20%이상 달하는 국가들의 경우 수급안정성 확보가 중요 현안으로 부상 중이다.
2015년도 잠정치 기준 총발전량 대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폐기물과 바이오 발전량이 75.8%이고 태양광은 신재생의 10.7% 수준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간대별 전력수요 추이 전망(California ISO, 2013~2020)을 살펴보면 캘리포니아의 경우 태양광설비의 증가로 인해 낮 시간대 전력피크가 사라지고 태양광 발전이 급격히 줄어드는 저녁시간대 전력수급 균형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15년을 기점으로 향후 5년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향후 전망 및 계획 = 이번 시범사업 공모과정에 다양한 배경의 기업체가 전향적으로 참여한 점은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참여기업들은 당장의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중개사업을 미래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력거래소는 시범사업과정에서 참여기업이 다양한 사업모델을 자율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11월 중 세부적인 시범사업계획을 담은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중개시장과 사업 실증에 착수할 방침이다. 시범사업 기간은 관련법안(전기사업법 개정안)의 시행시기를 반영해 유연하게 조정할 예정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소규모전력 중개시장제도를 계기로 신재생 기반의 프로슈머 거래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시범사업과정에서 전국적·지역기반 등 사업자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중개사업 모델이 가능하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겠다”며 “신재생 정책 및 프로슈머의 전기 생산 및 판매가 용이하도록 세부적인 제도개선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개설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력중개시장의 핵심은 관련법의 국회 통과다. 법이 통과돼 시행되면 전력중개시장이 열릴 수 있는 요건이 갖춰지게 된다.
소규모 전력중개시장은 한전에서 운영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인 이웃간 거래와 대형 발전사업자와의 중간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반면 전력중개시장은 그간 한전에서 독점적 위치를 보유했던 전력판매시장의 개방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부가 전면적인 도매시장 개편이 아닌 점진적인 소규모 도매시장 개편으로 전력시장 진입장벽 개선 정책 방향을 잡은 만큼 이번 소규모 전력중개시장 시범사업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추진중인 전력중개시장 개설은 민영화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정치권의 반대 등이 어떻게 작용될 지도 관심사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에는 통신, 신재생, 수요관리, 발전사업 부문 등의 기업들이 참여했다는 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향후 전력중개시장이 개설되면 통신사업자인 KT, 발전사업자인 포스코에너지 등은 본격적으로 전력 소매시장에 참여하게 된다.
이는 한전 중심의 전력판매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부분으로 향후 전력 판매시장의 변화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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