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기 정부의 늑장대응은 금본위제 때문이었다

이 책은 미국의 주식시장 폭락으로 인한 거대 경제 불황으로 바라보는 기존 대공황론을 뒤집는 세계사적 관점의 ‘대공황의 역사’를 쓰고 있다. 저자는 대공황을 1차 대전 발발 이후 미국과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불안정 요인들이 상호작용한 결과이며 1914년 이후 전개된 일들의 필연적 결과였다고 본다. 특히 1차 대전 이전의 세계 경제를 뒷받침하는 통화체제인 금본위제가 대공황을 일으킨 주요 요인이었음을 보여주고 금본위제와 다른 요인들이 대공황을 발생, 증폭시킨 과정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1930년대에 금본위제 포기로 가능해진 환율 절하가 금본위제 이탈 국가들의 상황을 개선시키지도 못한 채 남은 국가들의 불황만 악화시켰다는 일반적 인식은 실제 증거와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었다. 금본위제에서 이탈한 나라들에서 물가는 안정됐고 산출, 고용, 투자, 수출은 금 평가를 고수한 나라들보다 더 신속히 회복했다. 이는 통화 절하 덕분에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확정적 조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금 태환을 방어하기 위해 국내 신용을 축소할 필요가 더 이상 없었고, 더 이상 공공 지출을 줄일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경기 회복은 느리게 진행됐는데, 이는 통화 절하 자체가 아니라 더 확장적인 정책을 추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대중과 정책 결정자들 모두에게 금본위제의 포기가 인플레이션의 위협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 저자 소개 = 저자 ‘배리 아이켄그린’은 UC버클리대 경제학, 정치학 교수이자 경제사학회 회장이다. 국제금융과 통화체계의 세계적 권위자로 통화를 둘러싼 세계 강국들의 정치 역학관계의 분석뿐 아니라 경제사와 경제이론의 통합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정책자문위원으로 재직했으며, 전미경제연구소와 팰러앨토 행동과학고등연구소 선임연구원, 미국 예술과학학술원의 특별연구원,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학술자문위원회 의장 등을 맡았다. 국제통화 부문의 탁월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경제역사연구소에서 조나단 R. T. 휴스 최고교육상(2002년), UC버클리대에서 명강의상(2004년), 국제슘페터학회로부터 슘페터상(2010년)을 수상했다. 한국은행의 자문교수로 2011년 5월 한국은행이 주최하는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해 '국제금융시스템 개혁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지은 책으로 <글로벌라이징 캐피털(Globalizing Capital)>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s and the Lessons of Bretton Woods)> 등이 있으며 파이낸셜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포린 어페어, 신디케이트 프로젝트 등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자료 : 반디앤루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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