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가려진 자본주의의 올을 풀어헤치다

누구나 옷을 입는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든 아니든, 패션에 관심이 있든 없든 우리는 계절에 따라, 유행이나 취향에 따라 옷장을 채운다. 하지만 멋스런 옷을 고르며 그것이 대량 생산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비극이 있었다는 사실은 좀처럼 상상하지 못한다.

이 책은 화려해 보이는 패션 산업에 드리워진 글로벌 자본주의의 그림자를 낱낱이 고발한다. 저자는 한줌의 다국적 기업이 각종 패션 브랜드를 소유한 패션업계에서는 특히 독점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이윤을 위해 어떤 불법과 착취가 이뤄지는지 세심하게 파고든다. 패션 미디어는 나팔수 역할을 할 뿐 패션업계에 대해 제대로 된 비평을 가하지 못한 지 오래다. 고삐 풀린 패션 산업은 더욱더 자본을 좇으며 노동자들을 극심하게 착취하고 은밀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성차별과 인종차별을 행하면서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강화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몸에 대해 불만을 갖게끔 편협한 미의 유형을 전파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내세우며 소비자들이 더 자주 더 많이 소비하게끔 채찍질한다. 패션은 자신을 개성의 선봉장인 양 내세우지만 거기에 인간, 동물, 혹은 환경에 대한 존중은 없다. 이러한 부조리한 패션업계의 이모저모를 다양한 자료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날카롭게 파헤치며 패션 산업의 개혁을 위한 시도와 저항들의 움직임을 짚고 환멸과 절망이 아닌 희망을 품은 새로운 패션 시스템을 꿈꾼다.

◆ 저자 소개 = 저자 ‘탠시 E. 호스킨스’는 작가, 저널리스트, 사회운동가. 영국 전쟁저지연합(Stop the War Coalition)과 반핵 단체인 핵군축캠페인(CND)에서 근무했으며 이슬람 채널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일했다. 가디언, 뉴 스테이츠맨, 비즈니스 오브 패션(BOF)에 기고중이며 BBC 라디오4의 ‘우먼스 아워’, 알자지라 등에 출연한 바 있다.
패션업계에서 직접 일한 적은 없으나 자신의 삶 여기저기에서 빠지지 않는 이 요소에 대해 아무도 제대로 설명해준 적이 없기에 이 책을 써야만 했다고 밝히며 패션 산업과 그 이데올로기를 둘러싼 얼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간다. 패션 산업에서 이윤을 위해 이뤄진 속임수와 착취를, 사회적 생산수단을 손에 넣음으로써 얻게 된 권력을, 우리가 살아가는 불안정한 시스템을 정비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 등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자료 : 반디앤루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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