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이온화에너지 검역기술…친환경 공정 적용·수출증대 효과 기대

수출 농산물 검역에 방사선을 이용한 친환경 공정이 적용될 전망이다. 환경 파괴를 이유로 사용 중단 예정인 메틸브로마이드(MeBr) 훈증제를 대체해 환경 보호 효과 뿐 아니라 수출물량 확대도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생명공학연구부 박해준 박사팀은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공동으로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한 ‘이온화에너지 검역 소독처리기술 개발’연구를 통해 국내 주력 수출 농상물 7개(장미, 백합, 국화, 배, 사과, 포도, 파프리카) 품목에 대한 검역 표준절차지침서(SOP) 를 마련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진이 마련한 SOP에는 방사선 검역 처리시설 요건, 조사처리 과정, 조사식품에 대한 안전성 뿐 아니라 ‘방사선 최소 흡수선량 225Gy(그레이)로 정할 경우 수출 파프리카 왕담배나방 우화(번데기에서 성충으로 변화함)를 억제함’등으로 품목과 조사선량, 해당 병해충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SOP 마련을 위해 연구진은 수출 농산물 품목별로 최적의 방사선 조사 공정을 개발하고 수출 농산물의 수입국 대상 현지 실증연구 뿐 아니라 안전성 및 영양건전성 평가를 진행했다.

현재 국내에서 수출용 농산물의 검역에 사용되는 소독제는 메틸브로마이드로 이 성분은 검역 훈증제로 가장 널리 사용돼 왔지만 오존층 파괴 물질로 지정되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미 사용이 중단됐거나 대체방법 개발 추진을 통해 사용량을 감축해 나가고 있다.

국내 역시 메틸브로마이드 대체 소독방법 개발이 완료되면 이를 우선 적용해 메틸브로마이드 사용 검역 처리를 제제할 예정이다. 미국 등은 이미 2005년부터 검역용을 제외한 메틸브로마이드의 사용을 금지하고 검역 소독의 경우 방사선 혹은 대체 훈증제 개발을 통해 진행하고 있으며, 자국으로 들어오는 농산물에 대해서도 메틸브로마이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처럼 메틸브로마이드를 사용해 검역한 농산물 수출이 불가능해 질 예정으로 대체 검역 기술 확보가 수출 농가 매출과 국가 경제에 직결되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미국은 1995년 이후 과실류 수입에 방사선 조사를 통한 검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4년 호주, 2006년 태국, 2007년 인도, 파키스탄, 남아공 등에서 방사선 식물 검역 SOP를 마련해 활용하고 있다.

정부도 농산물 방사선 조사 검역 소독처리 추진을 위해 관련 법규를 개정(검역본부고시 제 2015-36호, 제 2016-97호)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또한 유럽, 미국, 동남아, 일본, 러시아 등 주요 수출국 대상으로 상용화 시설에서의 실증시험 및 모의수출실증 시험을 진행하고 품평회를 개최해 현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했다.

국내 업체가 지난해 12월 정부로부터 식물 소독처리시설 인가를 받아 바로 산업현장 적용 가능한 시설 기반도 마련된 상태다. 이 시설을 활용해 빠르면 3월부터 방사선 이용 수출 농산물 검역 소독처리가 진행될 예정으로, 수출 증대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박해준 책임연구원은 “방사선을 이용한 식물검역 소독처리는 환경 보호 뿐 아니라 작업안전성이 높아 비용 절감효과도 크다”며 “추가 SOP 개발을 통해 적용 농산물 품목을 9개에서 4개 추가해 13개로 늘리고 목재 검역 소독처리 및 문화재 보존 등까지 대상을 확대해 나갈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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