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中 경기하방·美 금리 인상·보호무역
‘IT·가전’만 맑음…IoT 등 4차 산업혁명 수혜

올 한해 우리 산업은 대내외 불확실성의 영향 때문에 흐릴 것으로 전망됐다. 대선을 비롯한 국내정치의 향배, 하방압박에 직면한 중국경기, 미국금리 인상과 후폭풍,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4가지 먹구름이 몰려올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10여개 업종단체와 공동으로 ‘2017년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 IT·가전산업만 ‘맑음’으로 관측됐다면서 건설, 정유·유화, 기계 등 3개 업종은‘구름조금’, 철강, 섬유·의류 등 2개 업종은 ‘흐림’, 조선, 자동차 등 2개 업종은 ‘눈 또는 비’로 예보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4차 산업혁명의 수혜가 기대되는 ‘IT·가전’, 산유국 설비투자 재개수혜 등이 기대되는 ‘기계’업종은 1단계 호전된 반면 ‘정유·유화’는 중국시장의 자급확대로, ‘건설’은 부동산경기 둔화 등으로 1단계 악화됐다.

올해 가장 쾌청한 업종은 IT·가전으로 분석됐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기존 PC, 스마트폰 위주에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같은 신기술·신제품으로 적용범위가 급격히 확대 중인 반도체 부문이 호조세를 견인할 전망이다. 고성능의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성장세도 빨라 지난해 773억달러이었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규모는 올해 853억달러로 10.3% 증가할 전망이다.

건설산업은 호황을 보였던 부동산경기가 둔화될 전망이지만 ‘구름조금’으로 전망됐다. 기존 수주계약 이행 등으로 주택건설투자 감소세는 제한적일 것인 점, 유가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공사발주가 재개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춰 건설경기는 구름 속 햇볕이 가능할 전망이다.

정유·유화 업종도 ‘구름조금’으로 예보됐다. 정유는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 중국이 환경기준을 강화한데 따른 국내산 경유의 반사이익 등으로 수출이 전년대비 10.7% 늘어날 전망이다. 석유화학은 최대수요처인 중국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경쟁국의 생산시설 가동중단 및 교체 등으로 공급부족이 지속돼 수익성은 유지될 것이나 유가 상승에 따라 마진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산업은 해외 인프라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구름조금’으로 지적됐다. 신흥국의 노후 건설기계 교체주기가 도래하고 유가상승에 따른 산유국의 설비투자 재개,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재정확장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중국산 기계제품이 기술력이 높아지며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점은 부담요인이다.

철강산업은 공급과잉과 주요국의 수입규제가 겹쳐 ‘구름’으로 예보됐다. 최근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50% 이상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태국, 인도,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여기에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국내수요도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다만 글로벌 과잉공급의 진원지이자 세계 철강의 50%를 생산하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감산조치를 본격화했고 철강재가격 상승 등으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경기회복세가 약해 철강경기 불황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도 내수감소, 중국차 상륙, 미국내 투자압박의 삼중고가 겹치며 ‘비 또는 눈’으로 전망됐다. 올해 내수 감소폭이 3.5%로 지난해(0.4% 감소)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중국 자동차마저 내수시장 잠식에 나서 경쟁강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도 미 신정부가 자국생산·판매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우리 업체는 타국 업체(평균 67.5%)에 비해 미국 현지생산 비중이 낮고 관련 이슈를 논의할 한미정상회담이 주요국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한시적용되는 노후 경유차 교체 세제지원, 고급브랜드 해외런칭 확대에 따른 수출단가 상승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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