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수 306리터 누출 3월 28일 05시경 수동 정지
환경운동연합, 노후화된 원전 안전성 전면 점검해야
원자력학회, 대안없는 탈핵 우려…국민적 합의 필요

고리4호기 증기발생기 배수밸브 누설로 인한 수동 발전 정지로 다시한번 안전문제와 관련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05시11분경 고리원전 4호기를 수동정지시켰다. 고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11시 25분 고리4호기 격납건물 집수조 수위 증가를 최초로 인지하고 즉시 관련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들을 수행한 결과 격납건물 내 방사능 준위, 온도, 원자로냉각재 누설량 등에 변화가 없어 원자로냉각재 누설로 판단할 수 없었다.

누설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각종 운전변수 및 격납건물내 설치된 카메라 등 간접적인 방법을 총 동원해 지속적으로 누설부위를 찾았으나 발견되지 않아 격납건물 내로 직원들이 직접 들어가 점검하기로 결정하고 2회 점검을 수행했다. 27일 14시32분부터 15시20분 사이 1차 점검에서는 증기발생기 하부 근처에서 누설(초당 1방울)을 발견하고 누설수 수집에 들어갔다. 이어 2차 점검(27일 18시 07분~19시15분)을 통해 기타지역 누설여부 확인 및 수집된 누설수를 회수했다.

누설수 분석결과 원자로냉각재 누설임을 확인했으나 누설량(0.1리터/분)이 제한치(미확인누설 3.78리터/분) 이하여서 발전소를 정지하지 않았다. 정확한 누설부위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3차 점검(27일 23시15분)한 결과 증기발생기 하부 배수밸브 용접부(압력경계)에서 누설됨을 23시 24분에 최종 확인했다. 누설부위가 압력경계인 경우에는 누설량에 상관없이 발전소를 6시간 이내 정지해야 한다. 이에 고리본부는 누설부위가 압력경계임을 확인한 직후 관련 규정(운영기술지침서)에 따라 28일 발전소를 수동정지했다.

이어 고리본부는 고리4호기(가압경수로형, 95만㎾급)에 대한 계획예방정비를 앞당겨 실시할 예정이라고 같은날 밝혔다. 최근 제기된 격납건물 내부철판(CLP)점검도 이 기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냉집수조 수위가 증가한 원인으로 증기발생기 3대 중 한 대의 증기발생기 배수밸브와 배관의 용접부 결함으로 인한 누수라고 밝혔다. 집수조 수위 측정 결과 원자로 정지시점인 28일 05시 11분까지 냉각수 총 306리터가 누설됐다.

고리 3호기의 CLP 부식에 이어 고리4호기의 수동정지가 알려지자 반핵단체들의 노후 원전 폐쇄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18일 고리1호기가 폐로를 위한 운전정지에 들어갈 예정으로 반핵단체들의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은 “고리 4호기 1차 냉각재 누출사고는 영화 ‘판도라’에서 대형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LOCA(Loss Of Coolant Accident, 냉각재 유실 사고)로 진전될 수 있다”며 “고리 2~4호기 등 30년을 넘어선 원전들은 설계수명은 40년이지만 이미 여러 설비에서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철판 부식과 밸브 파손, 용접부위 균열 등은 노후화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또한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땜빵식으로 원전 재가동을 승인해주다가는 원전사고를 제대로 예방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제 노후화된 원전들의 안전성을 전면적으로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보다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자 원자력분야 최고 전문가집단으로 알려진 한국원자력학회(회장 황주호)측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원자력학회는 지난달 29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에 대한 비과학적 주장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 팽배하고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 정치권에서는 탈핵 주장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원자력 전문인들은 대안 없는 탈핵 주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또한 “에너지정책 결정의 효과와 영향은 세대를 넘어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합의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며 “원전 정책은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원전의 기여도와 위험도 등을 분석한 후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손익을 평가해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올바른 방향으로 정치인들에게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는 에너지정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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