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차단기 모선 2개 동정전은 매우 희귀한 경우
“정전 22분만에 전력공급 재개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

▲ 한전은 12일 조환익 사장 주제로 전국 전력관리처장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안정적 전력공급 서비스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잘 날 없다.’
5월말 현재 한전의 변전설비 용량은 총 833개 변전소 3억700만kVA에 달한다. 이처럼 설비가 많다보니 고장은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다.

특히 변전소가 서울본부 49개소, 남서울본부 60개소, 인천본부 62개소, 경기북부본부 54개소 등 모두 314개소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변전용량도 1억2400만kVA로 전체용량의 40%가 서울·경기·인천에 있다보니 항시 송변전설비를 운영하는 책임자 및 근무자들은 늘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송변전설비의 고장은 전국을 암흑으로 내몰 만큼 파괴력이 커 한전은 평소에 이에 대한 모의훈련을 하는 등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과거에는 정전을 어느정도 당연시 여기는 풍조가 있었으나 지금은 단1초의 정전도 허락하지 않는 세상이 되다보니 휴일 오후의 차단기 고장으로 인한 19만호의 광역정전사태는 매스컴에서 단연 헤드라인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영서변전소의 154kV 모선 연결 차단기의 고장은 한전에게는 상당한 충격을 줬다. 고장원인이 고장조사위원회가 구성돼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정전사태는 상당히 희귀한 경우라고 전문가들도 입을 모은다. 2개의 차단기 모선이 한꺼번에 정전 되는 바람에 154kV 시흥, 독산, 대방, 신길, 광명, 구공, 대림 등 연계변전소 7개(변압기 24대)에서 전면정전이 발생했다.

결국 연결 차단기 이상이 원인을 제공했지만 한전은 계통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향후에는 설비를 2~3중 보완하고 운영방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어떤 상황 하에서도 정전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태세다.

이번 서울 서남부 경기 광명·시흥지역 정전사태는 비록 정전을 일으킨 한전의 책임이 크지만 칭찬을 할 일도 많다는 점이다. 우선 이번 정전은 인적실수가 아니란 점, 그리고 근무자가 연결 차단기 이상상황 발생이후 침착한 매뉴얼에 입각, 신양재변전소로 우회 공급을 통해 최대한 정전시간을 단축시킨 점이다.

휴일에 발생하고 이러한 갑작스럽고 급박한 비상 상황하에서도 정전시간을 22분내로 줄였다는 것은 평소에 숙련된 교육과 훈련, 실력 등이 몸에 배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과연 한전의 송변전설비의 운영자와 견줄 수 있는 전력회사가 이 지구상에 있을까 하면서 경외감이 들 정도이다.

한전의 송변설비 운영은 모든 면에서 세계 최정상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는 점을 이날 입증했다. 이날 배전선로도 같은 시간대에 114D/L 공급을 완료함으로써 정전시간 단축에 크게 기여했다. 3분 이내가 2개 D/L에 1630호, 10분 이내가 2개 D/L, 22분 이내가 110개 D/L에 18만6499호에 공급을 완료했다.

다만 한전의 전력공급에도 수용가 및 고객의 정전이 지속된 점은 앞으로를 위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으로 여겨진다. 한전은 정전발생시 한전 전력공급 설비 복구후에도 고객 정전이 지속되지 않도록 지원 및 안내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전의 변전분야에 전설적으로 내려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변전분야  최고의 전문가는 변전소 구내에 들어가면 기기 소리만 듣고도 고장 발생에 대한 유무를 알 수 있을 정도는 돼야 한다는 것.

지금은 전설이 아니라 현실이 될 정도로 한전에는 이 정도 수준의  변전 베테랑들이 많다. 차단기, 변압기 등 기기 소리만 듣고도 고장을 예상할 정도의 전문가들이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인물 가운데 한사람이 바로 김영달 영인기술 회장이다. 그는 민주화후 세계적으로 투자가 활발한 미얀마에서 입증이라도 하듯 변전분야 전설의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단지 김 회장은 실력만이 가진 것이 아니라 미얀마 정부로 인정을 받아 이 나라 전력사업에 많은 공을 세우면서 기술력을 하나로 사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듯 한전의 송변전 전문가들은 선배들로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실무로 체득한 기술이 많아 언제 어느 곳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의 최고의 엔지니어들이다.

그만큼 한전 변전 전문가들은 30년이상을 변전운영 및 건설에 근무 하다보나 속된말로 이 분야의 귀신들이 모여 있다. 영서변전소를 관할하는 남서울전력관리처장이나 영등포 전력소장 등은 변전분야에서는 정평이 날 정도의 실력가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보다도 자부심을 갖고 있다. 비록 불가피한 상황의 도래로 기기 고장은 막지 못 했어도 20분안에 전력공급을 재개하고 피해 발생을 최대한 줄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상황만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 줘야한다.

청출어람, 제자가 스승보다 낫다는 말이 있듯이 그날 뜻밖의 상황을 맞은  휴일 근무자 또한 당황도 할텐데 조작 실수 없이 차분하게 우회 전력공급한 것을 보면 실력과 함께 평소 한전의 대비 태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근무자가 만약 잘못 했더라면 19만호의 정전이 아니라 수십만호의 정전 발생을 예상 할 수 있고 정전시간도 길어져 막대한 피해가 예상됐다. 한전 송변전운영처는 이번 같은 상황을 가정 하면서 모의훈련을 수시로 하고 있으며 변전기술 종합 교육 센터 등을 만들어 실무형 인재를 기르는 등 송변전 설비 고장을 방지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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