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사장 조환익)과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21일 전기케이블이 통과하는 지하 공간(전력구)에서 발생, 하수관으로 버려지곤 했던 일 1300톤(연간 50만톤) 지하수로 도로를 청소하고 공원에 물을 주고 도심 열섬현상을 잠재우는데 재활용한다고 밝혔다.

전력구는 지하 공간이라는 특성상 자연적으로 지하수가 찰 수밖에 없다. 현재 하루 평균 전력구에서 발생하는 유출지하수는 1만4000톤으로 78%(약 1만1000톤)은 하천유지용수 등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나머지 22%(약 3000톤)는 하수도로 방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전과 서울시는 지난 17일 유출지하수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하 유출수 재활용과 관련해서 한전과 공공기관이 업무협약을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전은 서울시 내 8개 전력구의 유출지하수를 지상부로 끌어 올리는 급수시설을 설치하면 서울시는 시설에서 나오는 지하수를 활용해 상수도 대체 용수로 이용하는 내용이다. 시설 관리도 시가 맡는다.

8개 급수시설 중 2곳(영오, 신림)은 현재 설치가 완료됐으며 나머지 6곳 전력구 급수시설도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설치가 완료된다.

또 시는 안전한 지하수가 재활용될 수 있도록 ‘지하수의 수질보전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한국전력공사가 3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수질 검사를 요청하고 공사는 그 결과를 시에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서울시는 버려지고 낭비되던 유출지하수를 재활용함으로써 ▲극심해지진 가뭄 등 비상요인에 대응하고 ▲자원 재활용으로 탄소배출을 줄이며 ▲상하수도 처리 비용을 낮춰 예산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3대 효과를 설명했다.

실제로 하수처리에 들어가는 1억6500만원의 예산 절감이 기대된다. 유출지하수 50만 톤을 기준으로 했을 때 한전은 지하수를 하수도에 방류하지 않는 만큼 연간 최대 1억6500만원(톤당 330원)의 하수도 요금을 감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6월 수립한 ‘서울특별시 지하수 관리계획’을 근거로 유출 지하수 활용을 위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중 3개 지하철역(동묘, 독립문, 종로3가역)에 급수시설이 설치되며 자치구에도 6개소의 급수시설이 추가된다.

서울특별시 지하수 관리계획은 서울시 지하수 정책의 기본이 되는 10년 단위 법정계획(지하수법 제6조2)으로 도심 지하개발로 인한 지하수 현안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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