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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北韓 斷想(III)
김문덕 前 서부발전 사장
2018년 07월 26일 (목) 16:05:27 한국전력신문 webmaster@epnews.co.kr

국민소득 1,300달러의 라오스를 보니 1,000불인 북한의 개방 후 전개될 미래가 짐작된다. 개발과 발전의 모습은 다르겠지만 현 상황을 잘 비교해보면 예측이 가능하다. 첫 번째 칼럼에서 피력한 바 있듯이 정치군사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보인다. 미국은 베트남을 본보기로 삼으라고 북측을 유인하고 있다. 북한은 남한과 같은 Korea라는 국가브랜드의 덕을 보고 있으며 한강의 기적이 대동강의 기적으로 투영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타국의 원조를 의지해 경제를 키우고 있는 라오스도 매년 8%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투자재원이 없어 선진국에 구걸하던 6, 70년대와 달리 현재는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캐피탈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어쩌면 북한은 과거 우리의 경제개발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지도 모른다.
 
경제개발을 위해서 전력인프라는 필수다. 빠른 경제개발 지원을 위한 전력설비 확충의 로드맵은 어찌 짜야할까? 계통설비는 현존하는 전압체계를 따르더라도 전원의 구성은 다양할 수 있다. 신재생과 ESS를 아우르는 Micro-grid, 원자력, 혹자는 조기 건설을 위해서 석탄과 가스발전소로 가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주장이 있다.

지난 주 칼럼에서 피력했듯이 주체사상과 대외의존 최소화를 목표로 하는 북한의 입장을 역지사지하려면 그들의 인벤토리를 살펴봐야 한다. 북한 지하자원의 풍부함은 잘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매장량보다 많다는 우라늄과 2백억톤이 넘는 석탄도 향후 에너지개발 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몫을 할 것이다. 현재 7백만kW의 발전설비가 있다하나 보수하여 운전 가능한 것은 2, 3백만 정도 송배전설비는 평양시 일부 배전분야를 제외하고는 사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최근 북한에 태양광 패널이 많이 쓰이고 있다지만 조명이나 TV를 위한 가정용 자급수준이지 배전계통으로 송전하는 단계는 아닐 것이다. 갈급한 민생의 전력수요는 값싼 중국산 태양광판도 효과적이지만 신재생전원으로 산업단지 공장을 돌린다는 것은 아직 현실적이지 않다. 우리의 자금으로 건설되다가 중단된 공정 34%의 KEDO 경수로 2기도 중요한 자산이다. 비핵화의 시점에서 경수로 건설재개는 아이러니지만 IAEA의 핵연료 감시를 받는다면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러시아의 가스관이 북한을 통과할 시점이 된다면 가스발전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 일단은 민생수요 대비 신재생 마이크로그리드, 산업을 위한 원자력과 석탄화력을 기저설비로 병행하되 보유한 수력발전을 정비해서 주파수 조정 등 유연한 계통운용에 활용하는 것이 그들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전력유통망이다. 신재생과 ESS, 원자력발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송배전설비가 튼튼히 받쳐줘야 한다. 튼튼한 남측 계통에 연결하면 좋겠지만 개성공단과 같이 격리된 구역이 아니라면 사고 파급 등 계통운영에 기술적인 문제가 많다.

정 필요하다면 Back-to-Back DC로 교류계통을 분리해 고장파급을 막고 융통량에 한계를 정해 제어가 가능토록 하고 용량은 상황에 따라 증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수로 2기가 건설되어도 북측계통이 너무 작아 직접 연결시켜서는 안정적 운전이 어렵고 765나 500kV로 남측계통에 연결 운전하되 다른 선로를 통하여 북으로 송전할 수밖에 없다. 북측의 송전설비는 현재 220kV와  110kV 설비를 점검해 본 후에 보수와 증설로 현 체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그림을 그릴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부족한 정보와 짧은 지식으로 방대한 전력설비 계획을 거론하는게 우습지만 시기가 되어 북의 엔지니어들이 비용경제적인 계획을 세우기 머리를 짜낸다면 비슷한 맥락의 얘기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북한을 주적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우리 마음 한 구석에는 같은 민족이라는 끈끈함이 있었다. 이번의 화해무드가 북측의 경제개발을 위해 우리의 경험을 나누고 도와주며 우리경제 역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다만 북측의 입장에서 자존심을 훼손치 않으며 그들의 문화와 사조를 존중하면서 이 일을 해나갈 수 있을지도 고심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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