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가격 작년 수준 하락

SNE리서치는 1일 코발트 가격 하락으로 이차전지 제조업체들의 3•4분기 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코발트는 이차전지 양극활물질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9월 28일 기준 현재 코발트 국제 거래가격은 ㎏당 62달러다. 사상 최고 가격을 기록한 지난 3월 30일 가격 ㎏당 94달러에서 2분기만에 가격이 약 30% 낮아졌다. 지난 수년간 ㎏당 30달러를 넘지 않던 코발트 국제 거래 가격은 2017년 4분기 ㎏당 60 달러 선으로 상승하며, 올해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차전지 제조 업체들은 코발트 가격 하락으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소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을 참다 못한 전지업체들은 전기차 업체들과 소재 가격 변동에 따른 이차전지 납품가 연동을 진행했다. 자동차 업계가 부품 가격 변동에 타 업계보다 엄격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상황이다.

코발트 가격이 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코발트 채굴 광산의 생산량 증가다. 세계 최대 코발트 채굴 업체 글랜코어(Glencore)가 소유한 연간 2만2천톤 생산 규모의 콩고민주공화국(이하 DRC) 카탕카 광산이 2년간 멈추었던 생산을 올해부터 재개하였으며 미국의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에서 중국의 낙양 몰리브덴(China Molybdenum, CMOC)으로 주인이 바뀐 DRC의 텡게 풍구루메(Tenke Fungurume) 광산도 생산량을 늘리고 있고, 신규 광산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어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의 김병주 상무는 “최근 급등한 코발트 가격 하락으로 전지 업계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가격 하락 반영된 원재료가 실제 양산에 적용되기에는 2~3개월의 기간이 필요한 바 2분기부터 떨어진 코발트 가격은 3분기 일부 또는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발트 가격이 갑작스럽게 상승한 이유로는 전기자동차 붐으로 인한 급격한 수요 증가와 헤지펀드의 투기성 매입이 꼽힌다. 당초 코발트는 휴대전화와 같은 IT제품의 이차전지에 사용되며 ㎏당 30달러 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IT제품보다 더 큰 용량을 요구하는 전기차 양산이 본격화로 수요가 증가하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자동차용 이차전지는 니켈•망간으로 코발트의 비중을 줄이고 에너지밀도를 높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활물질을 이용한 이차전지를 사용한다. 다른 소재를 통해 코발트의 사용 비중을 줄였지만 워낙 많은 양의 전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되는 코발트의 양이 많다.
여기에 기술적인 문제로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는 리튬인산철(LFP)을 양극활물질로 사용해오던 중국 내 전지 업계가 NCM 전지를 제조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코발트 수요는 더욱 늘었다. LFP는 NCM보다 제조 난이도가 낮고 안정성이 높지만 에너지밀도가 적어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SNE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코발트 예측 수요량은 약 11만 5천 톤이다. 2017년 보다 약 1만 5천 톤 늘었다. 반면 공급량은 2017년 12만 5천 톤•2018년 14만 톤으로 공급량이 수요량보다 높을 전망이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증가로 인해 2021년 코발트 공급 부족 현상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시장 상황과 불안정한 DRC의 내부 사정을 파악한 몇몇 헤지펀드들은 약 6천 톤의 코발트를 매입해 시장 가격 폭등을 주도했다.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54%를 차지하는 DRC는 정권에 대한 집권 연장 반대 시위와 이에 대한 유혈진압이 일어나는 등 불안정한 정세를 가지고 있다. DRC 내부 사회 혼란으로 인해 코발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국제 거래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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