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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전사업, 이젠 합리적 사고로 건설적 논의에 주력해야 할 때
윤한섭 과장<한국수력원자력(주) 사업기술처 구조기술실 건축부>
2004년 06월 12일 (토) 10:33:52 전력신문 webmaster@epnews.co.kr
70년대 오일쇼크를 격은 이후 부존자원 빈약이라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일환으로 우리나라는 1978년 처음 고리원전 1호기 가동을 시작했다.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만큼 세계인을 놀라게 한 급격한 경제 성장의 이면에는 근로자의 고귀한 땀방울과 함께 질 좋고 값싼,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국내 발전량의 40%를 담당하고 있는 원전이 그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원전에 대한 국민의 시각은 곱지 못한 것 같다. 아직도 원전을 핵무기와 같은 위험물로 생각하거나 원전 인근지역에서는 기형아가 태어난다는 막연한 의구심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물론 1986년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운영자가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얼마나 큰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상기시켜 준 바 있다. 그렇지만 오늘날 원전의 안전성 관련한 절차나 기술 수준은 과거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높은 수준에 와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전력관련 기술은 세계에서도 인정할 만큼 우수하다. 때문에 최근에는 우리의 원전기술을 중국, 인도, 베트남 등 해외로의 수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발전 및 송배전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 동남아 등에서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그렇다고 원전이 100% 안전하다는 말은 아니다. 기술이 완벽해도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 불가항력적인 위험요소의 가능성이 항상 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유용함과 안전성을 동시에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문명의 산물은 거의 없다. 자동차와 가스를 예로 들어 보자. 이들은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준 유용한 도구지만 사고나 폭발 등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동전의 양면성처럼 유용함 뒤에는 항상 위험성이 상존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자동차 사고를 두려워해 자동차 생산을 금지할 수 없는 것처럼 과거시절 위험성만을 생각해 오늘날 경제성장의 밑거름을 제공한 원전을 무조건 거부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미래 대체에너지로써 거론되고 있는 태양력이나 풍력이 현실적, 기술적으로 아직 시기상조라면 원전 종사자와 환경단체, 정부와 국민 모두는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원전의 위험성을 줄여갈 수 있는 건설적인 논의에 주력해야 한다. 소모적인 논쟁으로 치우쳐 자칫 서로에게는 물론 국력의 낭비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원전수거물센터 경우도 마찬가지다. 원전이 가동되는 한 효용가치를 다한 방사성폐기물이 생성되기 마련이다. 해외로 보내거나 마술을 부려 없애지 않는 한 우리나라 어디인가서 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처분해야만 한다. 중.저준위 폐기물 경우 방사선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되려면 200~300년이란 기간이 필요한 데 이 기간동안 폐기물을 차폐, 격리시켜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원전수거물센터 건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흔히 사람들은 막연하게 방사능누출을 우려하여 처분시설 자체를 반대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 기준에 따라 건설된 외국의 처분시설에 의해 피해가 있었다는 보고는 없다. 만약 원전수거물 처분시설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피해가 생겼다면 선진 외국에서 수십 년 전부터 처분시설을 건설하여 계속 운영할 수 있었겠는가.

이제는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상생적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무조건 안 된다 보다는 현실적 대안을 찾고 다함께 밝은 미래를 향해 정진해 가는 성숙된 자세를 추구해야 한다. 오늘날 국민적 염원인 국민소득 2만불 시대의 벽을 넘기 위해선 더 더욱 그러하다. 획기적인 대체 에너지 기술이 개발되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원전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다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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