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윤식·조주현 박사팀, 세계최초 시간당500L 플라즈마활성수제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연구기관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최규하) 전기물리연구센터 진윤식·조주현 박사팀이 미래 청정기술로 불리며 농업‧바이오‧식품‧원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플라즈마 활성수’를 대용량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플라즈마란

플라즈마란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로, 강한 전기적 힘으로 인해 기체 분자가 이온과 전자로 나누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우주 전체의 99%가 플라즈마 상태로 이루어져 있고, 자연현상에서는 번개, 오로라 등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우리 주위에서는 거리의 네온사인과 형광등이 플라즈마에 의한 현상이다.
대기중에서 생성된 플라즈마의 이온 및 전자는 공기 중의 산소‧질소 등과 만나면 다양한 화학종(Chemical species)을 만든다. 이러한 화학종은 또 다른 물질의 표면과 만나 여러 화학 작용을 일으킨다. 여기서 발생하는 화학 작용을 통해 물질 표면에 있는 오염물질의 살균‧분해‧소독‧세정 등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

◆KERI, 플라즈마 활성수 대용량 제조

한국전기연구원(이하 KERI)이 개발한 기술은 플라즈마 활성수(PAW : Plasma Activated Water)를 대용량으로 제조하는 기술이다. 플라즈마 활성수는 공기(혹은 수중)에서 플라즈마를 생성한 뒤, 산소 및 질소 등의 활성종을 물에 녹아들게 한 기능성 물이다. 이 활성수는 강한 산성을 띠어 소독제나 살충제 등의 역할을 할 수 있고, 동시에 질소 산화물들이 다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액체 비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병원에서는 의료도구의 소독이나 피부 치료로 쓸 수 있고, 가정에서도 야채나 과일을 씻어주는 친환경 세정제로 이용될 수 있다.
활성수를 생산하는 기존의 방법은 가느다란 틈으로 플라즈마를 고속으로 분출하는 ‘플라즈마 제트(Plasma jet)’를 활용하는 방식, 평판의 금속전극과 유전체(정전기장을 가할 때 전기편극은 생기지만 직류전류는 생기지 않게 하는 물질)를 샌드위치처럼 배열하고 좁은 갭에서 방전을 일으키는 ‘평판형 유전체장벽방전(DBD)’ 방식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1회 제조용량이 수십 밀리리터(mL)에서 수 리터(L)로 제한됐으며, 넓은 면적으로 균일하고 밀도가 높은 플라즈마를 발생시키는 데에는 많은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KERI, ‘동축형’ 유전체장벽방전 장치

이에 KERI에서는 평판형이 아닌 ‘동축형’의 유전체장벽방전 장치를 통해, 균일하고 대면적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동축형은 평판형에 비해 부피를 줄일 수 있고, 직·병렬의 연결이 용이해 대용량화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 또한 플라즈마와 물의 반응 효율을 극대화시키는 리액터 구조를 창안하여 장시간동안 큰 전력을 공급하면서 플라즈마 활성수를 다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용량에 관한 세계적인 기록은 미국 APS(Applied Plasma Solution)사의 120L/h,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대학의 100L/h가 있으나, KERI가 개발한 ‘동축형 유전체장벽방전’ 장치는 시간당 무려 500L의 플라즈마 활성수(pH 3기준)를 제조할 수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 세계 전문가들 많은 주목

해당 연구결과는 특허출원을 완료했고, 최근 미국에서 열린 펄스파워 분야 세계 3대 학회인 ‘펄스파워 및 플라즈마 과학 컨퍼런스(PPPS)’와 일본에서 열린 물리학 및 플라즈마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대회인 ‘ICPIG-34 & ICRP-10’에 소개되어 전 세계 전문가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연구개발 책임자인 진윤식 박사는 “플라즈마 활성수는 공기와 물 그리고 전기만 있으면 제조가 가능하고, 다른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친환경적이다”고 밝히며 “KERI가 개발한 기술로 농업‧바이오‧식품‧원예 등 다양한 산업에서 대용량의 플라즈마 활성수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전했다.
최근 플라즈마 활성수를 제조‧분석하고, 다양한 응용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KERI 연구팀은 ‘산업용 대용량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장치’의 상업화를 위한 기술이전 수요업체 발굴을 통해 조기 사업화를 추진한다는 목표다.

◆KERI 국가사회 기여, 대형 성과창출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1976년 국가공인시험기관으로서 첫 출발한 이후 2017년 기관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하는 등 최고 수준의 전기전문연구기관이자 과학기술계 대표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경남 창원에 소재한 본원 외에 2개의 분원(안산, 의왕)이 있으며, 전체 직원수는 600여명에 달한다.
실현 가능하면서도 대규모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연구과제를 집중 선정하여 국가사회에 기여하는 대형 성과창출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심 연구분야는 전력망 및 신재생에너지,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기물리 연구 및 산업응용 기술, 나노신소재 및 배터리, 전기기술 기반 융합형 의료기기 등이다. 그동안 △765kV 초고압 전력설비 국산화 △차세대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 △원전 계측제어시스템(I&C) △한국형 배전자동화(KODAS) 기술 △펨토초 레이저 광원 기술 △고출력 EMP 보호용 핵심소자 기술 △전기차용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 기술 △고압직류송전(HVDC)용 직류차단기 기술 등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분야에서 선진국들과 경쟁이 가능하고 업계가 주목하는 대형 원천기술들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계 기술이전을 통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전력기기에 대한 국가공인시험인증기관이자 세계 3대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으로서 세계적 경쟁력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2011년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 설비와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KERI의 시험성적서가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게 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에 기여하고 있다. 2016년 중전기기산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4000MVA 대전력설비 증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국내 중전기기업체들의 시험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상당부분 해소했으며, 현재 보다 질 높은 시험인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시험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2025년까지는 광주, 나주지역 등으로 시험  인프라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시험인증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해간다는 목표다.
향후 신기후 체제, 4차 산업혁명 등 관련 유망 융합 분야를 발굴하고, 모든 일상에서 전기가 중심이 되는 '전기화(電氣化, electrification)'에 따른 대응환경을 구축하는 등 미래를 선도하는 기술개발에 주력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2018년 4월 최규하 박사가 제13대 원장으로 취임한 것으로 계기로 국민과 함께하는 출연연구기관으로서의 공적 역할과 미래 핵심가치를 선도하는 세계 최고 전문연구기관 ‘Glocal(Global+Local) KERI’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미니 인터뷰

1.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어떤 기술인지

공기 중 또는 수중에서 플라즈마를 발생시켜 물과 반응시킴으로써 그 물이 다양한 기능을 가지게 한 것을 플라즈마 활성수라고 합니다. 이 플라즈마 활성수는 강한 산성을 띠게 하여 소독제, 살균제 등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공기 중의 질소성분이 다량 녹아 있어 액체비료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플라즈마 활성수를 산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단시간에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2. 기존 기술의 한계, 이번 개발 기술은 이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기존의 플라즈마 제트나 평판형의 유전체장벽방전을 이용하는 경우, 플라즈마 활성수의 1회 제조용량이 수십 mL ~ 수 L로 제한되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균일하고 고밀도의 대기압 플라즈마를 대면적으로 발생시키는 데 한계가 있으나, 본 연구에서는 동축형의 유전체장벽방전을 채택하여 보다 균일하고, 대면적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플라즈마와 물의 반응효율을 극대화시키는 리엑터 구조를 창안하여, 장시간에 걸쳐 플라즈마 활성수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3. 어떤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지

플라즈마 활성수는 공기와 물 전기만 있으면 제조가 가능하고 다른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 이용이 가능합니다. 병원 의료기기의 소독을 비롯해, 농가에서의 친환경 살균, 살충제, 학교급식 및 가정에서의 야채와 과일 세정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플라즈마 활성수에 포함된 다양한 질소성분으로 인해 친환경 비료로써 활용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스마트 팜에서 요구되는 다량의 액체 비료로의 활용이 가능합니다.

4.국내외 연구동향 및 다른 나라와의 기술수준 비교
 
플라즈마 활성수는 최근 국내외 플라즈마 과학기술계의 핫토픽 중의 하나입니다. 현재까지의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용량에 관한 세계적 기록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대학에서 100L/h, 미국 APS사에서 120L/h를 보고하고 있으나, KERI가 개발한 동축형 유전체 장벽방전장치는 시간당 500L의 플라즈마 활성수를 제조하여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를 최근 미국(PPPS 2019)과 일본(34th ICPIG & ICRP10)에서 개최된 플라즈마 국제학술대회에 발표하여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5. 향후 계획

향후 산업용 대용량의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 장치를 상용화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면서도 각 방면의 응용에 적합한 플라즈마 활성수 제조기술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대량의 농산물 및 식품류의 실시간 소독, 살균, 세척뿐만 아니라 도시농업 및 스마트 팜에도 적용할 예정입니다.(액체 비료로서의 식물의 성장촉진과 및 기타 수처리 장치 등의 용도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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