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화 한전 경인건설본부장 인터뷰


목계지덕의 자세로 민원에 대응
역삼각형 리더십 직원사기 진작

이탈리아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뛰어난 리더의 조건으로 부하가 두려워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주장했다. 그동안 사업소 운영을 지켜보면 김종화 한전 경인건설본부장은 이러한 리더의 조건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그는 한전 경인건설본부장으로 부임해서 1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소와 각종 사업들을 본궤도에 진입 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제껏 김본부장의 사업소 운영 스타일을 보면 나름대로 정립한 이론의 바탕으로하여 직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직원들의 동의와 신뢰속에 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례로 그는 신바람나는 직장문화 조성을 위해 ‘역삼각형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으며 평소 현장에서 직접 느낀 바를 토대로 ‘기술과 인문학의 협업’ 등을 강조하고 있고 국가적  최대 현안중의 하나인 고덕 삼성반도체 전기공급을 위해 23.2 프로젝트 T/F를 구성하여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여 왔다.이처럼 김 본부장은 아이디어 창출을 통해 난관을 극복하고 명예를 중히 여기며 냉철한 합리화를 추구, 자기 앞에 놓여진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경인건설본부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경인건설본부는 1962년 설립 이래 한국의 고도성장기에 345kV와 765kV라는 두 번의 송전전압격상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한전의 건설기술을 선도해온 전통의 사업소다. 다만 근래에 들어 수도권의 고도화 되는 민원으로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조직 내, 외부적으로 어려움을 겪은바 있으나,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노사가 합심해서 가죽을 벗기는 혁신의 아픔을 기꺼이 감내하면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화 한전 경인건설본부장은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부패, 비리에 대해서는 엄단하고, 열심히 일을 하다가 실수한 경우에는 최대한 정상을 참작해서 성장의 기회로 삼도록 하자는 본부장으로서의 굳은 신념을 대부분의 동료들이 이해해주고 문자메시지 등으로 성원을 보내올 때 경인건설본부는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느낀다”고 밝혔다.

경인건설본부 연혁
 ○ 1962. 송변전건설사무소
 ○ 1980. 송변전건설처
 ○ 1998. 전력계통건설처
 ○ 2009. 경인건설처
 ○ 2017. 경인건설본부
 ※ 3실 9부, 2개 건설지사(9월 현재)   

◆현재 진행형인 민원이 극심한 345kV 신부평-영서T/L의 그동안의 진행과정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부평 및 부천지역의 전자파 민원은 345kV 갈산-신광명(구, 신부평#2-영서) 지중송전선로 건설에 따른 전자파 유해주장과 기설 전력구 심도변경(이설)을 요구하는 민원으로 지중송전선로 건설공사와 관련하여 발생한 국내 최초의 사례다. 이중 부천지역의 경우 지자체장의 고의적인 인허가 부작위와 불허처분 등으로 법적분쟁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으며 부평지역의 경우 일부 반대주민들의 전자파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공사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인건설본부는 2018년 7월 국립환경과학원과 같은 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으로 전자파 측정을 시행했다. 그 결과 부평 및 부천지역 모두 국내 기준치 대비 미미한 수준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에도 전자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2019년 3월 부평지역 맨홀에 차폐재를 시범 설치하여 상당한 전자파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전자파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이동형 전자파 체험시설인 ‘빛으로 나눔 쉼터’를 2018년 9월부터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고 홍보리플릿을 약45만부 배부하는 등 전방위적인 홍보와 주민설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적 관심사인 삼성반도체 345kV 고덕-서안성T/L의 적기 준공을 위한 진행과정 및 향후 계획은

2013년 9월 한전과 삼성반도체간 전력공급 협약으로 사업을 착수하였지만 지역 주민들의 민원으로 약 5년 이상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금년 3월에 지역 국회의원, 안성시의 입회하에 3자(지역주민, 한전, 삼성)간 상생협력 MOU를 체결함으로써 오래된 갈등이 해결되었다.
현재 고덕 삼성반도체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약 66개월(2024년 9월)이 소요되는데 2024년에 전기를 공급할 경우 정상적인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된다. 따라서 경인건설본부에서는 전력 공급 시기를 당초 계획 대비 약 1년 7개월을 당긴 2023년 2월로 맞추기 위해 ‘23.2 프로젝트’ T/F를 구성하여 조기 전력구 발주 및 정부 사업승인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T/F가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적기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HVDC 모태 사업이 될 500kV HVDC 신한울-신가평(일명 EP 프로젝트) 사업이 반드시 추진되어야할 이유, 현재 진행사항, 앞으로 계획은

이번 사업은 한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사업으로서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등 동해안 지역 대규모 발전전력을 수도권으로 수송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경북 울진군 지역을 기점으로 경기 가평군까지 3개도(경북, 강원도, 경기도), 10개 지자체(울진, 봉화, 삼척, 영월, 정선, 평창, 횡성, 홍천, 양평, 가평)에 걸쳐서 송전선로가 건설될 예정이다. 송전선로 길이는 약 220km, 철탑은 약 440기 정도로 예상되며, 총 사업비는 변환설비를 포함 약 1.7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사업 진행상황은 2016년 5월 사업확정 이후 평창지역을 기점으로 동·서부구간으로 나누어서 송전선로 입지선정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송전선로의 입지를 보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선정하기 위하여 주민 참여형 입지선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동부구간은 2016년 10월부터 금년 9월까지 약 3년간 23차례의 입지선정 회의를 통하여 경과지 선정을 완료하였으며, 서부구간은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6차례 입지선정 회의 통하여 경과대역을 도출하였고, 늦어도 금년 말까지는 경과지 선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하면서 합리적인 의견은 적극 수용하고, 지역주민이 공감할 수준의 보상 및 지원을 통하여 원활하게 사업이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

◆항상 건설시 이슈가 되고 있는 민원에 대한 본부장님의 평소 생각과 귀본부 나름대로의 대처방안 및 성공적인 좋은 사례는

송변전건설 시 집단 민원은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시작해서 국민 생활수준 향상과 지방자치 도입을 계기로 NIMBY현상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되었으며, 밀양사태 이후 더욱더 심화되고 고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첨예한 재산권 대립이 상존하는 수도권지역의 경우 지중송전사업 마저도 전자파를 이유로 대규모 민원이 발생하여 1년 이상을 끌고 있으며, 민원인들이 변호사를 고용하여 민원을 제기하는 등 민원의 양태는 날로 고도화 되는 반면 한전의 민원대응은 여전히 담당자들의 고군분투로 버텨나가고 있다. 다시 말해 민원이라는 칼은 점점 강력해 지는데 방패는 옛날 그대로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방패를 고도화 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제가 부임해오자 처음에는 국회의원이 아닌 보좌관, 비서관들까지 본부장을 만나자는 것이었다. 민원인들도 물론 본부장만 찾았다. 그래서 본인은 민원대응 프로토콜을 정립했다. 국회의원, 지자체장은 본부장이, 보좌관이나 비서관은 부장 또는 차장이 만나고 민원인의 경우는 담당 직원이 한전 사장님을 대신하여 소신을 가지고 대응토록 하였다. 전반적으로 민원대응 프로토콜이 자리 잡힘에 따라 이제는 무조건 본부장만 찾는 일이 없어졌다. 아울러 국회의원이 사장님을 찾을 경우에도 먼저 본부장이 대응을 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본사에 건의토록 민원대응의 관행을 바꾸었다.
또 하나 본인이 생각하는 민원대응 역량 강화방안은 ‘기술과 인문학의 협업’에 의한 민원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민원대응은 담당 기술자가 해왔는데, 민원인은 기술을 모르는 ‘사람’이기에 사람을 다루는 학문인 인문학이 개입을 하여 기술자와 민원인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건설본부에 사무직 인력을 보강하여 민원인을 상대할 때 기술직과 사무직이 짝을 이루어 접촉을 하게 되면 지금보다는 훨씬 민원 대응 역량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한 가지 경인건설본부 동료들에게 당부할 것은, 민원 대응시 장자의 목계지덕(木鷄之德)을 갖추어 겸손하고 부드럽게 대응하면서도 태산같은 평정심을 가지고 끈기있게 정도를 걸어가면 제아무리 어려운 민원이라도 결국에는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송변전 건설 기술의 미래방향에 대한 견해가 있다면

과거 고도성장시대에 우리는 standardization을 통해 과업을 달성했었고 이제는 Individual Engineering으로 전력설비를 건설해야 할 때다. 즉, 표준화 시켜서 복사를 통해 단기간에 저비용으로 설비를 건설한 과거를 벗어나서 이제는 설비 하나하나 마다 제반 여건을 고려한 창의적인 설계와 시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from copy to creation)
서울대 이정동 교수가 ‘축적의 길’에서 제시한 개념설계에 도전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최근 한전 그리드본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100년을 내다보는 사람과 환경중심의 미래형 전력설비 건설’은 그런 의미에서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적극 추진해 나가야할 과제다.

◆직원들의 사기진작방안과 노조와의 관계는

한전의 전력계통 건설을 주도해왔고 앞으로도 미래전력계통의 고도화와 대외진출을 선도해야 하는 ‘Grid Pioneer’로서의 경인건설본부에는 노와 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또한 전직원이 힘을 합쳐 비젼을 공유하고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상시 학습조직을 운영하여 미래 인재양성에 매진함으로써 국가와 회사발전에 기여하고 개인의 미래 준비도 병행하게 되면 직원들의 사기는 저절로 진작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경인건설본부는 신바람 나는 직장문화 조성을 위해 전 직원이 ‘역삼각형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다. 역삼각형 리더십이란 직원(동료)들의 능력을 믿고, 사업 일선에 있는 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소신껏,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간부들이 뒤에서 밀어주고 챙겨주는 리더십을 말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상급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하게 일을 할 수 있으며 본부장의 개인 성향에 따라 조직이 요동하지 않을 수 있다. 경인건설본부는 이러한 역삼각형 리더십에 기반 한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지난 10월 18일 노사 합동 협약으로 역삼각형 리더십 조직문화 구축을 명문화 하고자 한다. 이처럼 경인건설본부 노와 사는 일할 맛 나는 조직을 만들어 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 가고 있다.

◆본부장님이 30년이상 송변전건설·운영과 해외사업 등에 몸담으면서 한전인으로서 느낀 평소 생각은

우리나라의 전력계통은 10만 평방km의 고립된 작은 영토 안에 100GW의 설비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1972년 이래 블랙아웃 한번 없이 운전되고 있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의 결과물이다. 한편 송전전압격상의 역사를 보면 1976년 345kV가 최초로 상업운전을 개시하였지만 이때는 기술과 돈이 없어 남의 기술과 돈을 빌려 건설을 해야 했고, 그러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딛고 절치부심 기술자를 양성하여 다음 단계인 765kV는 우리의 기술과 돈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설비를 성공적으로 건설 하였으며, 765kV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2002년 이래 매년 최소 7천억원 이상의 제약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성취는 우리 자신보다도 해외에서 더욱 잘 알고 있다.
한전의 선배들이 도전과 개척을 통해 자랑스런 역사를 만들었듯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동북아 수퍼그리드, 북한 전력협력사업, 해외 그리드사업 등 눈앞에 닥친 변화와 도약을 이끌기 위해 무엇보다도 글로벌 역량을 지닌 인재양성에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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