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류형-전압형 HVDC 비교 분석을 중심으로

한전 신송전사업처(처장 박창기)는 최근 육지~제주 #3 HVDC 선로를 국내 처음으로 전압형 HVDC로 계획을 확정하고 시공·납품 업체를 선정하는 등 건설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압형 건설은 전력전송 방향이 용이한 양방향이어서 향후 제주지역의 풍력 등 신재생 발전력을 육지로 역송하는데 적합한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이와함께 전압형 HVDC는 신재생 출력 변동에 유리,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추진 되고 있는 해상풍력 등 신재생 적용이 늘고 있다. 유럽풍력협회의 계획에 의하면 2030년까지 건설될 약 350GW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중 약 150GW 규모는 전압형 HVDC로 계통연계가 되는 등 북미,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전압형이 확산 추세에 있다. 다음은 한전 신송전사업처가 제공한 HVDC 사업과 기술의 국내외 현황이다.<편집자주>

◆HVDC 개요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생산한 교류를 전력·전자 기술을 활용하여 직류로 변환, 송전한 뒤 다시 교류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1954년 수은 정류기 밸브(Mercury Arc Valve)를 채용하여 스웨덴 본토와 고틀랜드 섬(Gotland)을 연계하는 세계 최초의 HVDC 시스템이 건설된 이래, 반도체 소자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현재에는 싸이리스터 및 IGBT 등 전력·전자 소자들을 이용한 HVDC 시스템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 3월부터 해남과 제주 간 #1HVDC(±180kV, 300MW)를 설치하여 국내 최초로 HVDC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진도~제주간 #2HVDC를 설치하여 제주지역의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세계 HVDC 시장

1954년 스웨덴 ASEA에 의해 개발된 최초의 HVDC가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현재 전 세계 약 165개소의 HVDC 시스템이 설치되어 운영 중이다. 글로벌 HVDC 시장은 2020년 기준 약 75조원 규모까지 성장이 전망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과 더불어 대형 해상풍력단지가 집중된 유럽이 시장규모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시장은 향후 전세계 HVDC시장의 약 49.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중 HVDC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의 수요가 약 25%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에서는 경제발전으로 인한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하여 산베이(三北, 동북, 화북, 서북 지역)지역에서 생산한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중동부 지역(베이징, 텐진 등)으로 확대 공급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서 추진된 HVDC 프로젝트의 58%가 3GW급 이상의 대용량 정격이었으며, 2001년부터 2010년 동안에만 23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하였다.

전통적인 HVDC 시장인 유럽은 현재에도 수백 MW급 대규모 풍력단지 연계 프로젝트가 HVDC로 진행중에 있으며 EWEA(European Wind Energy Association)의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건설될 약 350GW의 해상풍력발전단지 중 약 150GW 규모는 전압형 HVDC로 계통에 연계될 예정이라고 한다.

기타 북미,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도 전류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전압형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전류형 vs 전압형 HVDC

HVDC는 사용되는 소자와 동작원리에 따라 전류형(LCC, Line Commutated Converter) HVDC와 전압형(VSC, Voltage Source Converter) HVDC로 구분할 수 있다. 전류형 HVDC는 싸이리스터(Thyristor) 소자를 사용하여 턴온 시간을 조절하여 흐르는 전류의 크기를 제어하는 원리로 동작하게 되는 반면 전압형 HVDC는 IGBT 소자를 사용하여 턴온 및 턴오프 스위칭을 통해 AC전압의 크기와 위상을 제어하는 원리로 동작하게 된다.

전류형 HVDC의 경우 전력변환 손실이 작고 컨버터 가격이 전압형 HVDC 대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전압형 HVDC에 비해 설치면적이 크고 AC 전압원이 필요한 한계가 있다. 전압형 HVDC는 설치면적이 전류형의 60% 정도에 이르고 무효전력 보상설비가 불필요하며 양방향 전력전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세 개 이상의 HVDC 출력원을 연결한 시스템을 일반적으로 다단자망 HVDC (MTDC, Multi-Terminal DC)라고 부르는데, 다수의 전압형 HVDC를 사용하여 대규모 풍력, 태양광, 수력 발전 등을 연계하는 것으로 신재생 에너지 증가와 함께 1990년대 중반 이후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국내사업 및 기술개발

한전은 현재 육지와 제주를 잇는 세 번째 HVDC 선로를 건설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로는 국내 최초 전압형 HVDC로 구축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주와 육지계통을 서로 연결하여 제주지역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기여할 수 있다. 이번 공사는 2023년 12월까지 육지와 제주 측에 변환소 2곳을 건설하고, AC 설비 계통연계를 목표로 추진된다.

설비는 200MW급 전압형 HVDC 방식으로 건설될 예정이며, 통신 광케이블을 포함해 해저 89km, 육지 10km 등 약 100km 규모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한전은 계통 강건도에 미치는 영향과 신재생에너지 발전력의 역송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 #1, 2HVDC와 달리 전압형으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전압형은 전력전송의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어 제주지역의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함은 물론 제주지역의 신재생 발전력을 육지로 역송하는데 적합한 기술이다.

한전은 HVDC, FACTS 설치 확대와 더불어 국내 기술확보를 도모해 가고 있다. 지속적인 국내 기술 발전을 위해 산·학·연 기술자립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자체적으로도 HVDC 전 수명주기 핵심기술을 분석하고 전류형 및 전압형 HVDC 제작사와 사내 전문가 그룹과의 기술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전력회사에서 수행 가능한 엔지니어링 기술확보 이외에도 한전은 HVDC의 국내 기술자립 환경조성을 위해 다각도로 힘쓰고 있다. GE(舊 알스톰社)와 Joint-Venture, KAPES를 설립해 HVDC 기술이전을 조속히 완료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당진-고덕 사업 및 동해안-신가평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예정이다.

또 정부와 민간기업이 공동 참여하는 전압형 HVDC 연구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한전은 선진 전압형 HVDC 기술 확보를 위해 #3 HVDC 건설사업 계약자인 ABB와 전 주기 기술확보 협력, 설비 운영 최신기술 적용, 정기 기술교류 등과 관련한 협약을 체결했다.

전압형 설비가 건설되는 동안은 상호 신뢰성을 바탕으로 기술 공유를 통해 한전의 부족한 기술력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도권 지역의 고장전류 및 전압 안정화를 위해 전압형 HVDC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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