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주) 원자력환경기술원 원장 한태수

새 정부가 시작될 신년을 맞는 우리에게 커다란 희망과 함께 걱정스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 환경오염과 인구급증, 에너지 부족 등의 문제가 현실로 다가서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중동지역에서 전운이 감돌면서 에너지 수급이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장기적인 대안으로 ‘원자력 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축적된 기술과 신뢰를 바탕으로 차분하게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나 국내 원자력산업의 추진에 있어서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결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입지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대에 부딪쳐 지금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원자력 발전은 우리나라 전력 총생산량의 40%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6위의 원자력 선진국이다. 현재 운전되고 있는 18기의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성폐기물은 현재 원전부지 내에 임시저장하고 있으나 조만간 저장용량이 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전국의 병원, 연구소, 산업체 등 방사성동위원소(RI)를 이용하는 기관도 근래 1,600기관에서 2,000여 기관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발생하는 방사성동위원소 폐기물도 계속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이들 모두를 관리할 종합관리시설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98년 9월 30일, 제249차 원자력위원회 의결을 거쳐 국가 차원의 방사성폐기물관리대책을 확정하였으며, 한국수력원자력(주)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하였다. 즉 약 60만평 규모의 부지를 적기에 확보하여 2008년까지 10만 드럼 규모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시설을 건설하고, 2016년까지 2000톤 규모의 사용후연료 중간저장시설을 1단계로 건설할 예정이며, 사업과 관련된 기술개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방사성폐기물의 부피를 혁신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고, 처분안전성을 제고할 수 있는 유리화 기술을 개발하였다. 이 유리화 기술은 2007년부터 원전에 적용할 계획인데, 원전 1호기에서 발생되는 방사성폐기물의 양이 150드럼에서 약 35드럼으로 줄어들게 되며 안정성도 크게 향상된다.
이와 함께 일반국민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 및 지역사회와의 유대강화를 돈독히 유지함으로써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수용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은 방사성폐기물의 안전한 관리를 통해 국토환경을 보전하고 국가 주요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국가적인 중요사업이다. 따라서 정부와 사업자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시설이면서도 과거 15년간 어려움을 겪어 온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기 위해서는 원자력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우리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현명한 판단과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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