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계통 감시·제어 '더 빠르게…더 쉽게'

양질의 전력 단계별 안정적 공급에 초점
고장복구 시간 73분서 6분대로 단축
부문별 자동화 기능 유기적 통합이 관건



'전력계통자동화'는 전기가 안정적으로 생산·공급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감시하거나 제어, 계측하는 일련의 과정을 일컫는다.
전력계통자동화를 통해 전국 각지의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가정 및 공장, 건물 등의 최종 전력수용가로 차질 없이 공급된다.
'전력계통자동화'는 발전 및 송·변전 배전 등 3단계를 통해 이뤄진다.
세부적으로 전력의 경제적 생산에 초점을 맞춘 EMS(급전자동화시스템)과 각 변전소의 운전상황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감시·처리하는 SCADA(원방감시제어시스템), 그리고 전기를 원활히 분배하는 DAS(배전자동화시스템) 등이 계통자동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발전단계

전력을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는 전력수요 예측을 통해 결정된다. 특히 전력량의 많고 적음은 전기품질과 기업의 생산성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다.

발전량이 실제 전력사용량에 비해 크게 부족할 때는 과부하 현상으로 인해 전압과 주파수가 변해 전력품질이 저하된다. 과부하 정도가 심하면 불시에 정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가능한 한 전력 사용량보다 약간 많게 발전량을 자동 조절함으로써 기준치 이하의 부하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발전단계 자동화의 핵심이다. 이는 고품질의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출발점이 된다.

발전단계의 자동화는 EMS(Energy Management System-급전자동화 및 에너지관리시스템)을 근간으로 한다. 이 시스템은 전국 발전소와 변전소를 네트워크로 연결,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함으로써 발전량을 자동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발전소-변전소간 네트워킹에는 RTU(Remote Terminal Unit, 원격소 장치)가 이용된다.


송·변전 단계

이는 생산된 전력을 송전선로를 통해 변전소로 공급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한전은 최적의 송전선로 경과지를 선정하기 위해 GIS(지리정보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력손실을 최소화하고 선로 건설비용을 적게 들이는 경과지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변전 설비 및 선로건설에는 각종 송전선표준철탑프로그램 등 각종 송·변전설계프로그램이 이용된다. 또 건설공사의 효율적 공정관리 및 적기 준공을 도모하기 위한 공정관리시스템과 준공후의 원활한 유지·보수를 위한 송·변전설비관리시스템 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송·변전 단계의 자동화는 전력설비의 무인화 운전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시킴으로써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원천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도 가져다준다.

전국 전력관리처별로 설치된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전력계통원방감시제어시스템)과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전력설비를 효과적으로 감시하는 RTU는 송·변전 자동화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전력설비를 원격지에서 자동으로 제어하고 각 변전소의 운전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 99년 국산 SCADA 개발 성공 = 한전은 일찍이 변전 설비의 운전신뢰도를 향상시키고 방재 관리업무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원격 화상감시 시스템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단계적인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와 관련 지난 97년 4월 5개 변전소에 화상감시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설치했으며 98년 5월에는 감시제어 시스템 보급에 대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어 지난 2000년 서울전력 등 전국 9개 전력관리처 관내의 21개 변전소에 대한 원격 화상감시 시스템 설치를 마무리했다.
SCADA시스템의 국산화를 추진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81년 한전 서울전력관리처에 SCADA시스템이 최초로 설치됐다. 초기에는 국내에 SCADA관련 기술 및 정보가 부족해 외국의 설비를 수입해 설치했으나 부품을 확보하고 설비를 유지·보수하는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전은 지난 98년 6월 자회사인 한전정보네트웍(현 한전KDN)을 통해 국산 SCADA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한전정보네트웍은 국산 SCADA시스템 연구·개발에 약 15억원을 투자했으며 선진국이 기술이전을 기피하고 국내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한 상황 속에서도 개발에 착수한지 약 14개월만에 이 시스템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SCADA시스템은 현재 한전 광주전력관리처에 설치돼 가동 중에 있다.

□ 한전 변전소 종합자동화 추진 = 이러한 일련의 사업은 궁극적으로 변전소 종합자동화를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전소 종합자동화란 디지털 보호계전기 등을 활용, 전력계통에 대한 계측과 제어기능을 극대화함으로써 변전소 시스템의 무인 운전을 가능케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디지털 보호계전기의 효과적인 적용을 통해 전력설비의 중복설치를 없애고 제어 케이블 사용을 최소할 수 있는 게 변전소 종합자동화의 이점이다.
아울러 계전기의 통신기능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변전소 운영에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관리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전은 지난해 말 변전소 종합자동화 시범 사업에 착수했으며 사업 결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완전 자동화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한전은 먼저 변전소 감시·제어 설비를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소형화(콤팩트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이를 통해 변전소 감시·제어 설비와 자동운전 프로그램 등을 효율적으로 연계, 궁극적으로는 전력계통 운용에 필요한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는 완전 자동화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변전소 종합자동화 시범 사업은 올해부터 서울의 독산·대방 변전소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선도전기(HMI: Human machine Interface, 원격 자동운전 시스템) △유호전기(통신제어장치) △YPP디지텍(송전선로 및 모선보호반) △젤파워(변압기 및 배전선로 보호반) 등 4개 업체가 사업에 참여한다.

한전은 올해 말까지 1년간 시범 사업을 실시한 뒤 사업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신설변전소를 중심으로 변전소 종합자동화 시스템을 확대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한전은 지난 2001년 10월 변전소 종합 자동화에 대한 장기계획을 수립, 시스템 구성기기별 세부사양을 확정했으며 11월에는 확정 규격안을 공포한 바 있다.


배전단계
변전소에서 일반수용가 까지 설치된 배전설비는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배전설비는 최종 전력수용가와 가장 가깝게 연결돼 있는 전력설비라는 점에서 전기품질 및 서비스를 가늠하는 척도로 인식되고 있다.

배전자동화의 핵심은 전기공급 신청에서부터 설계 공사 준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전산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처리하는데 있다.
한전은 광범위하게 설치돼 있는 배전설비를 효과적으로 감시하고 사고발생시 신속한 고장점 탐색, 무정전 부하융통과 복구지원, 설비의 체계적인 관리 등을 담당하는 DAS(Distribued Automation System, 배전자동화시스템)을 도입, 대도시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 고장복구 시간 6분대로 단축 = 배전자동화시스템은 고장 복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시스템 설치 전에는 고장발생시 배전선로 운전을 정상화하는데 평균 73분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고장 복구 시간이 평균 6분대로 단축됐다.
이는 배전자동화시스템이 고장복구에 필요한 시간과 인력을 최소화한 덕택이다.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에는 배전선로에 고장이 생기면 20Km 정도의 모든 배전선로에 정전이 발생했다. 또한 고장원인을 찾아 복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는데 교통체증 등으로 장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뒤따랐다.

하지만 배전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고장발생 즉시 고장위치를 찾아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고장발생 구간 1∼2km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간에 대해서는 신속히 전기공급을 재개할 수 있게 돼 장시간 정전으로 인한 문제점을 말끔히 해소했다.

□ 향후엔 GIS와 연계 = 한전은 향후 최신 정보기술(IT)을 이용해 기존 시스템보다 기능을 더욱 향상시킨 배전자동화시스템을 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05년까지 서울지역 9개 지점과 지방 대도시 13개 지사를 대상으로 시스템 설치를 완료하기로 했다.

특히 시스템 설치 완료 후에는 GIS와 연계한 전자지도상에서 배전선로 고장위치 판독을 한층 빠르게 할 수 있게 된다. 또 여러 곳에서 동시에 고장이 발생해도 자동으로 고장복구처리가 가능해져 전기 품질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신제품 개발 경쟁
전력계통 자동화와 관련 업체들의 신제품 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한전KDN은 지난 99년 국산 SCADA시스템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2001년 2월에는 변전소종합자동화시스템(SCADA RTU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현장출동을 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송·변전 및 배전계통의 전압, 전류값, 전력량, 전력효율 등을 측정, 각종 기기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전KDN은 지난 2000년 1월부터 변전소 현장의 기술조사와 분석을 토대로 모두 3억5,200만원의 개발비를 투입, 회로설계와 PCB생산 등 하드웨어 개발과 시스템관리 등 각종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을 완료했다.

LG산전의 경우 지난해 11월 5억여원의 연구 개발비를 투입, 유·무선 원격감시제어 시스템'마스터 RTU'를 개발했다.
유·무선 원격감시제어 시스템은 현장계기 및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중앙감시실에 전송하고 중앙감시실로부터 제어명령을 전송받아 실시간으로 현장계기 및 센서를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이 제품은 기존 RTU와 달리 통신 중 에러가 발생하면 해당 에러를 스스로 수정하는 에러 정정방식(FEC: Forward Error Correction)을 채택했다.

또한 유선과 무선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도시나 평야, 산악지형 등 다양한 지형에서도 통신이 원활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LG산전은 이 제품을 크게 도시지형에 적합한 PCS형과 산악지형에 적합한 RF(Radio Frequency)형 등 2종으로 나눠 출시했다


향후 전망
전력의 안정적 경제적 공급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전력계통자동화는 더욱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력산업구조개편으로 발전 및 송·변전, 배전 부문이 각각 분할됨에 따라 각 부문별 자동화 기능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것이 향후 계통자동화의 과제라 할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전력계통 자동화 설비의 각종 기능을 효과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전력설비 운전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며 “체계적인 전력계통 자동화를 통해 양질의 전력을 생산, 공급하고 세계적인 발전 추세에 부응하는 기술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3.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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