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분야 선두 급부상 기회…4~5파전 치열할 듯

계미년인 올해 최대 관심사는 민간회사가 한전 민영화의 1호로 떠오른 남동발전의 매각을 향해 과연 순풍을 탈 수 있을 지 여부다.

정부와 한전은 이달 중 남동발전 경영권 매각을 위한 1차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 입찰에는 입찰 참가사 14개가 나름대로의 짝짓기를 통한 컨소시엄과 단독입찰 참가형식으로 4∼5파전으로 압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분 참여 형식이라는 형태로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남동발전의 매각 진전에 따른 정보전과 차기 발전회사에 승부수를 걸겠다는 일종의 ‘차선이 우선’이라는 전략을 표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단계 전력산업구조개편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남동발전의 매각은 국내 전력산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공기업 형태의 경쟁이 아닌 공기업 對 사기업이라는 본격적인 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모든 이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남동발전의 입찰에 참가한 14개사를 통해 국내 남동발전의 입찰과 추후 매각에 대해 대승적인 비전을 짚어본다.


▲남동발전 매각일정 추이
전력산업구조개편이 확정되면서 한국남동발전(주)은 작년 7월 매각대상인 한전의 화력발전 5개 자회사 중 우선 매각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작년 5월 28일 발전회사 민영화 추진과 관련, 금융자문사 우선 협상대상자로 ‘JPMorgan·UBS워버그·대우증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남동발전(주) 민영화 세부추진계획’은 매각자문사의 추천안을 토대로 산업자원부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9월 13일 한전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르면 먼저 경영권매각을 추진한 후 국내 기업공개를 추진하며 경영권매각은 2003년 1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며 매각물량은 34%를 기본물량으로 하여 투자자가 요청할 경우 최대 51%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9월 남동발전에 대한 정밀실사를 거쳐 작년 11월에 투자의향요청서를 공고, 국내 6개사와 8개의 해외기업이 입찰에 참가했다. 투자의향서 제출업체를 대상으로 12월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부했으며 올 1월경 입찰이 실시될 예정이다.

경영권매각이 완료되면 국내증시상장을 통한 기업공개를 2003년 상반기에 착수, 12월까지 마칠 예정이며 이때 매각물량은 16%∼25%로 탄력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월초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국내기업은 SK(주), 포스코, LG칼텍스정유, 한국종합에너지, 효성, 삼탄 등 6개사며 해외기업은 일본의 J-파워, 미쓰비시, 규슈전력, 싱가포르파워인터내셔널, 홍콩 일렉트릭, 셰브론텍사코, 호주의 BH,P 말레이시아의 파워텍 등 8개사다. 정부와 한전은 작년말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을 돌며 이들 투자자를 상대로 설명회를 가졌다.


▲남동발전 매각 의의 -진정한 의미의 경쟁 시작

정부는 당초 올 12월까지 남동발전 경영권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남동발전에 대한 실사작업이 지연되고 국내외 전력시장 여건이 불안해지자 일정을 순연시켰다.

정부는 입찰 참가사 중 실사를 벌일 수 있는 유력 인수 후보들을 올 1월 경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일정의 추진에는 노무현 차기정권이라는 강력한 변수가 발생해 기업들이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말 대선을 통해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노무현대통령 당선자는 전력산업구조개편의 일정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도 추진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곤란함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산자부에서는 그동안 수천억원을 투입해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추진해 왔고, 전력시장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큰 원칙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만큼 앞으로도 계획대로 구조개편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정부의 느슨한 구조개편 속도로 국내 시장상황의 전망이 불투명해 시장참여를 망설여 왔던 해외투자업체와 국내 민간기업들은 정부가 남동발전 매각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었다.

그러나 내년 2월 차기정부 출범 이후 전력시장이 어떤 양상을 띠게 될지에 대한 예상이 불투명해져 전력시장에 뛰어드는 것에 대한 자체적인 회의감이 찾아올 수 있는 위기도 생겼다. 즉 전력시장이 이처럼 불투명해짐에 따라 국내외 업체의 시장참여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입찰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이에 참여하는 업체가 많다면 차기정부의 입장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사실 남동발전을 통한 국내 전력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무엇보다 더 매력도 만점이다. 우선 첫 번째 매각대상 발전회사라는 측면에서 알게 모르게 정부와 한전에 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진행중이거나 진행할 발전소의 추가 건설시에도 자금분야 등의 지원도 기대할 수가 있다.

또 연간 3.3%의 전력소비가 증가하고 있으며 발전설비는 2015년까지 총 3,274만㎾의 신규설비 건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자본회수나 수익면에서 안정적인 측면이 돗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주로 다가온 남동발전의 1차 입찰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입찰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14개사 모두의 참가여부는 확실치 않으나 그들 14개사는 남동발전을 자신이 인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었다. 최근 차기정권의 등장으로 전력시장이 불투명해진 점은 인정되나 그 골격은 유지될 것이라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따라서 2003년은 전술했던 민간기업 對 공기업체제의 진정한 의미의 발전경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남동발전의 주인은 나 - 국내 6개사 강한 의욕 보여
SK의 경우 정유업을 하고 있는 SK(주)가 참여했다. SK(주)는 발전이나 가스사업 진출을 위해 발전부문민영화 작업이 시작될 때부터 임원급을 팀장으로 하는 전력·에너지사업부를 운영해 왔다. 국내 발전부문에 상당한 매력이 있다고 밝혀온 SK(주)가 남동발전을 인수할 경우 정유, 가스사업에 발전부문까지 진출하게 됨에 따라 완전경쟁시대에 선두 주자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정유와 이동통신업계의 양강인 LG도 정유업체인 LG칼텍스정유가 남동발전의인수전에 뛰어들었다. LG의 경우 이미 LG파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유, 가스부문에서 SK와 경쟁상대에 있어 남동발전 매각전에서 다시한번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미국의 에너지전문기업인 엘파소와 공동투자한 한국종합에너지를 통해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국내 최초로 민자발전소를 설립, 30년동안 민자발전사업을 영위해온 한국종합에너지는 지난번 4호기를 상업운전 총 180만㎾의 용량을 보유하고 있어 어느 회사보다 발전소 운영에 대한 노하우를 축척해 왔다.

포스코도 오래전부터 유상부 회장이 발전산업 민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만큼 이번 입찰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올해 열연코일 가격인상으로 약 1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포스코도 발전산업을 그룹내 신사업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최고경영자가 남동발전의 인수 의욕을 강하게 보임으로써 강력한 남동발전 인수 후부로 점처지고 있다.

입찰참가의향을 밝혔었던 효성의 경우에는 국내 중전기기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남동발전의 인수전에서는 지분참여라는 형식으로 참가할 뜻을 밝혔다.

삼천리 그룹의 (주)삼탄은 1962년 설립이후 에너지 개발에만 전념해 온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국내에는 강원도 정선에 무연탄 광산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또한 해외에서는 1982년에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국내에서는 최초로 100%로 국내자본을 단독 출자 성공적으로 유연탄 광산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유연탄이라는 연료를 중심으로 남동발전의 매각에 출사표를 던졌었다.

▲일본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져
외국기업의 경우에는 일단 국내 기업과의 컨소시엄형태로 남동발전의 인수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후 매각되는 국내 발전회사에 대한 매력도를 더 높게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일본기업이 구주전력, J-Power(전원개발), 미쓰비스 등 무려 3개사나 참여했다.

구주전력은 겐카이원전(1,2호기 55만9,000㎾, 3, 4호기 118만㎾), 센다이 원전(89만㎾ 2기)를 운영중에 있으며 12개의 석탄화력, 20곳의 내연화력, 지열, 풍력발전소를 보유한 일본의 10대 전력회사 중의 하나로 국내의 남동발전을 인수할 경우 국내 발전회사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J-Power(전원개발)의 경우에도 총 66개소 16,085,300㎾의 발전설비(허가최대 출력)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로 일본내의 전원개발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미쓰비시의 경우에도 반도체, 중전기, 자동차 동의 선진회사로 국내 발전산업에 진출할 경우 우수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전력산업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890년 설립된 홍콩일렉트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전력회사 중의 하나다. 총 3,305㎿의 람마발전소(석탄화력8기 2,500㎿, 7기 가스터빈 805㎿)를 운영하고 있는 발·송·배전회사로 전기자동차와 환경부문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싱가포르파워인터내셔널(SPI)의 경우는 포화된 싱가포르 내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투자상대자를 찾고 있다. 약 2,731㎿의 발전설비 용량을 보유한 SPI는 호주 빅토리아주의 송전망, 한국의 시간당 33,37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플랜트, 인도네시아의 727㎿급 복합발전설비, 타이완의 960㎿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중국의 700㎿급 헤페이 화력발전소 2호기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기업으로는 다국적 석유회사인 쉘브론 텍사코사와 말레이시아의 파워테크, 호주의 BHP을 경합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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