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남부발전 이임택 사장

한국남부발전(주)의 회사 조직도는 좀 특이하다. 일반 회사 조직도에 비교했을 때 거꾸로인 것이다. 현장사업소들이 맨 위에 포진해 있고, 그 다음이 본사 조직, 그리고 맨 밑에 사장이 자리잡고 있다.

“돈을 버는 것도 발전소 현장이고, 우리회사를 지탱하고 있는 것도 현장입니다. 본사와 사장은 이들을 뒤에서 부족함이 없이 지원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지난 11일 만난 남부발전 이임택 사장은 이처럼 현장중심의 경영을 펼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도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사고가 경직되지 않고 항상 깨어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날 이 사장이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변화에 맞춰가기 보다는 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태권도 경기를 할 때 세계 어디를 가도 우리말을 씁니다. 이러한 아이템을 많이 만들면 만들수록 선진국 대열에 빨리 합류할 수 있습니다”

이 사장의 지론은 외국에 나가서 배우는 것을 넘어 외국인을 국내로 불러들여 가르치는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이 진정한 선진국이라는 것이었다. 따라잡는 것이 아닌 변화시키는 데 그 최종 목표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수년간 사기업 경영을 책임져온 그였기에 항상 변화를 강조한다. 그는 구조개편에 이렇게 얘기한다.

“1800년대 유럽이 발전기를 개발하고, 발전소를 지어 전력을 생산해 왔습니다. 이제 그들도 새로운 시장에 맞춰 변화하려고 하는데 우리가 변화를 거부할 수는 없는 겁니다. 우리가 먼저 변화를 해 세계가 우리를 따라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 사장은 급격한 변화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노력한다.

“직원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것은 역시 고용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당초 계획에 없던 하동화력 7,8호기도 건설하고, 풍력발전도 추진하고, 해외사업도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일자리를 계획해서 창조해 내는 것이죠”

몇 주전 파업해고자들과 등산을 가기 위해 하동에 갔다 그만 팔을 다쳤다는 이 사장. 몇 주가 지났는데도 아직도 붕대가 감겨진 그 팔이 그의 직원들에 대한 마음이 진심임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본지 회장과 편집국장이 남부발전 이임택 사장을 만나 경영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한일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 주십시오.

이번 한일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구조개편과정에서 발전사업자의 실제적 문제’의 핵심은 구조개편이 단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원리에 의해 움직인다는데 있습니다. 일부에서 기술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데 구조개편을 하려한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연료 1을 투입해 발전을 하면 0.35∼0.4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1.6이라는 전력이 생산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Value added Process’라는 용어를 가끔 쓰는데 구조개편은 이런 효과를 얻으려는 노력입니다. 지금의 경제원리는 투자자에 적정한 보상을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러한 수익에 대한 감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현장에서 항상 ‘Profit’이란 개념을 강조하고 다닙니다. 인식을 바꿔야죠.

▲지난 8월 단행된 조직개편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발전산업의 경쟁체제와 민영화에 대비하고 경영혁신의 지속적 추진으로 경영효율성과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8월 16일부로 본사 조직 개편을 단행, 현장중심경영의 조직체제를 강화했습니다.
본사 조직을 발전소 현장의 지원체제로 개편해 전문성 제고와 팀제운영의 유연성 확보에 역점을 뒀고, 기술본부를 폐지해 하동화력의 본부장을 1직급에서 전무급(상임이사) 본부장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또한 기획처를 경영전략실과 기획조정실로 각각 분리해 혁신기반 조직을 갖추고, 대체에너지 개발과 해외사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위해 기술지원처를 신설했습니다.

▲현재 실시 중인 노사화합정책과 경쟁우위 전략 등이 타사에 비해 남다르다 하는데.

현장중심의 경영과 대화를 통해 노사간 신뢰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노사간에 모든 현안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노사간에 공유할 수 있는 노사화합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시행해 대화와 함께 행동으로 노사화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업이후 각 사업소에서는 자발적인 노사화합선언을 천명하고 안정적 직장 분위기 조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회사 발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또한 성취된 목표달성에 대하여는 합리적인 보상을 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본사 및 각 사업소에 목표수행 정도에 따라 차별적인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풍력발전을 적극 추진중인데 향후 계획은.

풍력발전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에서 몇 번 시도했지만 대부분 멈춰있거나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모두 전문가들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들입니다.
전문가들이 하면 다르죠. 우리 같은 발전전문가들이 풍력 발전을 한다면 발전 효율성은 물론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제주도 북제주군 한경면 용수리, 신창리 일대 해안(海岸)에 용량 6,000kW급의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미 그 준비단계로 타당성조사용역이 금년 7월 완료했고, , 10월말에 설치장소인 한경면 및 북제주군에서 사업설명회를 가졌습니다. 현재 공사 입찰서를 작성중으로 금년 11월 주기기를 발주하고, 내년 3월에 설치공사를 착수해 일부는 내년 9월에, 나머지는 2004년 4월까지 준공할 계획입니다.
특히 금년 3월 정부의 대체에너지 발전전력 기준가격의 대폭 인상고시로 약간의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더욱이 국내 처음으로 전문발전사업자가 추진하는 사업으로서 향후 국내 풍력발전단지 건설, 운영 등 각종 기반기술의 표준화 정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동 7, 8호기 건설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하동 7,8호기는 경남 하동군 하동화력본부 부지에 1,000㎿ (500㎿급×2기)의 설비용량으로 각각 2008년 6월, 2009년3월 준공 목표로 건설 추진 중입니다.
총 사업비 약 1조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이 사업은 최첨단 고효율 발전설비를 채택한 최신예 발전소입니다.
하동화력 7, 8호기를 추진하는 이유는 대규모의 발전설비를 건설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도 있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현재 영월화력, 부산복합화력 건설이 마무리 또는 추진이 미흡해 건설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갈데가 없어질 형편입니다. 당연히 불안하겠죠. 그래서 절대 걱정하지 말라 했습니다. 일자리는 만들면 되거든요. 하동화력을 더 짓는 것은 이미 부지가 확보돼 있는 만큼 비용을 많이 안들이고 최첨단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규건설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그 동안 1∼6호기 건설 및 운영 중 확인된 각종 지역지원사업과 환경친화형 발전소로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등을 고려할때원만히 해결되리라고 판단됩니다.

▲올해의 수익 전망과 향후 비전을 전망해주십시오.

파업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겪었습니다만 남부발전은 다행스럽게도 이런 어려운 와중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창립당시 적자전망에도 불구, 1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바 있고 올해에도 약 1,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내다보고 있으며 향후에도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특히 경영혁신을 통한 수익개선에 비중을 두고 업무를 추진 할 생각입니다.
저는 취임이후 지금까지 전 직원들에게 투자자위주의 경영을 일관되게 강조해 오고 있습니다. 기업의 생존은 투자자에게 보다 나은 배당을 하여야 하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투자유인동기를 부여하는 것에 달려 있음을 항상 강조하고 있는 것이죠.

▲본격적 전력경쟁 환경을 맞아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은.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인하여 전력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게 됨에 따라 전력시장을 지배하던 기존규칙이 완전히 변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영환경의 변화에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다음과 같은 네가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째, 전 직원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새로운 경쟁환경의 주역이 되도록 하고, 둘째는 경쟁시장을 운영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셋째, 원가를 최소화해 가격경쟁력을 갖추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험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최근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중인 사안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남부발전은 지난 9월에 발전회사 중 최초로 윤리강령을 제정하여 선포한 바 있는데, 윤리적 경영인프라는 21세기 선진기업의 필수조건이자 기업의 생존요건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고 투자자 및 주주를 보호하며, 국가기간 산업을 수행하는 사회적 책임에 충실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함께 윤리강령 준수와 윤리적 경영에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국내 양대 신용평가회사로부터 AAA등급을 받은데 이어 올 9월에 해외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사’로부터 ‘BBB+’등급을 획득하고 장기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평가 받았는데, 이는 KT,포스, 삼성전자와 같은 등급으로 그 동안 환위험 관리강화 등 재무기반 확충과 수익기반 강화노력의 결실입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국내 최초의 양수발전소인 청평양수에서 국내외 증권사 및 금융기관 등 주요투자자를 초청, 제2차 기업설명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바도 있습니다.

▲해외사업을 강화한다고 들었는데.

우리의 기술력은 수출할 수 있습니다. 못팔 이유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해외사업을 하는데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파이낸스, 즉 자금력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에너지 수출 국가가 추진중인 플랜트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을 불러들이고, 조직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남부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 나가기는 신인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전 강동석 사장이 취임 후 계속해서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있는데 주도적인 사업 추진은 남부발전이 하지만 대외적으로는 해외신인도가 높은 한전을 앞세워 해외 플랜트 사업에 참여할 생각입니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발전플랜트 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금년안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출생
전남 장흥

△학력사항
- 광주고(60년)
-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학사(65년)
- 서울대 경영대학원
생산관리학 석사과정 수료(73년)
- 서울대 대학원 전력계통 석사(87년)
- 서울대 대학원 공학박사(95년)

△주요경력
- 1999.01-1999.05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 1999.03 現 한국-페루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 1999.06 현대건설 엔지니어링사업본부장 부사장
- 2000.01 현대건설 엔지니어링 자문역
- 2000.01 現 한국공학교육기술학회 부회장
- 2000.01 現 한국공학한림원 회원
- 2001.03 現 한국엔지니어클럽 이사
- 2001.04 現 한국남부발전(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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