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일괄적용 중간단계로 활성화 필요 주장/중소전문업체는 물량 확보 어려워 반발 예상

앞으로 신규발전소 건설사업의 발주방식이 분리발주보다 Semi-턴키 등 변형된 턴키(일괄발주) 방식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5일 한국남부발전(주)(대표 이임택)이 개최한 '신규발전소 건설사업 추진방안 워크숍'에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이상호 연구위원은 "국내외에서의 발주방식이 EPC(시공사가 설계기술용역, 기자재공급, 시공 부문을 일괄 수행하는 방식) 또는 턴키 발주가 확대되는 추세에 있으며 국내 기업과 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위원은 "현행 국가계약법 체계에서는 설계-시공 분리 발주방식을 근간으로 하고 있고 EPC 및 턴키 개념이 없고, 독과점적인 설계·주기기 시장구조와 발주자가 민영화 과정에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EPC 및 턴키의 일괄 적용은 어렵다"며 "분리발주 방식에서 탈피, 전세계적인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턴키 활성화의 중간단계로 발주자가 독과점적인 설계사 및 주기기 제작사와 분할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는 일괄발주하는 Semi-턴키 방식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참여한 LG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 역시 Semi-턴키 방식을 선호했다. LG건설 서명석 상무는 "현재 국내의 발전시장은 기술 및 건설관리 수순 측면에서 턴키 진입을 위한 사전단계로 판단된다"고 밝혔으며, 현대건설 최윤 부장은 "일괄발주 전면실시에 앞서 단계적인 방안으로 대형 발전소 건설공사의 경우 Semi-턴키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림산업 측은 국내 중소제작업체의 발주량 감소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며 분리발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지적하기도 했다. 기자재 제작업체나 설계업체들 역시 모두 품질확보 및 공기단축을 위해 분리발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발주자 측인 남부발전은 설계, 보일러 설치도, 터빈설치도, 시공 분야로 나눠 발주하고, 시운전은 발주자가 시행하는 방식인 기자재 설치도 발주(Semi-턴키 방식 중 하나)를 제안했다.

남부발전은 이날 발표 및 토의된 내용을 적극 수렴한 뒤, 조만간 결론을 내릴 방침이지만 참석자들은 분리발주 보다는 Semi-턴키 방식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워크숍은 하동화력발전소 7, 8호기 건설을 전제로 개최된 것이지만 현재 건설산업의 추세와 미래 발전방향 등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남부발전의 결정 여부는 향후 타 발전회사들의 신규발전소 건설사업에도 충분히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향후 신규발전소 건설과 같은 대형 공사의 경우 분리발주보다 Semi-턴키 등 턴키 방식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여, 중소 전문 건설업체들은 물량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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