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풍력발전시장 규모 270억 달러 달할듯

"풍력 발전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LG경제연구원 홍정기 연구원은 풍력 발전 시장의 최근 성장세를 이렇게 표현했다.

지구온난화 문제 대두 이후 풍력 발전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으며 풍력 발전의 성공은 대체 에너지 산업 전반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 96년 말 약 6,000MW였던 세계 풍력 발전 설비 용량은 2002년 말 기준으로 3만MW를 돌파, 불과 6년만에 5배 이상의 규모로 성장했으며, 발전 연료별로 보더라도 단연 최고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측은 풍력 발전이 이렇듯 고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과거의 경험으로 봤을 때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풍력 발전의 성장은 유가 문제보다는 1997년 선진국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1990년 수준에서 5% 이상 줄이도록 규정한 교토의정서의 채택 등 환경 규제의 강화로 설명하는 편이 옳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왜 풍력 발전인가

연구원 측은 우선 다양한 대체 에너지 중에서도 풍력 발전이 가장 부각되고 있는 이유로 풍력 에너지의 양호한 경제성을 들었다.

전문가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화석연료와 대등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체 에너지로 사실상 풍력이 유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풍력은 단순한 설비 특성과 함께 현재의 기술 수준 하에서 기술 혁신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최근 재료, 우주·항공 등의 첨단 기술이 풍력 발전에 접목되면서 풍력 발전의 설비 효율은 실제로 급속히 개선되는 추세이며, 이와 함께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향후에도 고성장 지속 예상

연구원 측은 풍력 발전의 경우 정해진 기한 내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선진국들의 요구 조건에 현실적으로 가장 부합하는 대체 에너지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진 각국은 90년대 후반 이후 풍력 발전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세계 풍력 발전 설비 능력은 최근 5년간 30% 이상의 고성장세를 유지했는데 그중 대부분은 유럽 및 미국의 발전 능력 확대에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발전 설비 능력을 보면 세계 전체의 90% 이상을 유럽과 미국 국가들이 점유하고 있고, 국가별로는 최근 수 년간 공격적인 투자를 실시한 독일이 1만2천 MW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4,830MW), 미국(4,685MW), 덴마크(2,880MW)가 뒤를 따르고 있다.

아울러 연구원은 풍력 발전의 보급이 최근 들어 급속히 확대되었으나 아직까지 성장 초기 단계로 향후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연구원 측은 우선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풍력 발전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풍력 발전이 선진국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며 인도의 경우 양호한 풍력 자원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개발에 나선 결과 풍력 발전 능력이 세계 5위(1,702MW)에 달하고 있는 등 풍력 발전 시설은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오지에도 비교적 쉽게 설치할 수 있어 향후 개발도상국에서의 보급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기업간 경쟁 치열
풍력 발전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도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 발전의 보급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2010년 풍력 발전 시장 규모는 약 27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연구원 측은 전망했다.

풍력 발전 시장의 전망이 밝아지면서 기업들간의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발전 설비 시장의 경우 덴마크, 독일 등의 유럽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해 왔으나 지난해 5월 GE가 참여하면서(Enron Wind 인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연구원 측은 기업간의 첨예한 경쟁 결과 우선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설비 대형화로 지금까지 1MW 내외에 머물던 설비 용량은 해양 풍력 발전의 등장과 함께 최대 5MW 규모로까지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력 구매 보장, 보조금 지급 등 각국 정부의 대체 에너지 지원 정책이 강화되면서 사업성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풍력 발전소 운영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고 기업들의 참여와 함께 풍력 발전 시설은 갈수록 대형화, 집약화되는 추세라고 보고서에서는 적고 있다.


▲지속적인 지원 정책 필요

최근 들어 정부가 대체 에너지 육성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우리나라의 대체 에너지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정부의 지원정책 강화 이후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 분야는 바로 풍력 발전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풍력 발전은 현재 제주 행원 지역 등에 17기(약 8MW 규모)가 설치되어 운영중이지만 지난해 이후 현재의 규모를 훨씬 능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며 이들 프로젝트가 모두 원활히 추진될지는 아직까지 불확실하지만 향후 3∼4년 내에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풍력 발전 국가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풍력 발전이 국내에서도 확대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향후 풍력 발전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연구원 측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대체 에너지가 화석연료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하에서 상당 기간 정부의 지원은 필수적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양한 지원 수단을 강구하되 그것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된다는 신뢰감을 투자자에게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국민들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를 들었다. 정부의 지원이 사실상 국민들의 부담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국민들의 이해 없이 풍력 발전이 확대되기는 어렵다. 또한 입지 선정에 따른 지역 주민과의 갈등도 사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현재 추진중인 풍력 발전 시스템의 국산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해양 풍력 발전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연구원측은 지적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풍력 자원 조사와 함께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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