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탑재··· 현장서 오염물질 제거

차량에 탑재돼 오염발생 현장에서 환경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이동식 전자빔 가속기’가 국내에 처음으로 구축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창규)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는 과학기술부 원자력기반확충사업과 전라북도 및 정읍시의 협력자금 지원으로 오는 2010년까지 3년간 총 사업비 29억5,000만원을 투입, 국내 최초로 ‘이동식 전자빔 가속기’를 구축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동식 전자빔 가속기’는 자체적으로 전자선 차폐가 되도록 고안된 전자빔 발생장치를 차량에 탑재하고 이동이 가능케 함으로써 환경오염 현장에서 직접 오염물질을 정화할 수 있는 특수 장비다. 

국내 최초로 구축될 ‘이동식 전자빔 가속기’는 고정형을 이동형으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자선 차폐 문제를 해결해 최대 에너지 0.8MeV, 출력 20kW의 전자빔을 발생시켜 선진국에서 개발된 것보다 성능이 훨씬 우수하게 설계됐다.

이 장치가 구축되면 실험실에서 수행한 전자빔 이용 환경오염물질 정화 연구결과들을 실제 오염발생 현장에서 시연함으로써 전자빔 이용 환경 분야 신기술 채택을 활성화하고, 관련 기술을 산업체로 신속하게 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동식 전자빔 가속기’를 오ㆍ폐수 처리, 축산폐수 처리, 하수 살균, 지하수 처리, 토양 정화, 악취 및 휘발성 유기물질 처리, 유기성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등 환경 신기술 개발에 필요한 현장 실증시험 및 연구개발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방사선을 이용한 환경보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원자력의 환경친화성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이동형 전자빔 가속기’ 구축은 과학기술부 원자력기반확충사업(25억원)과 전라북도(3억원), 정읍시(1억5000만원) 등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가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의 협력자금(매칭펀드)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게 됐다. 이번 협력 사업은 향후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지자체의 협력 성공 사례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빔 가속기란 약 섭씨 2800도로 가열한 텅스텐에서 생성되는 전자에 800~1600 볼트(V)의 전압을 가해 가속함으로써 높은 운동에너지를 가진 전자빔을 발생시키는 장치다. 전자빔을 오폐수에 쪼이면 오폐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을 분해해 OH라디칼, 전자같은 강력한 산화·환원물질이 생성되는데 이 산화·환원물질이 오염물질과 반응함으로써 오염물질을 분해하거나 산화·환원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기체 형태의 오염물질에 전자빔을 조사해도 가스 중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파괴하거나 독성물질을 무독성으로 변환시킬 수 있어 각종 오염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원자력연구원이 10MeV급 대용량 전자빔 가속기를 보유하고 있고, 산업체도 20여대의 전자빔 가속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지만 모두 고정형 가속기여서 오염 현장에서 활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이동형 전자빔 가속기 관련 연구는 전자가속기 제작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과 독일 등이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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