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간 분실 사실도 몰라

원자력연구원이 IAEA 사찰을 대비해 보관 중이던 천연우라늄과 농축우라늄 등을 분실하고도 이를 3개월 동안이나 모르고 지나쳐 업무태만의 의혹을 사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창규)는 9일 레이저실험실 현장에 보관 중이던 10% 농축 우라늄 0.2g, 감손우라늄 0.8kg, 천연우라늄 1.9kg, 전자총 가열용 구리 도가니가 들어 있는 우라늄 시료 박스(25x40x30 cm3)가 관리 소홀로 분실됐다고 9일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6일 IAEA 정기 사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료 보관 박스가 없어진 것을 파악하고,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이 박스가 지난 5월 중순 일반폐기물로 분류돼 산업폐기물 위탁처리 업체를 통해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원은 자체 대책반을 구성해 조사한 결과, 당시 시료 박스와 관련 장비들이 보관된 곳에서 지난 4월부터 청정시설 공사를 위해 일부 시설 및 장비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공사업체 직원이 시료 박스를 일반폐기물로 인식해 다른 폐기물들과 함께 원내 폐기물 집하장으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연구원은 시료박스 분실을 확인한 6일 곧바로 과학기술부에 이를 보고한 데 이어, IAEA에도 공식보고 했다고 밝혔다. 분실된 시료는 IAEA 보고 기준량 이하이나 IAEA 안전조치 이행상 문제 발생소지를 없애기 위해 IAEA로 보고했다.

분실된 시료는 지난 5월 17일 경기도 안산의 소각장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됐고, 연구원은 우라늄 물질 추적 작업을 벌여 7일 김포매립장에서 시료박스와 내용물 중 구리 도가니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연구원에서는 우라늄 시료가 소각됐을 경우, 소각된 핵물질 시료로 인한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하기 위해 8일 소각장에서 나오는 재와 찌꺼기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도는 1.14ppm으로 국내 토양 평균(3~4ppm)이하로 측정됐다.

연구원 측은 시료의 양이 워낙 적기 때문에 예상되는 환경 피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엄중 관리돼야 할 우라늄을 관리소홀로 분실하고도 3개월간 몰랐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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